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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여행소감

처음 떠난 인도네시아 섬여행

작성자운영진|작성시간26.03.21|조회수50 목록 댓글 0

처음 떠난 인도네시아 섬여행

 - 글쓴이 : 류 ㅁ (20세/여)

 

이번 여행은 스무 살이 되고 나서 떠난 첫 여행이었다.

여행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여러 번 떠났고,

그래서 낯설지 않은 풍경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으로 남았다.

그래서 나는 이 여행을

나에게는 ‘처음 떠난 여행’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발리에서 시작해 길리, 룸북섬까지 이동하는 동안

풍경은 계속 바뀌었지만

그걸 하나하나 붙잡고 기억하려 하진 않았다.

그냥 보고 지나갔다.

대신 이상하게 오래 남은 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나

문 앞에 놓여 있던 작은 장면들이었다.

원래 종교나 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나중에 스스로 찾아보고 생각해보게 됐고

그래서인지 그 기억들이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룸북섬에서는 숲을 걸었다.

꽤 긴 하이킹이었고 마지막엔 큰 폭포가 있었다.

숲을 걷는 동안 마음이 편했다.

어릴 때부터 숲이 익숙해서인지

그 공기와 소리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폭포 앞에서는 그냥 물을 맞고 서 있었는데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서 좋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이 편했던 순간을 하나 고르라면

나는 그 장면을 떠올릴 것 같다.

이번 여행은 친구들과 함께였고

이 점이 이전의 여행들과 가장 달랐다.

가족과 함께였을 때는

풍경 그 자체에 더 집중하게 됐다면

이번에는 비슷한 풍경 속에서

사람들을 더 많이 보게 됐다.

학교에서만 보던 친구들과

이 공간을 함께 보고 있다는 사실이

괜히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입시기간을 보내면서 각자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고

그걸 다 지나와서 이렇게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게

조용히 느껴졌다.

이 시간이 어떤 보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돌아보면 이 여행에서

대단한 걸 배웠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스무 살의 시작을

이런 여행으로 열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부모님의 지지와 도움 속에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는 것도 감사했고

무엇보다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게 크게 남았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봤는지는

조금씩 흐릿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숲을 걷던 감각이나 바다를 맘껏 본 순간이나

폭포 앞에서 물을 맞으며 서 있던 순간만큼은

꽤 오래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이 여행은 나에게 처음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작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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