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세는 좀처럼 붙잡히지 않는 인물이다. 이번 시즌 그와 맞섰던 수비수들이라면 누구도 이에 반박하지 못할 것이고, 그와 인터뷰하려고 수없이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한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올리세는 소속팀에서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골 29도움을 기록했고, 팀 공격 전개에 미치는 영향력도 계속 커지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올리세는 축구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그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빛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거나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경기장을 지배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평가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지 경기하고, 즐기고, 승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기장 밖에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싶어 한다.
올리세는 출국하기 직전, 본지와 인터뷰를 예외적으로 수락했다. 사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 거친 수비수들의 태클과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는 편을 천 배는 더 좋아한다. “제 발로 말하는 게 더 좋다고 할까요.”
하지만 올리세는 이제 국제적인 스타로 성장하면서 위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전 활약은 더욱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올리세는 아름다움과 효율성, 즐거움과 번개 같은 폭발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다. 그와 함께하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섬세하며, 우아하고, 가볍게 흘러간다.
“저는 축구가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저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예술가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관중들과 TV로 경기를 보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축구가 아름답길 바랍니다. 저는 축구가 정말 아름다운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기 내용과 플레이 역시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리세는 화려한 공격 기술, 볼 터치, 감아 차는 슛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데 익숙한 선수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태클 역시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지고 유려한 동작이 될 수 있습니다. 유려한 움직임이라면 아름답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어요? 멋진 수비를 보는 것 역시 정말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저에게 태클은 본능적인 동작은 아닙니다. 물론 할 수는 있지만요.”
“다만 더 높은 수준에서 뛰기 시작한 이후로는 이 부분이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태클도 경기의 일부이며 분명 더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올리세는 자신이 크리스탈 팰리스 시절보다 더 자주 고개를 들고 플레이하게 됐다는 평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건 사람들의 관점이고, 저는 그것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는 원래부터 항상 고개를 들고 플레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크리스탈 팰리스에서도 많은 도움을 기록했었습니다.”
경기와의 밀접한 관계, 패스를 보는 감각, 그리고 공과의 특별한 유대감은 예전부터 변함이 없었다. 올리세는 마치 공과 하나가 된 듯한 관계를 유지했다.
경기나 훈련이 시작되기 전 몸을 푸는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올리세는 종종 공 하나를 들고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 혼자 가곤 한다.
“아마 저는 단순히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공을 만지고, 공의 감각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공을 손에 들거나 발밑에 두고 있는 것을 좋아해요. 그것은 저에게 중요합니다.”
“보통은 몇 번의 리프팅을 하면서 오늘 경기장 상태와 제 컨디션이 어떤지 확인합니다. 또 광고판을 향해 패스를 몇 번 해보기도 하고요. 그런 식의 일들입니다.”
올리세의 축구는 그가 태어난 런던에서 만들어졌다. 집 앞에서 세 살 어린 동생 리처드와 친구들과 함께 공을 차며 성장했다. 현재 동생 리처드는 첼시에서 뛰고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자, 올리세는 한결 편안해진 듯했다.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도 그때부터 더욱 활기를 띠었다.
“제 축구는 길거리 축구에서 비롯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밖에서 벽에 공을 차고, 일대일 연습도 하고 그랬죠. 거기서부터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제 축구는 분명 그런 환경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은 일반적인 축구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축구였지만, 분명 배움의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축구는 그저 자유 그 자체였어요. 그렇다고 무언가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훈련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단지 축구하는 것이 즐거웠을 뿐이에요. 정말 좋아했죠. 사실 어릴 때는 우리 모두 축구를 좋아하지 않나요?”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요. 어릴 때는 그저 축구합니다. 즐기기만 하면 되고, 아무 걱정도 하지 않죠. 그래서 당연히 조금은 그립습니다. 하루 종일, 언제든지 축구하며 지낼 수 있었으니까요. 정말 멋진 시간이었죠.”
“그때 누릴 수 있었던 자유가 좋았어요. 하지만 제가 많은 것을 배운 곳은 또 따로 있습니다. 제가 거쳐 간 훌륭한 유소년 아카데미들, 특히 첼시와 맨시티 아카데미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해요. 예를 들어 경기가 어떤 방식으로 통제되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저는 축구가 결국 '통제'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감독은 각자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경기 안에서 철학과 스타일을 구현하려고 노력하죠. 그래야 모든 것이 제대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또한, 팀이 명확한 구조 속에서 움직이고 있고, 모두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을 때는 저 역시 플레이하기가 조금 더 수월해집니다.”
“저는 10번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10번은 조금 더 자유로운 역할이거든요. 저는 어릴 때부터 10번으로 뛰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10번이 조금 더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현재는 윙어로 뛰고 있으니까 완전히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 포지션을 꼽으라면 역시 10번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대표팀 선수 25명을 소개한 음바페는 올리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올리세를 가리켜 “현재의 선수이자 미래의 선수”라고 극찬했다.
“아...정말 엄청난 칭찬이네요. (미소) 동의하진 않아요. 그런 말을 듣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입니다. 특히 킬리안한테 듣는다면 더 그렇죠.”
“함께 뛰는 선수고, 존경하는 선수며, 이미 축구계에서 엄청난 업적을 이룬 사람한테 그런 평가를 받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현재의 선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미래의 선수’도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