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詩人과 뮤즈

봄소식 봄노래(07) 코지판투테의 <사랑의 산들바람>

작성자이성준|작성시간11.03.29|조회수308 목록 댓글 0

봄소식 봄노래(07)

 

봄바람 난 청춘들이 벌이는 사랑의 유희,

'코지 판 투테'의 <사랑의 산들바람>

 

 ...... 빙리 씨는 잘 생겼고 신사다웠다. 유쾌한 용모에, 편하고 가식없는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누이들은 상류층 티가 나는 훌륭한 여성들이었다. 그의 매부인 허스트 씨는 그냥 보통의 신사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의 친구인 다아시 씨는 멋지고 훤칠한 몸매와, 잘생긴 이목구비, 고상한 태도로 금방 방 안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가 들어온 지 5분이 지나지 않아 그의 연 수입이 만 파운드나 된다는 말이 온 방 안에 퍼졌다. 남자들은 그의 인물이 출중하다 했고, 여자들은 빙리 씨보다 훨씬 미남이라고 내놓고 말했다. 그는 그 날 저녁 시간이 절반 정도 지날 때까지는 찬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으나, 이윽고 그의 태도로 인해 혐오감을 자아냈고 그것이 인기의 퇴조를 초래했다.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오만과 편견> 중에서

 

 요사이 봄철에 청춘남녀들은 환골탈태에 가까울 만큼 변모한다. 여성들은 마음에 드는 옷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에 분주하고, 청년들은 이른바 초콜릿 복근을 만들기 위해 헬스클럽에서 땀을 빼기에 바쁘다. 예전보다 더 화사해지고 미끈해진 이들은 "좋은 신체에 좋은 정신"이 아니라, "좋은 짝"이 깃들기를 바라며 청춘의 에너지를 몸 가꾸기에 바친다.

 

         조셉 카라드(Joseph Caraud)작, <어느 날 오후 풍경>


 그러나 진실된 사랑이 잘빠진 몸매나 아름다운 용모에 있지 않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플레이보이가 건실한 가장이 되거나 스위트걸이 현모양처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뭇 청춘들이 벌이는 사랑의 유희를 마냥 비난하지는 못할 일이다. 젊은이들의 특권인 청춘의 연애와 그 달콤한 매혹은 온 누리를 열정과 환상에로 이끌며, 사랑을 잊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풍요로운 자양분을 전해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쌍의 커플이 있다. 두 규수는 교양있는 자매이며, 두 청년은 열혈 사관생도들이다. 이 오래된 연인들은 이른바 '권태기'에 빠져있다. 이 두 커플의 이름은 각각 '굴리엘모'와 '피오르딜리지', 그리고 '훼란도'와 '도라벨라'이다.


 남자들은 여인의 변하는 마음에 결혼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여인들은 남자의 진심 어린 프로포즈를 받지 못한 처지이다. 봄바람은 여인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녀들은 공원 산책길이나 카페에서 자주 다른 남정네에게 눈빛을 돌리고 있다. 이를 눈치챈 두 남자는 불안함에 빠지는데 늙은 철학자 '돈 알폰소'가 여기에 끼어든다. 늙은 현자는 "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하고, 발끈한 두 남자는 그 늙은이와 내기를 건다. 늙은이는 '두 여인이 그대들을 변심할 것'이라고 장담하나 두 남자는 막연히 애인들이 변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기며 내기에 응한다.


 여자들의 하녀인 '데스피나'가 운명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한다. '데스피나'는 두 여인들에게 가서 두 청년들이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두 커플은 눈물로 이별을 하고 며칠이 지난다. 하녀는 그녀들에게 잘생긴 터키 청년 두 명이 유숙하러 찾아왔다고 전한다. 이미 애인들은 떠나고 없는 상황이며, 흘깃 바라본 두 남성들은 매우 호감있는 걸물이었다. 그러나 실은 이 터키 청년들은 원래 애인이었던 두 청년 사관생도가 변장한 모습이었고, 그녀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먼저 동생 '도라벨라'가 '굴리엘모'에게 넘어간다. 보다 조신한 '피오르딜리지'는 한때 그 남자와 말을 섞고 교류하나 얼마 되지 않아 자책하며 정조를 지킬 것을 다짐하나, 끈질긴 '페란도'의 구애에 못 이겨 결국 청혼을 받아들인다.
 두 여인의 변심을 확인한 세 남자는 함께 모여 "여자는 모두 그런 것(Cosi Fan Tutte)"라는 유명한 말을 외친다. 그러나 다음 날 결혼식장에서 하녀 '데스피나'가 모든 진실을 밝히고, 터키 청년으로 변장한 두 사람이 의상을 벗고 자신을 나타내자, 이 모든 것이 남자들이 꾸민 계략이었음을 두 여인들은 알아채고 아연실색한다. 늙은이 '돈 알폰소'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웃음을 위한 장난"이었다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이상이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부파 <코지 판 투테>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바야흐로 '모차르트'의 시대에는 신화를 주제로 한 비극적 오페라 양식인 <오페라 세리아>가 자취를 감추고 해학적이고 가벼운 <오페라 부파>가 성행하였다. 시민혁명의 결과로 유럽 사회는 자유와 독립, 평등의 분위기가 휩쓸고 있었다. 여인의 지위도 상승하였으며, 자유연애와 신분타파의 움직임도 많이 나타나고 있던 때였다. 계몽주의와 국민국가 운동도 이 분위기에 일조하였다. 그러던 때에 이탈리아의 시인 '로렌조 다 폰테(Lorenzo da Ponte:1749-1838)'는 당대의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손을 잡고 여러 편의 '돈 지오반니', '피가로의 결혼'등과 같은 <오페라 부파>를 세상에 내어 놓았다. 시인은 18세기 당시 사회상과 연애 분위기를 밀도있게 그려내어 상류사회의 이중적인 연애관을 풍자하고 있다. 이는 작곡가가 바라는 바이기도 했으니, '모차르트' 또한 상류층의 속된 사교문화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작곡가의 길을 열었던 '모차르트'는 궁정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자기의 취향에 맞는 여러 오페라들을 상연하였는데, 상류층이 아닌 평민층에 의해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Sophie Anderson 작, <사랑의 약속>

