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는 저녁
정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석련(돌 석, 연꽃 연)
바위도 하나의 꽃이었지요
꽃들도 하나의 바위였지요
어느 날 당신이 나를 찾은 후
나의 손을 처음으로 잡아주신 후
나는 한 송이 석련으로 피어났지요
시들지 않는 연꽃으로 피어났지요
바위도 하나의 눈물이었지요
눈물도 하나의 바위였지요
어느 날 당신이 나를 떠난 후
나의 손을 영영 놓아버린 후
나는 또 한 송이 석련으로 피어났지요
당신을 향한 연꽃으로 피어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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