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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산문

언젠가, 당신을 따라서 /진은영

작성자김신자|작성시간26.06.09|조회수31 목록 댓글 5

언젠가 , 당신을 따라서  /진은영

 

 

수업 시강에 어느 학생이 내게 말했잖아

 

우리는 존재의 의자에 앉아 있어요

곧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하려고 ㅡ죽음에게는 아니죠 ㅡ

현미경으로 보지 않아도

모든 데서 반짝이는 자줏빛 박테리아에게,

노란 카누들이 물의 살갗을 쓱 ㅡ싹 베고 나갈 때 흩어지는 물 속 부유물에게

 

과학자는 자기가 발견한 주기율표의 원소에게,

정원사는 부식토와 작은 새싹에게,

시인은 막  태어나 첫울음 우는 아기의 작은 목젖에게

별빛은 폭발하는 먼지를 힘꺽들이마시는 어둠에게,

유의 묽은 입술은 무의 흰 유방에게,

존재는 시간에게 

양보하려고,

 

오후 내내

진료 대기실 간이 의자에서 줄지어 앉아 있다가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드디어 내 차례야! 반가워하면서

문 안으로 들어가는 환자들처럼, 양보없이

 

드디어 당신 차례군,

성실한 보호자처럼 영혼이 몸을 따라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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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윤정오 | 작성시간 26.06.09 감사하게 잘 감상했습니다
  • 작성자남주희 | 작성시간 26.06.09 꽤나 부지런하신 신자 언냐.
    고마부요. 제목이 마음에 듭니다 . 멋져요.
  • 작성자함종대 | 작성시간 26.06.10 잘 감상했습니다.
    바쁜 일상에 이렇게 작품을 소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업 시강에 어느 학생이 내게 말했잖아"
    에서 "강"

    "별빛은 폭발하는 먼지를 힘꺽들이마시는 어둠에게,"
    에서 "꺽"은 오타로 보입니다.
  • 작성자오창환 | 작성시간 26.06.10 저도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겨우 한 권의 시집을 소장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ㅜ
    한강에 이어 다음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지요.
  • 작성자함종대 | 작성시간 26.06.18 new 오늘 한 번 더 감상합니다.
    존재와 죽음-박태리아-부유물-원소-새싹-첫걸음-有-無
    드디어 당신 차례로
    맺음 하며 층층이 쌓은 이미지의 깊이에서 진은영 시인 특유의 정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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