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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자비

나는 아버지를 죽였다

작성자천국열차 승무원|작성시간21.04.14|조회수309 목록 댓글 0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

 

나는 아버지를 죽였다

 J’AI TUE MON PERE

 

엠마뉘엘 마이야르 수녀

 

 이런 일은 처음으로 들어보는 드문 이야기였다! 나탈리아는 공포의 끝까지 가기로 결심했고 결국 성공했다. 자기 아버지가 두 남자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되는 가장 끔찍한 장면을 직접 목격했으니 말이다. 그 순간 나탈리아는 울기는커녕 아무런 슬픔도 느끼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이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은 것은, 겨우 열세 살에 파란곡절을 겪었던 탓에 아버지 암살행위에 그녀도 함께 가담했기 때문이다.

 

 나탈리아는 1983년 브라질의 매우 가난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지역에서 태어났다. 온갖 쓰레기더미 위에 쥐들이 우글거리는 불결하고 낙후된 그곳 사람들은 날마다 고함지르며 싸웠다. 나탈리아의 어머니는 고작 열일곱 살에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하던 중 이 딸을 낳았다. 그 빈민가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나탈리아의 어머니는 자신을 완전히 죽음으로 몰고 가는 헤로인을 복용했으며, 그것을 구하기 위해 매춘하며 살고 있었다. 그녀는 마약에 찌들어 자기 딸을 돌볼 능력이 전혀 없었기에 어머니 역할을 완전히 내팽개쳐 버렸다. 그래서 가까운 친척집에서 나탈리아를 키웠는데, 불행하게도 그들 역시 폭력과 마약이 일상인 밀매업자들이었다.

 

 어린 나탈리아의 마음은 순식간에 증오와 반항심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아홉 살이 되자 역시 마약 중독자인 아버지 집으로 옮겨가서 살게 되었다. 아버지는 나탈리아를 너무나 고약하게 대하며 학대했다. 반면에 자기 인생을 함께하는 여자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지극히 다정했다. 그러니 어린 나탈리아의 마음속에서 분노의 감정이 점점 수위를 높이며 커져갔다.

 

 그래도 공포나 분노가 최고 수위까지 닿지는 않은 때였다. 그 어느 날 아침, 아버지가 나탈리아를 부르더니 등을 마사지해달라고 했기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마시지 도중에 아버지의 진짜 속셈이 드러나고야 말았다. 아버지란 사람이 폭력을 행사하며 어린 딸을 범해버렸던 것이다.

 

 그 끔찍한 일을 당한 순간부터 그녀는 삶의 의욕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공허감이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아갔다. 짐승보다 못한 아버지에 대한 격렬한 증오심도 날이 갈수록 어린 나탈리아를 휘감았다. 하느님과 온 세상에 대한 난폭한 반항심도 품게 되었다. 이런 악한 감정들은 이윽고 한 가지 생각으로 단단하게 모아졌다. 아버지를 죽이자!

 

 아버지의 끊임없는 폭력에 시달리던 중 나탈리아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대들다가 오히려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겨우 열세 살인 소녀에게 수감생활은 내적 폭력성을 더 키워주었다. 그리하여 아버지를 죽이려는 결심을 굳히고는 과감하게 행동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형을 마치고 나온 후 어느 날, 나탈리아는 12유로와 맞먹는 50,000R$ 돈을 벌게 되자 청부 살인업자를 서둘러 찾아갔다. 그 돈으로 아버지를 대신 살해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 푼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그 살인업자들은 어린 소녀가 왜 친아버지를 죽이려고 하는지 이유를 캐물었다. 그녀가 아홉 살 때 아버지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사실을 듣자 그들은 그녀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 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탈리아는 자신을 범한 친아버지라는 파렴치한 인간이 고통 속에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었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이 되고 말았다. 그런 비극적인 일을 저지른 나탈리아의 영혼은 영원히 파멸되었을까?

 

 그 무렵 청년 선교사들이 나탈리아가 사는 바라크 빈민가에 도착하여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 선교사들의 모습과 삶은 나탈리아의 모습과 삶도 근본적으로 바꾸고 말았다. 그들은 나탈리아가 그때껏 한 번도 본 적 없고 체험하지도 못한 기쁨으로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교사들은 그 빈민가의 병자들을 돌보고 더러운 오물들을 치우고 깨끗하게 청소해주었으며 주민들에게도 헌신적으로 봉사하기 시작했다. 왜 그들은 그처럼 힘든 일들을 기꺼이 하는 것일까? 더욱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나탈리아는 도저히 이 사실을 믿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이렇게 위대하고 또한 사심 없는 사랑이 가능한가?

 

 나탈리아는 그처럼 환한 기쁨과 넘치는 사랑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 선교사들은 자신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소개하며 예수님의 사랑 때문에 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했다. 예수님? 어떤 분일까? 아주 어릴 때 들은 적은 있지만 나탈리아에겐 예수님의 존재는 너무나도 까마득하고 생소했다!

 

 그 선교사들이 희생적인 봉사를 통해 보여 주는 생생한 증언으로 나탈리아의 모든 것이 변하게 되었다. 활활 타오르는 열기가 그녀의 마음속에 스며들어왔고 거대한 희망도 몰려왔다. 인생의 요람기!

 

 그 뜨거운 열기에 감탄한 나탈리아는 선교사들과 함께 일하는 앙리끄 신부님을 찾아갔다. 마약중독, 증오심, 아버지 살해, 이 세 마디로써 신부님에게 자기 인생을 털어놓았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된 것은 그 청년 선교사들이 보여준 사랑이었다는 말도 덧붙이며, 예수님을 알게 되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히 말씀드렸다. “저도 그 선교사들처럼 되고 싶어요. 제게 세례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앙리끄 신부님에게서 나탈리아의 말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

 “나탈리아가 그랬습니다. ‘제겐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저는 악마가 얼마나 인생을 파멸시킬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랑이 우리를 진실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로 태어났습니다! 저는 〈자비의 동맹〉 공동체를 자주 드나들면서 하느님의 생생한 현존과 말씀을 발견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파우스티나 성녀에게, ‘가장 많은 죄를 지은 죄인들이 내 자비에 의탁한다면 그들은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성인이 될 것이다.’ 하신 말씀은 제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나탈리아의 “예.” 덕분에 그녀의 가족 모두 구원받을 수 있었다. “믿으라. 그러면 너와 네 온 가족은 구원받을 것이다.” 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이 그녀에게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 청년들의 〈자비의 동맹〉 공동체는 이제 마약중독에서 벗어난 나탈리아의 어머니와 형제자매들도 받아주었다.

 

 지금 나탈리아는 선교사가 되어 복음 전파에 자신의 생을 모두 바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을 변화시켰던 그 자비로운 사랑의 힘을 증언하고 다닌다. 정녕 그 사랑은 우리 모두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힘차게 전한다.

 

 그리고 영원히 남을 추억이 나탈리아의 기억 속에 새겨지게 되었다. 소녀시절에 아버지를 살해하기까지 했던 그녀가 2013년 상파울루에서 개최된 〈가톨릭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문한 그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도록 선정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잃었다가 다시 찾은 당신 자녀들에게 기꺼이 주시려고 준비하신 하늘 나라의 그 선물 중의 하나를 나탈리아에게 주신 것이다!

 

박 아가다 수녀 옮김

 

(마리아지 2021년 3•4월호 통권 226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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