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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칼럼

[캐서린 그레이엄 자서전] 미국정부에 대항한 여성언론인 이야기

작성자앨리사|작성시간19.05.05|조회수308 목록 댓글 0




캐서린 그레이엄을 알게 된 것은 영화 <더 포스트>를 통해서였다.

물론 그녀를 알기 전

워싱턴 포스트지가 베트남 전쟁관련 미국정부의 치부를 폭로하여

전쟁 종료에 이바지했다거나

이후 전화도청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사임한 대통령인 닉슨의 <워터게이트>를 사건을

앞장서서 이끌었다는 정도는 희미하게 알고 있었으나

영화 <더 포스트>를 보면서 비로소

포스지의 수장이 캐서린 그레이엄이라는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1960년대 이전의 미국은 여성들에게 정계, 법조계, 경영계 유리천장이 높은 시절이었기에

어떻게 그녀가 언론계의 최고 수장이 될 수 있었는지 궁금해서 그녀의 자서전을 읽게 되었다.

책을통해 깊게 알게된 그녀 이야기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남편의 자살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그녀는 아버지가 원래 부유한 사업가로서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금수저 출신이었다.

그런데 남편 필 그레이엄은 스펙은 좋은데 집안은 한참 뒤지는 사람과 결혼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들을 제쳐두고 성실하고 똑똑한 사위에게 포스트지를 물려주었다.

흥미로운건, 캐서린 역시 결혼전까지 신문사 일에 꽤나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그 당시 사회분위기상 결혼후 신문사 일은커녕 경영일선에선 철저히 배제되고

모든것이 사위 앞으로 넘어간다.

아버지의 눈이 정확했던지 그녀의 남편, 필은 포스트지를 엄청 키우는데

그 과정에서 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외도를 하기도 하는 등 정신적 압박감을 견디지못해

결국 정신병원 신세를 지다 퇴원하여 끝내는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러자 문제는 회사를 누가 맡을 것인가를 놓고 엄청 난리가 났다.

자칫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혼란의 한가운데서

이사들은 허수아비라도 일단 불안을 잠재우는데는 사주인 캐서린이 명목상의 사장을 하는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야말로 꼭두각시 사장으로 취급된 것.

그러나 그건 그녀를 너무 몰랐던 이사들의 결정이었다.

물론 그녀 역시 처음에는 엄청 헤맸지만, 이사들이 갖고 있지 않은 한가지를 지니고 있었으니

그녀에게 포스트 지는 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그녀.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식들의 인생이 걸린

한마디로 그녀 가족의 삶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리하여 그녀의 열정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게되니

초반의 우려를 씻고 그녀는 차츰차츰 본격 사장으로 신문사를 장악해나간다.

그러다 결국 포스트지 기자들이 미 정부의 베트남 전쟁조작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사주로서 그녀는 또한번 회사의 존폐를 걸고 기자들에게 취재의 자유를 허용한다.

결국 이 사건은 미정부가 언론사를 고소하면서 대법원까지 가게되고

미 대법원은 6대 3으로 언론사의 정당함을 손들어주었고

포스트지는 그해의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룬 영화가 바로 <더 포스트>인데

영화를 보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얼핏 우리보다 민주주의가 한참 발전했다고 생각했던 미국이지만

걸어온 길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지의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니

사건의 전말은 몰라도 이름은 익숙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공화당 출신의 닉슨 대통령이 민주당 본사를 몰래 침입하여 자료를 빼내거나

심지어 백안관에까지 도청장치를 해두고 정적들을 감시했던 사건으로

미국 행정부 역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사임이란 결과를 낳게된다

그러나 포스트지가 처음 발표당시에는 사건의 전말을 상상할 수 없는 대중들은 물론

심지어 동종업계 언론이들조차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정도로 믿기어려운 사건이었다고.

해서 초반. 포스트지 혼자 취재에 열을 올리는 동안에는 포스트지는 정부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한다.

하지만 결국 하나씩, 둘씩 증거가 드러나며

전 언론사들이 취재에 뛰어들기 시작하며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국회에서 탄핵 움직임이 시작되자 닉슨 대통령이 자진해서 사임을 하게 된거라고 한다.

근데 한가지 씁쓸했던건, 막상 닉승 대통령은 얼마뒤 전격 사면된 반면

오히려 그 보좌진들은 감옥 생활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이렇듯 미국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태풍 한가운데

자신은 감옥을 가고 신문사는 폐업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 속에서도

기자들에게 전권을 위힘하고 이 모든 일들의 총 지휘를 하며 리더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켰으니

이 사건들 이후 캐서린 그레이엄이 한동안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인물로 손꼽히는건

너무도 당연한 일인듯하다.

한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포스트지가 주식시장 상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워렌 버핏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가 역시나

첫째. 포스트지는 가치보다 주식이 저평가되어서 였고

둘째. 포스트지는 자신의 뚜렷한 철학과 확고한 신념을 갖고 기사를 다루기에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

그런뒤, 버핏은 단순히 주식 투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대놓고 그레이엄에게 경영수업까지 조언했다고 하니

역시나 워렌 버핏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녀가 금수저 출신이어서 남편의 죽음 뒤 그 자리를 차지할수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그 자리를 지켜낼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흥청망청하다 결국 회사를 팔아넘기는 경우가 더 많은것이 물려받은 이들의 현실일테니.

그런 의미에서 캐서린 그레이엄은

좋은 언론사를 물려받아 크고 위대한 언론사로 키운

그리하여 그 자신이 비범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녀가 아직 여성 CEO가 드물었던 시절

은퇴할 때까지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는 점과

남성 언론사 사주들도 힘든 정부에 대항하여 민주주의를 한걸음 발전시켰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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