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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스터디

[2학년 스터디]승효상씨의 학동 수졸당...

작성자어느새(鳥)|작성시간01.07.10|조회수967 목록 댓글 0
학동 수졸당 (빈자의 미학...)

건축가 : 승효상-이로재/02-763-2010
위치 :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02-14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방5개
면적 : 대지 71평, 건축 36평, 연 60평
외부재료 : 드라이비트
건축연도 : 1993년

정말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푸른 초원위의 그림 같은 집"을 꿈꾸기엔 우리에게 도시는 너무도 비좁고,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땅 한 뼘 밟지 못하는 아파트들에도 들어가지 못해 안달인 이 도시에서 집은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야 할까.
강남의 한 주택가 골목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벽돌집들이 줄지어선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띠는 집 한채가 있다.
'학동 수졸당(鶴洞 守拙堂)' '학동(현 논현동)에 있는 보잘 것 없는 집' 이라는 뜻을 가진 이 집의 외관은 이름에 걸맞게 소박한 편이다.
그러나 한옥의 창살이 연상되는 대문을 통해 들여다본 안쪽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기와를 얹은 나즈막한 돌담과 먼저 마주한다.
오른편으로 들어가면 거실앞 안뜰이 살짝 엿보이는데, 그 안뜰 뒤쪽으로 장독대를 둔 뒤뜰이 자리잡고 잇다.
이렇게 이 집은 70평 남짓한 대지에 한 덩어리의 집을 앉힌 것이 아니라 부분 부분이 나뉘어 있어 보는 사람에게도, 사는 사람에게도 의외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래서인지 집 전체가 1,2층을 합해 60평정도인데 외관상으로는 그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전체구성은 현관을 기준으로 사랑방은 별도로 떼어내고, 거실과 안방이 함께 안뜰을 둘러싸는 ㄷ자 모양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렇듯 별스런 모양의 집주인은 다름 아닌 '나의 문화유산답사 기' 의 저자 유흥준 교수이다.
집의 당호인'수졸당'은 그가 평소 좋아하는 경구로서 노자의 "대교약졸(大巧若拙)" 에서 따온 것이다.
즉 위대한 재주는 별 볼일 없어 보인다는 뜻인데 그만큼 집에 대하여 만족한다는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유교수는 이 집을 소개할 때 '건축가 승효상이 지은 집' 임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이 집의 재산권은 자신에게 있지만 집의 저작권은 건축가에게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 한다.
일반적인 건축주들의 생각과는 딴판인 그의 주장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노부모를 모시기 위한 새 집의 설계를 건축가에게 맡기면서 여러번 망설였다고 한다.
건축가가 지은 집은 비용만 많이 들고 생활하기는 오히려 불편하다고들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전문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집을 지어보고 싶었다.
짓고 싶은 집의 조건은 일반적인 건축비의 수준으로 짓되 생활하는 기능이 아파트보다 편리하고 여섯 식구를 위한 방 5개를 둔다는 정도였다.
덧붙여 분위기가 한옥보다 아늑하고 공간분할이 유기적이어서 외형이 화려하기보다는 조용하고 단순한 가운데 멋이 있는 집을 원하였다.
대신 건축주 입장에서는 건축가의 의도를 최대한 존중하고 설계비도 충분히 지불하며, 건축가의 취지에 맞추어 집의 품격을 유지할 것 등을 약속하였다.
이러한 그의 생각에는 "정말로 좋은 집을 지어, 그 집이 우리 시대 일반 주택의 한 전형이 되어 주거 양식을 새롭게 전환시킬 수 있는 일종의 모델하우스가 되었으면 한다." 는 욕심이 숨어 있었다.
이때의 좋은 집이란 팔기 좋다던가 소유하기 좋은 집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사용하기에 좋은 집을 뜻한다.
건축가 승효상씨(이로재건축 대표)는 "살기 좋다는 의미는 식당, 화장실, 방들이 거실을 둘러싸면서, 얼굴만 돌리고 손만 내밀면 접근되는 기능적 구성을 갖는다는 것은 아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나가서 대문을 열어주고 , 손으로 문을 여닫으며, 물을 길러오고, 불을 지피며, 좀 일어서서 걷고, 가서 직접 얘기하고,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훔치면서, 생각하면서 살 수 있는 집, 생각하게 하는 집이 바로 좋은 집이다." 라고 말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 수 있는 집, 주인의 생활 습관에 맞는 집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나타나 있다.
현관 옆에 따로 놓인 사랑방은 유 교수가 불시에 자주 찾아오는 친우들을 접대할 때 안주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의도한 부분이다. 이 사랑방의 방안 혹은 툇마루에 나와 앉으면 담장 옆의 봉숭아나 수련을 심을 물확 등을 벗하며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집 안쪽 거실에서 안방으로 가는 통로 뒤에는 다용도실을 겸한 뒤들이 있다.
방들을 바로 붙이지 않고 조금씩 떼어놓으니 그 사이의 자투리들이 오히려 쓸모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이 거실과 안방에서 바라보는 안뜰, 마루마당의 전경이 이 집의 백미이다.
안뜰에는 흙이나 잔디가 아닌 마루를 깔고 한 쪽에 감나무를 심었다..
거실과 바닥 높이가 같아 마치 널찍한 대청같기 도 하다.
이 마당과 그 너머의 흰 벽, 그리고 한 그루의 나무가 주는 것은 절제와 긴장의 미학이다.
여러 조형물로 가득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 다른 정원들에 비해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주는이 공간이 오히려 더욱 풍요롭고 여유로운 사유를 가능케 하고 있다.
그것은 어느 부분 청빈한 삶 속에서 높은 이상을 추구했던 조상들의 선비정신을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안방 장지문을 열면 문턱에 편히 팔을 기대며 안뜰을 내다볼 수 있다.
벽에는 한지를 여려겹으로 발라 시원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를 이룬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적 정서를 되살리는것이 한옥의 외관에만 머무르지 안 음을 보여준다.
기와 지붕에 목구조가 아니더라도 이 집이 보여주듯이 현 대 건축의 주재료인 콘크리트와 유리로도 변치 않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 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가장 우리다운 것이 또한 가장 좋은 것이 아 닐까.
다시 기와집에서 살 수는 없겠지만 껍데기보다는 내용이 충실한 집, 기능보다는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집, 이제부터는 그런 집을 꿈꾸어보자.

