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한(2) - 예수님이 세운 유일무이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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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신학교 학장 제의를 거절하고, 삼위일체 장로교회 목사자리를 사임하고, 기도를 많이 한 후, 우리가 다니던 대학이 있는 그로브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옛날에 우리를 가르쳤던 교수 한 분이 그 도시로 되돌아온 이유를 물었다. 그는 내가 버지니아에서 교세가 확장되는 교회 목사로 그 지역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바 있기에 실망했던 것이다. ... 내가 이사하는 이유를 모두 말해 줄 수가 없었다. 나 역시 그 이유를 분명히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사한지 얼마 안되어 신시내티에 있는 친척들을 방문하는 길에 성서학자로 널리 알려진 작고한 사제의 장서를 사들인 헌책방을 발견했다. 그후 2년이 넘도록 30상자에 달하는 그의 신학서적을 사들여 밤마다 대여섯시간이나 일곱시간 동안 열심히 탐독하여 적어도 2백여권을 통독할 수 있었다. 나는 생전 처음으로, 말하자면 확실한 소식통한테서 가톨리시즘에 대한 내용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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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를 졸업한 이후, 나는 종종 고든콘웰신학교 출신 옛 친구 게리 매타틱스와 늦은 밤 장거리 통화로 ‘전문분야에 관한 얘기’를 했다. 그는 정말 나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인물로 성서를 나만큼 좋아하면서도 가톨릭 교회는 나보다 훨씬 더 미워하는 친구였다. 당시 그는 해리스버그에 있는 장로교회 목사로 일하고 있었다.
우리 두 사람은 가톨릭 교회가 감리교나 루터교 또는 하나님의 성회와 같은 프로테스탄트 종파와는 전혀 다르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종파가 모두 이런저런 교리 내용에서 약간씩 빗나간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만일 가톨릭 교회가 틀리 것이라면 약간 빗나간 정도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전세계의 어느 종파도 로마가 내세우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리교는 예수님이 세운 유일무이한 교회라고 주장하지 않았고, 루터교도 지상에서 절대 잘못이 없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 같은 사람을 우두머리로 세우고자 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성회 역시 베드로로부터 끊임없이 계승되어 왔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들이 운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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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너한테는 털어 놓아야 할 것 같아. 나 노다지를 캤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신학교 다닐 때는 훌륭한 현대 신학자들에 관한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어. 예를 들면 앙리 드 뤼박, 레지날드 가리구 라그랑주, 요셉 라칭거,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요셉 피퍼, 장 다니엘루, 크리스토퍼 다슨, 마티아스 시번 같은 분들 말이야. 정말 놀라워. 설사 그들의 주장이 틀렸다 해도 그들의 세계는 마치 금광과 같아!”
게리는 어안이 벙벙해 졌다. “이봐, 스콧. 천천히 얘기해! 잠깐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게리, 자네가 좀 도와줘야겠어.”
그러자 그가 말했다. “도와줄게. 이 친구야. 도와줄게. 자네가 읽은 책 목록을 보내줘. 그러면 가장 반가톨릭적인 책 목록을 보내 줄테니까.”
그래서 내가 읽었던 가장 좋은 가톨릭 신학책 목록을 게리에게 보내 주었다. 게리가 보내 준 목록을 받아보니, 내가 이미 다 읽은 것들이었다.
한달 후 게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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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통화한 후 한 달 동안 게리는 내가 보내준 목록에 있는 단행본을 모두 읽은 후 다른 몇몇 책들을 더 읽었다고 했다. 이제 그는 이렇게 묻기까지 했다. “책을 좀더 소개해 줄수 있나? 나는 정말 공정해 지고 싶어.”
내가 말했다. “좋아, 책 제목을 몇가지 더 알려줄게.”
약 한달이 지난 후 우리는 새벽 3시경까지 전화로 얘기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킴벌리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킴벌리에게는, 게리가 자기 남편을 이단에서 구해주려고 하느님이 보낸 ‘번쩍이는 갑옷의 기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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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벌리가 속삭였다. “어떻게 되었어요?” 킴벌리는 완전히 깨어 있었다.
“잘 되었어요.”
킴벌리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정말이야? 주님께서 내 기도를 듣고 게리가 도와줄 줄 알았어요.”
“게리가 도와주고 있어. 모든 책을 다 읽었거든.”
“스콧, 그는 진정으로 당신을 생각해 주고 있어요.”
“그럼, 확실히 그래요.”
킴벌리가 물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글쎄, 지금까지 성서에 근거를 두지 않은 가톨릭 교리가 하나도 없다는 거야.”
