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팅 테크닉(BEATING TECHNIQUE)
변 욱 교수
Beating 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때림, 매질, 타도, (심장의)고동 등의 번역을 볼 수 있다.
지휘자에게 있어서 Beating 이란 무엇인가?
피아노의 경우 건반을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누르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관악기의 경우 공기가 악기 안으로 밀려 들어가지 않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성악의 경우에도 호기에 의한 성대의 울림이 있지 않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다.
피아노의 건반을 앞 쪽에서 뒤 쪽으로 밀어서 소리를 낼 수 없듯이,
관악기나 성악도 흡기에 의해 소리를 낼 수 없다.
이처럼 지휘에도 원칙이 있고 원리가 있다.
이를 무시한 채로 소리를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지휘자로서 용납되지 않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용납되는 일반적인 지휘 원칙들이 있으면 이를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동작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연주하는데 있어서 매우 귀중하고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에 지휘자는 반드시 수용하고, 연습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지휘의 초보자는 대부분이 방법을 배우게 되면 지휘를 잘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이런 경우 나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들곤 한다.
‘피아노를 치는 법은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소리가 나고 페달은 왼쪽과 가운데, 그리고 오른쪽의 기능이 다르다. 이것들을 통해서 피아노는 소리를 다양하게 낼 수 있다. 지금부터 피아노를 잘 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배웠으니 멋진 곡을 연주해주기 바란다………’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으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듯이, 확실하고 알기 쉽게 지휘할 수 있게 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이 기술들이 거의 본능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선 연습과 실습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지휘자의 경우 Beating은 소리가 나게 되는 기본적인 동기부여라고 믿는다.
때리는 것, 그리고 부딪쳐서 소리가 나는 것 이것이 beating이다.
Beating Technique이 지휘의 전체가 될 수 없지만 지휘에서 Beating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것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모든 소리는 건반을 위에서 아래로 눌러야만 가능하다는 대 명제에서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가 건반을 망치로 때리듯이, 부드러운 어린아이의 볼을 어루만지듯이 다양한 방법으로 건반과 손가락을 만나게 하고 그로 인해 아름다운 연주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지휘자는 Beating 동작을 연습함으로 다양한 음악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일사불란한 연주자의 소리를 안내할 수 있게 된다.
음을 도해하면 아주 단순하고 고정되어 있는 리듬의 형태로 나눠진다.
잘게 쪼개진 음표들의 일정한 배열을 세심하게 느끼고 훈련하여 Beating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Beating 연습의 기초되는 원리를 알아보자.
1. 때릴 때 일정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같은 위치에서 반복되어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위치는 팔을 완전히 뻗었을 때 멈춰지는 자리이다.
2. 때리는 속도가 일정해야 한다. 속도의 변화가 생기면 지휘자의 기본적 자질을 의심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속도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연습을 위해 혀의 도움이 필요하다)
많은 시간 동안 이 두 가지 원리를 이해시키고 설득해왔다.
이를 위한 연습은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함은 물론 지휘의 가장 기본이라고 부단히 강조했다.
이해하고 설득 당하는 지휘자도 극소수였고, 이를 실천하는 지휘자도 희귀했다.
Beating Technique이 훌륭해서 좋은 지휘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훌륭한 지휘자는 Beating Technique에 그리 얽매이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이 훌륭한 지휘자가 되고자 한다면 Beating Technique은 반드시 연습하고 연습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원리를 터득하고 응용하면서 Beating Technique은 점점 좋아지게
될 것이다.
지휘를 배우기 시작하면 짧은 시간 안에 거대한 규모의 악단이나 합창단을 지휘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몇 달 만에, 몇 주 만에 습득한 몇 가지 기술이 지휘의 모든 것인 양 자신을 설득시키며 지휘자가 되어간다.
지휘의 중요한 원칙 중 한 사람을 지휘할 수 있는 방법을 잘 터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지휘를 이해하는 첩경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휘자는 관현악단과 합창단의 중심에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익혀야 할 것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기술이 Beating이다.
실제로 지휘의 초보단계에서 지휘할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팔의 동작이 완벽하게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반복학습이 필요하다.
테니스를 배우는 경우 상대편에 선수 대신 벽 치기 연습을 게으르지 않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지휘자도 그 와 비슷한 방법들을 동원해야만 한다.
음악 없이 지휘를 연습하고, 음반을 들으면서 그 음악에 맞춰 지휘하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하고,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이 없어도 피아니스트와 함께 지휘를 연습해야 한다.