 

 '애인의 변심'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18세기 유럽 상류사회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는 이 오페라의 플롯은 얼핏 보기에는 여성의 정조를 비하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는 '도라벨라'의 레시타티보에서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마음은 그대로 있는거지, 우리의 사랑을 저버리고 죽자는 것이 아니야, 그저 조금 즐겨보자는 거야. "


 그러나 <코지 판 투테>의 기본 플롯과 주제는 '베르디'의 <리골레토>나 '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의 경우에서처럼 '남자의 변심과 바람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극중에 나오는 '데스피나'의 아리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남자들! 군인들에게 정조를 바라시나요? 남자들을 믿을 수 있을까요? 제발 그런 생각은 그만 하세요! 남자들은 모두 다 똑같아요, 흔들리는 나뭇잎이예요. 거짓 눈물로 시선을 주기도 하고 달콤한 말로 꼬여내는 남자들은 거짓말 투성이의 원조들이라구요."

 

 즉, '다폰테'와 '모차르트'는 18세기 유럽 상류층에 불고 있는 부도덕한 연애담과 문란한 사회상을 오페라를 통해 꼬집고 이를 대중의 편에 서서 즐기고 희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페라의 제목인 이탈리아어 <Cosi Fan Tutte>는 영어로 옮길 때 "So Women like All", 즉 <여자들은 다 그래, 다 똑같아>라고 번역될 수 있는데, 고쳐 말하면 <Cosi Gioventu Tutte:청춘남녀들은 다 그래>, 혹은 <Cosi Ottimati Tutte:상류층 사람들은 다 그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산들바람:Un aura Amorosa>는 2막에서 '훼란도'가 애인 '굴리엘모'가 변심하지 않고 정조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만족하여 부르는 아리아로, 곧 머지않아 그 정조가 깨어질 것을 모르는 채 여인의 사랑을 믿어 의심치 않는 그의 몽매와 천연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노래이다.

 

     수전 리오스(Susan Rios) 작, <봄날 오후의 산책>


 이 곡의 멜로디는 봄볕의 화사함과 봄 향기의 감미로움을 담고 있다. 인생의 봄철을 맞아 연초록과 분홍으로 물든 봄날, 두 청춘 남녀가 철없이 벌이는 사랑의 유희를 은근히 암시하면서 곡은 달콤하게 흐르고 있다.
 이 곡은 '레제로 테너(Leggero Tenor:美聲의 테너)'에 의해 곧잘 불려지나 가끔은 보이 소프라노나 드라마틱 테너에 의해서 연주되기도 한다. 우아하고 부드러우며 매혹적인 곡이다. 아무리 거짓이라도 청춘들에게 '감미로운 사랑의 약속'은 귀한 황금빛 헌사이며, 비록 그것이 사라질지라도 마주 잡은 두 손과 향기로운 입김'은 연인들에게 영원한 사랑의 표석으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주자 소개)

Ferrando(훼란도)역 - Francisco Araiza(테너:훼르난도 아라이자)
Guglielmo(굴리엘모)역 - James Morris(베이스:제임스 모리스)
Don Alfonso(돈 알폰소)역 - Sesto Bruscantini(바리톤:세스토 브루스칸티니)

지휘 Riccardo Muti - Wiener Philhalmoniker(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Recorded live at the Kleines Festspielhaus, Salzburg, August 1983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소극장 실황, 1983년)

 

 

 

첨부파일 07 코지판투테의 사랑의 산들바람.hwp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