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가 한 이 말은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로 번역되었고, 체육 교관들이 신병들을 가혹하게 훈련시키는 명분이 되어왔다.
하지만 사실, 유베날리스는 완전히 다른 의도에서 그 말을 했다. 위의 격언을 그의 풍자시에서 따온 것이지만 한 문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완전한 문장은 "오란둠 에스트 우트 시트 민스 사나 인 코르포레 사노"(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n corpore sano)로서, 번역하면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이다. 이것은 찬사가 아니라, 당시에 유베날리스가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 신체 단련 열풍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기름을 발라 번질번질한 로마 시대 검투사들의 근육에 대한 그의 논평을 요즘 말로 푼다면 이럴 것이다. "이 근육만 키우는 멍청이들이 생각을 할 줄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상식의 오류사전 I (발트 크래머 등 지음 박영구 등 옮김 경당 35쪽)에서 옮김
* 옮긴이의 덧붙임
우리나라에서는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 또는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글에 쓰인 것처럼 군대에서만 쓰이는 말이 아니라 체육활동을 강조하는 많은 경우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지 못한 사람들도 많고(대표적인 것이 '깍두기'라 불리는 사람들이죠), 몸은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아름다운 정신을 가진 분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올린 날: 20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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