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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종주

백두대간을 걷다 2

작성자이쁜희주|작성시간11.03.13|조회수20 목록 댓글 0

백두대간 2일째

백두대간 캠프에 온지 1박 2일 되는 날. 그다지 친하지 않은 6시에 내가 드디어 일어났다. (집에서는 절대 하지 못할 행동이다. 보통 나는 학교 다닐 때에도 8시에 일어나곤 한다.)

2일 째는 본격적으로 산행을 했다. 산행을 하면서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들었지만 힘들 거라는 생각이 태반이었다.

어쨌거나 아침을 먹은 후에 백두대간을 걸으러 이스타나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갔다. 6시에 깨는 것이 익숙치 않은 나는 한숨 잤더니 어느새 출발지였다. 그러나 그 출발지는 산불 때문에 입산통제구역이어서 또 다른 곳으로 갔다.

그리고 나는 조금 더 잤다. 그랬더니 어느새 도착하였다. 우리의 처음 가는 봉우리는 영취산이라고 하였다. 영취산을 처음 들어본 나는 그 뜻을 영원히 취한 산이어서 영취산 구간구간이 삐죽삐죽할 줄 알았는데 그 뜻이 아니고 원래 영취산은 신성한 독수리가 그 산을 지나다녔다고 해서란다. (난 그 사실을 몇 박 지낸 다음에 알게 되었다. )

나는 영취산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영취산으로 가는 길이 너무나도 험난하고 너무나도 경사가 많이 졌다.... 나의 그 둔함으로는 쉽게 못 올라가는 그런 곳이었다. ‘처음부터 막장이구나’하는 마음으로 올라가니까 진짜 막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경사가 너무나 힘들어서 나는 손으로 짚어갔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눈에다가 나뭇가지를 강타하는 바람에 영취산은 아직도 나에게 가장 싫은 산으로 남아있다. 나뭇가지가 눈을 강타한 얘기를 좀 더 한다면 민우가 앞에 있고 내가 뒤에 있는데 민우가 나뭇가지를 걷었을 때 내가 미쳐 보지 못하고 그대로 눈을 강타하고 말았다.

맞았을 때 순간은 ‘아, 이제 내 소중한 왼쪽 눈은 쓰지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과 ‘ 앗, 이것은 피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두 생각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아직도 내 눈에는 딱지 같은 게 붙어있다.

영취산에 도착한 다음에는 서둘러 나는 아이젠을 찼다. 아이젠이 제 구실을 할지는 의심스럽긴 했지만 나는 그 때 작은 나뭇가지라도 집고 올라가고 싶은 때였다.

맛있는 꿀차도 마신 후에 다시 힘을 내서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물론 내리막길만 간 것이 아니라 오르막길도 갔다. 우리의 목적은 한 번도 안 내려가고 산맥을 타는 것이다. 계속 한 봉우리 한 봉우리를 넘어갔다. 그 때에 나는 아이젠의 엄청난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껏해야 미끄러지는 것 조금 방지해줄 것 같았던 아이젠이 웬만한 경사에도 아이젠을 박고 있으면 꿈쩍도 안하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젠의 엄청난 위력에 의해서였을까? 나는 조금 더 쉽게 백운산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재미난 눈싸움을 했는데 호산이 형, 주원이 형, 나는 기지 같은 걸 만들었다. 눈이 깊이 쌓여있길래 판 건데 되게 잘 파졌다. 그러나 눈이 너무 약했던가? 호범이가 시범으로 들어간 사이에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여자애가 한 발자국을 디디었더니 그대로 폴싹 주저 앉고 말았다. 한 번 더 만들고 싶었지만 가야해서 살짝 아쉬웠다.

내려가는 길을 은근히 재미가 있었다. 경사가 있는 곳이 있었기에 미끄러지면서 썰매처럼 내려갔다.

썰매처럼 내려가는 것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로 미끄러진 것이 쭉 내려간 것이었다.

처음으로 미끄러져 내려갔을 때에는 참 난감하기도 했고 흥미가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재미있게 내려간 것은 눈이 있고 경사가 많이 있을 때만 그랬다.

나중에는 진흙이 엄청 많고 아스팔트 길이 나왔었는데 내 아까운 아이젠도 다 버리고 말았고 아스팔트 길을 걸으니까 발이 아파왔다. 뭐라고 설명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쑤시고 아파온 것은 확실하다. 처음으로 이스타나가 보였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민우가 불우의 사고를 당했는데 발목이 삔 것 같기도 하고 자세한 것을 모르겠지만 그 날 산행 때 발이 다쳐서 삼촌쌤이 업고 왔다고 했다.

숙소에 가서 나는 바로 씻고, 공민왕과 반야에 대한 흥미로운 강의를 듣고 참 따듯하게 잤다. 다음 날 어떻게 산을 가냐 하는 걱정이 자기 전에 밀려들어왔지만 잘 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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