자신의 음악성을 미리 점검하는 과정으로 지휘법을 잘 아는 좋은 피아니스트의 도움은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동반자를 만나기 쉽지 않지만 대부분의 지휘자는 피아노를 연주하기에 그리 어려움이 없다는 전제하에 서로 도우며 연습하는 것은 아주 경제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Beating의 연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지휘자의 필수요건이다.
Beating 연습을 할 때 지휘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많은 지휘자들이 지휘봉의 사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연습하는 동안 지휘봉을 반드시 사용하여야 한다.
그 이전에 지휘봉에 대한 편견을 알아보자.
교향악단에는 필요하고 합창단에는 필요 없다는 설정은 잘못이다.
합창단도 박이 필요하고 악단도 부드러운 멜로디를 노래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경우든지 똑같은 조건을 갖기 때문이다.
지휘봉이 박을 정확하게 나타낸다는 이론 역시 옳다고 할 수 없다.
지휘봉이 없어도 박의 정확도는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으니까.
지휘봉이 맨 손보다 잘 보인다는 이론 역시 재론의 여지가 많다.
정면에서는 더 안 보이는 경우가 있고 먼 곳에서는 손보다 훨씬 덜 보인다.
지휘봉이 정밀도를 높여준다는 이론도 그리 신빙성이 없다.
빠른 템포의 역동적인 연주의 경우 지휘봉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조금 긴 지휘봉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윙윙거리는 소리까지 내게 된다.
지휘봉을 잡고 지휘하게 되면 칸타빌레의 대가인 스토코프스키처럼 맨손으로 지휘하는 지휘자의 유형은 따라가기 힘들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격렬한 움직임 후에, 호흡이 정리되지 않았을 때 지휘봉을 들게 되면 지휘봉은 지휘자의 심리상태를 확실하게 드러내 준다.
마지막으로 지휘봉은 손의 중요한 기능을 마비시킨다.
손이 할 수 있는 많은 감정의 표현들을 지휘봉이 담당해야 하는데 이를 지휘봉으로 감당하기엔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된다.
그런데 왜 지휘봉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이유는 그런 지휘봉을 사용해서 연습하고, 표현하고, 지휘하다 보면 놀라운 속도로 지휘의 테크닉이 발전하기 때문이다.
지휘봉으로 지휘를 잘 할 수 있으려면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반면에 지휘봉을 놓는 순간 맨손으로 지휘할 수 있게 되는 경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짧은 순간에 놀라운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휘봉의 역사는 악장의 활에서 지팡이로 길다란 지휘봉에서 짧은 지휘봉으로, 이제는 무게중심까지 고려한 수공예품으로 변하고 있다.
지휘봉은 다른 사람과 악수하듯이 잡으라고 한다-Pierre Monteux
하지만 연습과 이론을 고려한다면 가장 작은 점으로 지휘봉을 고정시키고 가장 작은 힘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완벽을 기하는 길일 것이다.
이 방법은 실습을 통해 배워야 한다.
손바닥 한 가운데 지휘봉의 손잡이 끝 부분을 오게 하고 자연스럽게 손으로 감싸 쥐면 다른 방법으로 대체되지 않는 손놀림과 기교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지만, 지휘봉은 팔의 연장이라는 기본개념이 무너져 이론적으로는 설득력을 잃게 되고, 망치를 쥐듯이 잡는 방법이므로 그다지 음악적 섬세함은 요구되지 않는다.
지휘봉에 예민해지기 시작하면 자신의 손에 맞는 지휘봉을 구하게 되고, 점점 더 편한 지휘봉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좀 더 예민하게 대처하다 보면 프로그램과 연주회장의 조건에 따라 지휘봉을 선별하게 됨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지휘봉의 조건과 상관없이 결론적으로 지휘봉을 사용하여 Beating 연습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음악성이 좋고 설명을 아무리 능수능란하게 잘해도 지휘를 잘하는 것은 별개다.
Beating Technique이 좋지 않으면 단원들이 불편하기 십상이다.
전시대의 Maestro Furtwangler는 시대를 초월한 지휘자였다.
하지만 그의 지휘를 알아볼 수 없었던 베를린 필 단원들은 항상 불평이었다고 한다.
음악은 훌륭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
대가가 다시 지휘를 시작했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Beating Technique을 구사해서 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단원들은 건의를 하게 되었다.
“원래대로 지휘해 주십시오”
Beating Technique은 지휘를 잘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다.
하지만 대가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이 시대의 많은 지휘자들에게는 거의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다.
본 내용은 이전 합창워크숍에서 강의 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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