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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가 없다는 ‘개혁 검찰총장’

작성자CLASSICAL|작성시간03.04.01|조회수41 목록 댓글 0

한겨레신문 2003년 3월 31일자 사설

'양심수'가 없다는 개혁 검찰총장

 

새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송광수 총장이 밝힌 ‘소신’은 실망을 넘어 큰 우려를 자아낸다. 청문회에서 송 총장은 대한민국에 양심수는 없으며, 한총련은 불법단체라고 했고, 국가보안법과 준법서약서 문제도 긍정했다. 물론, 그의 발언은 역대 검찰총장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송 총장은 노무현 정부가 ‘검란’ 진통까지 겪으며 검찰개혁에 나선 뒤 임명한 첫 검찰 총수다.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지닌 국회의 인사청문회였기에 어쩔 수 없다는 관측도 있지만, 그의 발언은 그렇게 ‘이해’할 만한 선을 넘어서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1994년 대학교재를 이적표현물로 몬 공안사건에 송 총장이 관련된 사실을 들어 본디 그의 ‘신념’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송 총장의 주관적 ‘소신’이 어떻든 객관적으로 양심수는 존재한다. ‘폭력을 사용하거나 주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 인종, 성별, 피부색, 언어, 성적 지향성을 이유로 구속·수감된 모든 경우’를 국제앰네스티는 양심수로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신념으로 투옥된 학생·노동자들이 대한민국 감옥 안에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더구나 국가보안법은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해 국제 인권기구들이 오래 전부터 인권침해 법률로 꼽아왔다. 송 총장은 노 대통령이 언급한 한총련 합법화·수배해제 검토 지시에 대해서도 “한총련은 합법단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검토하겠다고 밝힌 준법서약제 폐지에 대해서도 “준법서약은 헌법재판소도 합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청문회를 거친 송 총장에게 분명히 지적해 둔다. 그가 밝힌 ‘소신’은 검찰개혁 여론을 바탕으로 새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준법서약서 폐지는 정권의 차원을 떠나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송광수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

3월 28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송광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찰 개혁과 정치적 중립 의지를 캐묻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함께 재벌수사의 적절성 등 구체적인 개별 사건에 대한 송 후보자의 견해도 쟁점으로 등장했다.

◇ 검찰개혁 및 정치 중립=의원들은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주문했고, 송 내정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정도를 걷는 검찰이 되도록 이끌겠다”고 답변했다.

최용규 민주당 의원이 “정책적으로 관계기관이나 장관이 협조차원에서 장관을 만나는 제도는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송 후보자는 “관계부처의 의견 제시는 장관에게 필요하지만, 이를 받는 사람이 판단해 독립성을 훼손하면 자기 선에서 끊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나아가 “(장관의) 부당한 지휘감독이 있으면 단호히 배척하겠다”고 말했다.

서열 파괴와 총장의 인사제청권 논란에 대해서는 “검찰의 무한적인 수사권 행사는 위험해 법적인 견제장치는 중요하다”며 “객관적인 인사시스템으로 인사위원회가 제도적으로 명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케이그룹 수사를 둘러싼 ‘재벌 수사 속도조절론’에 대해선 “검찰 수사는 범법의 정도, 수사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따져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여러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 국가보안법 개폐 및 한총련 합법화 논란=송 후보자는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이 국보법 개폐에 대한 견해를 묻자 “남북 분단 상황에서 국가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든 법으로 북의 대남 적화노선이 포기되지 않는 상황에선 계속 유지돼야 한다”며 “다만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대목은 적용에 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학원 자민련 의원이 “한총련은 지난 1998년 대법원서 이적단체라고 판결났는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이에 관해 이의를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한총련은 합법단체가 아니다. 한총련 관련 학생들의 사면 문제는 법무부에서 검토하는 사항”이라고 피해갔다.

◇ 자질 공방=지난 94년 대학교재인 <한국사회의 이해>를 이적표현물로 기소한 사건과 강력사건 피의자 고문 논란이 빚어진 ‘부산 강주영양 살인사건’에 대해 그는 “사건 지휘자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답변했다.

재산 형성 과정에서 두 채의 아파트를 소유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데 대해서는 “이사 관계로 집을 마련했다가 자녀 학교 문제로 이사를 못해 결과적으로 두 채를 가지고 있는데, 국민들에게 죄송스런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그가 법무부 등 요직만 거쳐 일선 수사검사들의 애환을 모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인권운동사랑방 "송광수 검찰총장 후보자 반대"

황방열 기자

인권운동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이 31일 송광수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성명을 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이 성명에서 "송 내정자가 국회인사청문회에서 '국가보안법이 현행대로 유지돼야 하며, 양심수도 없고, 한총련 학생들의 구속과 수배도 적정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며 "이는 송 내정자가 수구 냉전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구시대적 검사라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이어 "송 내정자가 지난 94년 '한국사회의 이해' 사건과 '부산 강주영양 유괴살해 용의자 고문조작사건'의 검찰지휘선상에 있었던 검사로 드러났다"며 "새 정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한총련의 합법화, 양심수 석방 등 인권적 개혁과제를 수행해 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송 후보자는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역행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2003/03/31 오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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