느낌...

대문 앞에서의 느낌은 두 동으로 나누어진 건물을 하나의 대문과 현관으로 가는 진입로로 이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같은 공간이지만 분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골목길에서 보는 주택의 첫 느낌이 그러하였다..
대문에서 마당을 바라보는 느낌은 사뭇 달랐다..하나의 낮은 전통적인 담으로 살짝 엿보이는 안뜰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같다..
훔쳐보고 싶은 공간처럼 좁은 틈을 통해 보여지는 안뜰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가는 유도 공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당에 들어섰을 때 단순하면서 탁 트인 공간이 마당의 뒤편의 흰 벽에 의해 조금은 절제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1층의 전체적인 공간을 살펴보면 뜰이 참 많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랑채의 분리와 낮은 돌담.. 거실과 바닥 높이가 같아 대청 같기도 한 마루로 인해 우리의 전통적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거실과 조금 떨어진 곳에 방이 위치하고 있는데...두 공간을 이어주는 복도는 또 다른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바로 안뜰과 뒤뜰을 연결해주는 공간...창이 닫혀있으면 안뜰과 뒤뜰을 분리시키는 것과 동시에 거실과 방의 연결 공간이 되는데...창이 열린다면 안뜰과 뒤뜰을 연결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돌담으로 앞뜰과 안뜰을 구분해 놓았는데 앞뜰은 사랑채만을 위한 공간으로 분리 시켜놓은 것 같다..옛 전통건축에서 볼 수 있는 사랑채의 개념이 잘 나타난 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면 3개의 방이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다..너무나 독립적으로 떨쳐놓다 보니 남는 공간 또한 많다..하지만 그러한 공간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
방과 방을 연결해주는 공간인 복도에서도 역시 안뜰을 바라봄으로써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꺼 같다...
이 주택을 하면서 느낀 것은 평면적인 공간이 중심이 아니라...평면들이 감싸고 있는 뜰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 같다...
이 뜰과 한 그루의 나무와 흰 벽으로 인해 겉은 보잘 것 없지만(소박함이 느껴진다..)정신만은 풍요로운 집..이라고 할 수 있을 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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