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뱅뱅이
김영욱 천강문학상
진눈개비 흩날리는 저녁
불판 위로 쓰러지고 엎어지는 피라미들
낮에 본 솥바위 나루터의 의병(義兵)이었다
어중이떠중이는 입만 열면
가뭄에 두고 온 처자식 걱정이라지만
제 이름은 쓸 줄 몰라도 하늘의 때를 읽고
농기를 앞장세워 돌격한 맨몸뚱이들
골내미 백정 따라 버드내 물길 건너온
대둔산자락 어느 고을 노비라던 천 서방도
땡볕 아래 뜨거운 맹세로 울었겠다
등뼈 오그라든 이름 모를 물고기들도
마지막 곱사춤을 추고 있는데
어느새 눈발은 굵고
혀는 벌써 꼬부라져 흰소리만 쏟아내는데
스스로는 쓴 적 없어도 부끄럼이 없는 이름들
불구덩이로 제 몸 던진 순절(殉節)이라지만
한 주검을 덮는 다른 주검은 두려웠겠다
하늘에는 만장도 상여도 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백의(白衣)의 장렬(葬列)
연탄불로 조등을 밝힌 포장마차
펄럭이는 휘장 아래 둘러앉은 넥타이 부대
꾸벅, 묵념하는 얼굴들이 벌겋게 취해있겠다
천강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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