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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의 상징이자 중심이며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마음의 고향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정면 모습입니다.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대성당 앞과 광장에 가설물과 의자 등이 가득 차 있습니다. 2006년 5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ietro in Vaticano, St. Peter’s Basilica)과 광장(Plazza)
성 베드로 대성당은 라테라노 성 요한 대성당, 성 바오로 대성당, 성모 마리아(설지전) 대성당과 더불어 로마의 4대 대성당의 하나로 교황청에 인접해 있는 총대주교좌 성당이다. 최초의 베드로 성당은 90년경 교황 성 아나클레토(Anacletus)가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운 작은 기념당이었다. 그 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공인하면서 베드로가 처형된 원형 경기장을 헐고 기념당과 무덤을 그곳으로 옮겨 놓았다. 이 성당은 1100년경까지 존속하였고, 몇 번의 개보수를 거쳐 낡아진 대성당을 헐고 더욱 영광스러운 성당을 건립하려 한 사람은 교황 니콜라오 5세(Nicolaus V)였다. 교황의 명을 받은 르네상스기의 대미술가 도나토 브라만테(Donato Bramante), 미켈란젤로(Michelangelo) 등이 설계하여 176년간에 걸친 대역사를 통해 완공되었고, 1626년 11월 18일 교황 우르바노 8세(Urbanus)에 의해 성대한 헌당식이 거행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광장으로 꼽히는 대성당 앞 광장(Plazza di San Pietro)은 로렌조 베르니니(Lorenzo Bernini, 1598-1680년)의 천재적인 능력이 최고로 발휘된 걸작이다. 거대한 타원형으로 된 이 광장에는 양쪽으로 기둥들이 둘러서 있는데, 마치 두 팔을 벌려 모든 인류를 포옹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광장을 둘러 싼 주랑 위에는 베르니니와 그의 제자들이 제작한 140개의 성인상이 세워져 있다. 광장의 중앙에는 베드로 사도의 처형대로 사용되었다는 오벨리스크(Obelisk)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에 십자가가 있다. 높이가 25m나 되는 이 오벨리스크는 37년 이집트에서 가져와 칼리굴라(Caligula) 황제의 원형 경기장에 세웠던 것으로, 이 경기장이 나중에 네로 황제의 경기장이 되었고 그곳에서 사도 베드로가 순교하였다. 거의 천오백년의 세월이 지난 1586년 교황 식스토 5세(Sixtus V)는 황폐해진 네로 황제의 원형 경기장에 있던 오벨리스크를 도메니코 폰타나(Domenico Fontana)에게 맡겨 성 베드로 대광장으로 옮겨 세웠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정면에는 9개의 발코니가 있는데, 가운데 입구 위로 길게 내뻗은 난간을 강복의 발코니(Loggia della Benedizione)라 부른다. 이곳에서 새로 선출된 교황을 선포하고, 새로 선출된 교황은 ‘로마시와 전 세계’(Urbi et Orbi)를 향해 첫 번째 축복을 내린다. 이곳을 지나 회랑에 들어서면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5개의 문이 있다. 왼쪽의 첫 번째 문은 죽음의 문(Porta della Morte)으로 이탈리아의 유명한 현대 조각가인 자코모 만추(Giacomo Manzu)가 제작하였다. 이 문에는 예수님의 죽음, 성모님의 죽음, 교황 요한 23세의 죽음 등이 청동부조로 표현되어 있다. 가운데 청동문(Porta di bronzo)은 피렌체에 있는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 1378-1455)의 청동문을 모방하여 안토니오 필라레테(Antonio Filarete)가 1445년에 완성한 것으로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베드로와 바오로를 기념하는 내용이 부조되어 있다. 오른쪽 끝에 있는 문은 성년(聖年)의 문(Porta Santa)으로 25년마다 성년에만 열린다. 이 문을 장식하고 있는 현대식의 부조는 1950년 비코 콘소르티(Vico Consorti)가 완성한 작품이다. 나머지 두 개의 문은 선과 악의 문과 성찬의 문으로 각각 루치아노 민구치(Luciano Minguzzi, 1975년)와 베난초 크로체티(Venanzo Crocetti, 1965년)가 제작하였다.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수도회 창립자들의 거대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 중앙 통로를 지나 중앙의 대제단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대제단(발다키노)은 1633년 베르니니가 제작한 것으로 여기에는 95개의 등불이 밤낮 없이 계속 타올라 아래층의 청동관을 비추고 있다. 대제단에서 조금 들어가면 바로크 양식으로 된 베드로의 청동 성좌(聖座)가 놓여 있다. 베드로의 청동 성좌(교황좌) 위쪽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하얀 대리석 비둘기가 조각되어 있고, 베드로 청동 성좌의 네 다리는 동방과 서방 교회를 대표하는 네 명의 교부(교회박사)들이 잡고 있다. 즉 앞쪽에는 성 암브로시오(Ambrosius)와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뒤쪽에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Joannes Chrisostomus)와 성 아나타시오(Athanasius)이다. 그리고 중앙제대 아래 지하성당에는 사도 베드로의 무덤과 수많은 교황들의 무덤이 있고, 지하성당에서 올라오는 계단 위에는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가 제작한 베드로의 청동상이 놓여 있는데 수많은 순례자들이 청동상 오른쪽 발끝을 어루만지고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닳아서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최대길이 221m, 최대높이 141m로 세계 최대의 성당일 뿐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그 독창적인 구상과 중앙의 거대한 돔(dome) 양식은 인류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창조물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미켈란젤로가 그리스도의 가시관을 상징해 제작한 쿠폴라(Cupola, 돔)는 벽체 구조로서 세계에서 가장 웅대하다. 그 높이가 119m이며, 꼭대기까지는 132.5m나 된다. 돔의 직경은 42m로 판테온(43.5m)보다는 조금 작지만, 돔 자체의 높이는 판테온보다 더 높다. 이 돔은 미켈란젤로가 사망한 후에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공사가 중지되었다가 나중에 도메니코 폰타나가 이 대공사를 맡아 1년 10개월이 지난 1590년 5월 14일에 완성하였다. 이 돔을 지탱하는 4개의 벽체 기둥은 높이가 71m이고, 벽감에 있는 성녀 헬레나(Helena), 성녀 베로니카(Veronica), 성 론지노(Longinus), 성 안드레아(Andreas) 조각상은 베르니니의 작품으로 그 높이 또한 5m나 된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성녀 헬레나가 예루살렘에서 직접 가져온 예수님 십자가 보목, 성녀 베로니카가 그리스도의 얼굴을 닦아준 베일의 일부분, 그리스도께서 운명한 다음 사망 확인을 위해서 당시 백부장이었던 론지노가 그리스도의 옆구리를 찔렀던 창 등이 보관되어 있다. 사순 마지막 시기인 성주간에는 십자가, 창, 베일 등의 유물이 일반에게 공개된다. 그 밖에 성당 입구에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보면 미켈란젤로가 25세에 완성했다는 걸작 피에타(Pieta)상을 볼 수 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을 지닌 피에타상은 미켈란젤로의 서명이 들어간 유일한 작품으로, 예수님의 주검을 안고 있는 성모님의 가슴 옷자락에 서명이 들어있다. 현재는 훼손을 막기 위해 앞부분에 유리벽을 세워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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