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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 예수님 승천과 성령 강림, 그리고 어머니 2/2

작성자천국열차 승무원|작성시간26.06.22|조회수17 목록 댓글 0

(693) 예수님 승천과 성령 강림, 그리고 어머니 2/2

 [신약 외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 <랍불라 복음서세밀화> 피렌체 메디치 도서관 소장(wiki commons)

예수님 승천 세밀화 하단 정중앙에 어머니 마리아가 후광을 두른 채 양손을 들어 기도하는 자세로 서 있다. 사도들은 마리아의 양옆에 배치되어 있다. 오순절 세밀화에서도, 불꽃 모양의 혀가 내려오는 현장에서 열두 사도의 정중앙에 서 있는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7세기 교부 고백자 막시무스의 문헌과 6세기 시리아의 랍불라 복음서는 이를 조금 더 분명한 언어와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예수님 승천이나 성령 강림을 묘사한 다른 이콘과 성화들도 그 현장에 어머니가 계셨다는 믿음을 드러냅니다. 1600년에 완성된 엘그레코의 유화 성령 강림은 특히 유명합니다. 이 유화도 성모님이 성령 강림 현장 한복판에 계셨음을 표현합니다.

 

   「랍불라 복음서필사본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부터 오순절 성령 강림에 이르는 시기 동안 어머니 마리아가 사도 공동체와 함께했다는 믿음은 고대 미술에도 담겨 있습니다. 586년 시리아 자그바 수도원에서 제작된 채색 성경 필사본 랍불라 복음서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 필사본 맨 앞부분에는 십자가 처형, 부활, 승천, 성령 강림 등 예수님의 생애를 표현한 세밀화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승천과 성령 강림을 표현한 세밀화에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루카 24, 50-51예수님께서는 그들(제자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라고만 기록하지만, 랍불라 복음서의 승천 세밀화는 어머니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묘사합니다. 심지어 정중앙에 어머니가 계시고 사도들은 그 양옆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오순절 세밀화도 불꽃 모양의 성령이 내려오는 현장의 정중앙에 마리아를 배치함으로써 마리아가 성령 강림 현장의 한복판에 계셨음을 부각시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성령 강림의 불꽃이 내리던 그 순간, 사도들과 함께 성령을 받으며 새롭게 탄생하는 교회의 시작을 함께했던 것입니다. 이 그림들은, 마리아가 예수님 승천과 성령 강림 현장에 있었다는 전승이 6세기경에는 개별적인 상상을 넘어, 전례와 성경 필사본에 반영될 만큼 교회 삶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어머니 마리아가 승천과 성령 강림의 현장에서 사도들과 함께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듯합니다. 훗날 낯선 이방 땅으로 흩어져 험난한 선교 사명을 수행하고, 결국 순교의 피를 흘리게 될 사도들에게, 예루살렘 다락방에서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성령을 맞이한 기억은 그들의 나머지 긴 여정을 이어 나가게 해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65월호,

송혜경 비아(한님성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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