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의 시동을 끄는 시간]
우리는 흔히 열정적인 삶을 예찬한다.
무엇을 하든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 그것은 분명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드는 강력한 엔진이다.
그러나 거침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그 엔진 뒤에는,
반드시 스스로를 비추어보는 거울이 함께 있어야 한다.
삶에는 열정만큼이나 나를 되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배우 박하선 씨는 과거에 자신을 늘 "솔직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그 '솔직함'이 누군가에게는 날카로운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내가 가진 솔직함의 당당함이 타인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나는 뒤끝이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거침없는 언행을 정당화하는 이들을 종종 본다.
본인은 뒤끝이 없어 개운할지 몰라도, 그 당당함이 휩쓸고 간 자리에 누군가는 깊은 생채기를 안은 채 서 있을 수 있다.
나의 시원함이 타인의 아픔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달리는 것은 당당함이 아니라 오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늘 겸손하게 삶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열정만 가득한 삶은 마치 앞만 보고 돌진하는
불도저와 같다.
불도저는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흙더미를 밀고 나가지만, 그 육중한 바퀴와 삽날 아래 이름 모를 작은 생명들이 짓밟히고 다치기 십상이다.
우리에게는 가끔 불도저의 거친 시동을 끄고 운전석에서 내려올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밀고 온 흙더미 앞으로 걸어가, 혹시 내 열정에 치여 다치거나 걸려 넘어진 이웃은 없는지 가만히 살펴야 한다.
열정으로 삶을 밀고 나가되, 성찰로 삶을 다듬는 것.
그 두 가치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때, 우리의 삶은
비로소 타인에게도 따뜻한 풍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