이 대답은 킴벌리가 듣고자 한 말이 아니었다. “뭐라구요?” 킴벌리가 대꾸했다.
나는 어둠 속에서 킴벌리가 침대에 드러눕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킴벌리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킴벌리를 위로하려고 애썼다. 그러자 킴벌리가 말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나는 지금 배신당한 것만 같아요.”
“미안해요, 미안해. 게리가 아직 연구중이니까 희망을 버리지 말아요.”
나를 구해 주리라고 생각했던 게리는 결국 같이 휩쓸려들고 말았다. 그는 그 나름대로 성서를 면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계약 신학과 초대교회 교부들의 말씀에 비추어 볼 때 가톨릭 신앙이 참으로 이치에 맞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장거리 전화로 통화하면서 가톨릭 교회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 발견해 내려고 함께 노력했다. 가톨릭 교회는 반드시 틀린 것이라야 했다. 그건 기정사실이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약점을 잡았다고 느낄 때마다 우리는 단순한 해답뿐만 아니라 반박할 여지가 없는 해답을 발견하곤 했다. 점점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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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와 나는 계속 전화를 주고받았다. 어느날 그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스승들 중 한 사람인 존 거스트너 박사와의 비공식 회합에 참석해 달라며 나를 초대했다. 거스트너 박사는 하버드 출신으로 반가톨릭 신념이 강한 칼뱅주의 신학자였다. 게리는 그에게 우리가 가톨릭 교회에서 주장하는 바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그는 의문을 풀어주려고 그 만남을 매우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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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트너 박사와 나는 여러시간 동안 함께 차를 타야 했다. 그처럼 경건하고 박식한 학자와 견해를 주고받게 되어 흥분이 되기도 하고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거스트너 박사와 차를 같이 타고 가면서 4시간 동안 격렬한 신학 토론을 했다. 나는 그동안 비축해 놓은 쟁점을 털어놓고 있었다. 그것은 모두 가톨릭 교회가 구약의 구원역사의 정점이며 신약이 구현된 것이라는 논리였다.
거스트너 박사는 주의 깊게 귀를 기울였다. 관심을 갖고 내 의견을 존중하면서 쟁점마다 답변해 주었으며 내가 말하는 바를 새롭게 여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논리가 아무에게도 로마 가톨릭 교회에 들어가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톨릭 교회를 ‘사탄의 회당’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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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몇시간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주로 거론된 것은 의화문제였다. 의화는 단순히 책임을 이행하는 것만이 아니고, 트리엔트 공의회의 견해에 의하면 하느님의 아들이 되는 것이라는 가톨릭 입장의 견해를 내가 설명했다. 6시간동안 게리와 나는 여러 가톨릭 입장을 거론했다. 반박을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또한 해답을 얻지 못한 여러 문제를 제기했다.
모임이 끝날 무렵 게리와 나는 서로 쳐다보았다. 둘 다 창백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동안 개종으로 인한 굴욕을 당하지 않도록 누군가가 우리를 구해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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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스트너 박사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에게 성서 어디에서 ‘오직 성서만으로’라는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지 지적해 달라고 했다. 그는 새로운 논리를 단 한가지도 말하지 못했다. 그 대신 그는 이런 질문을 했다. “스콧, 만일 자네가 영감을 받아 적은 하느님의 말씀이 성서 속에 틀림없이 들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지금 우리에게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내가 대답했다. “거스트너 박사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사님이 물었으니까 제가 생각하는 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종교개혁 이후 지금까지 25,000개가 넘는 프로테스탄트 종파가 생겨났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도 매주 5개의 새로운 종파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종파마다 성령과 성서가 의도하는 바를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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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트너 박사님, 그리스도는 책과 성령만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복음서 어디에도 사도들에게 집필에 관한 말씀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들 중 절반도 안 되는 사람들이 신약성서에 포함된 책을 썼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베드로를 보고 하신 말씀은 ‘내가 이 바위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데 저승문들도 내리누르지 못하리라’ 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께서 교황과 주교들과 공의회로 구성된 교회를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는 사실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해줍니다. 이 모든 것은 성서 말씀을 실천하고 해석하는데 필요하지요.”
- [영원토록 당신사랑 노래하리다]중에서 -
스콧 한(Scott Hahn) ․ 킴버릴 한(Kimberly Hahn), 바오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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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교회와 가깝게 머무르십시오.
교회만이 성사 안에 진정한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오상의 성 비오신부님 -
-오, 나의 주님 http://m.blog.daum.net/santi230/4605944?np_nil_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