아이들에게 ‘너는 무엇을 믿니’라는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은 어떤 답을 내놓을까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믿는 것을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창의미술교육,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프로그램이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운영됩니다. 이를 위해 10월 24,25일 양일간 강사 대상 워크숍이 진행됐었는데요. 워크숍현장에서 강사들은 직접 수업을 받는 아이의 입장이 되어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미술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창의력과 표현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는 해외의 선도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하고, 국내에 재적용•안착될 수 있도록 해외 우수기관들과 협력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는 뉴욕 필 하모닉 연계 프로그램 <꼬마작곡가>와 함께 2013년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해외협력 프로그램으로 미술을 통해 아이들이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독일 Little ART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이 국내 정서와 환경에 맞게 새롭게 기획 운영된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운영에 앞서 독일 Little ART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엘레나 앵커(Elena Janker)와 한국의 교육강사들이 만나 Little ART의 교육프로젝트의 가치와 내용을 공유하는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10월 24, 25일 파주 출판도시문화재단에서 진행된 워크숍 현장을 아르떼365가 소개합니다.
* 뉴욕 필 하모닉 연계 프로그램은 11월 아르떼365기사를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나는 무엇을 믿는가’
체험을 통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독일 Little ART의 디렉터 엘레나 앵커 10월 25일 오전 10시, 한 교육강사의 구성진 노랫소리를 함께 아침시간의 긴장을 풀며 2일차 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워크숍이 시작되자마자 엘레나 앵커가 처음 강사들에게 보여준 것은 신문지였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신문지를 가지고 엘레나는 특별한 주제와 도구 없이 강사들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보라고 했습니다. 풀이나 가위 없이 강사들이 신문지를 가지고 만든 것은 무엇일까요?
신문지를 얇게 얇게 찢어 먼지털이를 만든 강사도 있었고, 신문지 한 장이 아닌 여러 장을 사용해 주변 강사들과 힘을 합쳐 하늘위로 솟아오른 듯 한 왕관과 지팡이를 만든 강사들도 있었답니다. 엘레나는 그 모든 작품들이 결국 ‘나’에 대하여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믿는다 라는 말은 단순히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라 생각하고 원하고 소망하는 것을 뜻하는 가장 포괄적인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믿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들이 말하고 싶어하는 바를 바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것이 곧 ‘나에 대한 이해’가 시작인 셈이죠” –엘레나 앵커
이번 워크숍은 단순히 Little ART가 진행해온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노하우를 듣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사들이 직접 아이들이 되어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신문지에 이어 엘레나가 강사들에게 보여준 것은 파란색 잉크가 칠해진 도화지였습니다. 그리고 아크릴 물감과 다양한 색깔의 펜을 주고 무엇이든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 스스로가 믿는 것을 표현 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해하며 물감을 들고만 있던 강사들은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신나게 색지 위를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물감이 지나간 자리 위를 또 다른 색깔의 물감이 지나가고, 이제는 그 위를 주변에 있는 물건들로 가득 채웁니다. 색지 위에는 엄마의 얼굴도 그려지고 누군가의 왕관도 그려졌습니다. 마침내 완성된 그림은 다양한 색감을 가진 그림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 플라스틱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너는 무엇을 믿니?’라는 질문은 사실 어른들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텐데요. 이 질문 앞에 먼저 답을 내기 보다 신문지, 종이, 플라스틱… 주변에 놓여진 물건들을 갖고 즉흥적으로 무언가 만들어보고 그림을 그려보면서 스스로 마음속에 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답을 유도하거나 묻기보다 스스로 표현해보고 발견해보도록 독려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해요.’
작품을 통해 보는 아이들 생각
이미 little ART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111개국의 아이들이 스스로가 믿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작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갤러리를 통해서 세상에 공유되고 있습니다. 체험활동에 이어 ‘Little art’ 프로그램에 참여 하고 있는 아이들이 그리거나 만든 작품들을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를 그려보라는 말에 자신의 몸 해부도를 그리듯 그려낸 아이의 그림은 뛰어난 작품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상상력으로 다양하게 ‘나’를 표현하고 ‘내가 믿는 것’을 표해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꿈꾸지 않았던 다양한 세상들을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을 한 미술 작품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담긴 그림이 됩니다. 강사들은 곧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갈 그림들을 실제로 보는 듯 그림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답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자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직접 아이들과 함께 할 강사들은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아이들을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텐데요. 엘레나와 강사들은 그 고민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로움을 존중하는 것이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의 중요한 가치인 만큼 이 것을 어떻게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Q. 아이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존중해야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만약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많이 어둡다면 강사로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고민입니다. – 임성수 강사, 청주 스페이스 몸
A. 그 그림이 결국 그 아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을 표현하는지는 그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이고 그것을 강사는 그대로 받아들여 아이를 인정하는 거죠.
손솔잎 강사, 청주 스페이스 몸 Q. 프로그램의 목적이 모든 아이를 예술가로 만드는 것은 아닐 텐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예술가로서의 자긍심을 알려줘야 하는 건가요? – 손솔잎 강사 ,청주 스페이스 몸
A. 우리가 흔히 예술가를 대가라고 표현하죠. ‘대가’란 결국 자기만의 길을 찾은 사람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기교를 넘어서서 본인만의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그런 것이고요. 우리는 리틀아트를 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예술가가 될지 아닐지를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기교를 가르쳐 잘 그리는 사람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게 끌어내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술가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강사가 답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해낼 수 있도록 이끌어 내는 것이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의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엘레나와 교육 강사들의 대화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리틀 아트는 참여자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표현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더 많은 아이들의 창의성과 표현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직접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할 강사들은 아이들을 믿고 그들이 표현하는 것에 대한 믿음을 지키길 바랍니다.” – 엘레나 앵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기획프로그램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의 이번 워크숍에서 강사들은 프로그램을 직접 미리 체험함으로써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 할 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10주 동안 진행되는 미술교육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의 세부 커리큘럼을 국내 문화예술교육 환경에 맞게 완성될 계획입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인천문화재단, 광주시립미술관, 청주스페이스몸에서 시작되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10주간 진행될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기획 프로그램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게 될지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만든 결과물들을 내년 2월 선유도 이야기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까지 아이들의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기를 함께 기대해볼까요?
- 리틀아트 홈페이지
글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리포터_허지은
열쇠가 상자를 열 듯, 즐거운 현장의 이야기로 여러분의 마음을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