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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

작성자최승현|작성시간09.11.12|조회수89 목록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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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리기독교 소멸하는 순간,

결속성이 깨지고

그 순간 제도로서의 종교 파괴된다.

그리고 종교가 존재하여야 할 이유도 사라진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이 깨지는 순간 ...

착하게 살자는 윤리 의식 운동만 남는다.

 

남는 것은 사실은 운동권이지만 예수의 탈을 쓴 사람만 남는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나름의 이론의 토대는 세울 수 있다.

 

그런데 반드시나 절대가 되어야 할 존재의 당위성도 사라지고

상대성만 남는 것이다.

 

그것이 진보기독교인들의 바람이다.

 

유럽의 힘 없는 기독교처럼.

최소한의 틀과 존재성만 남고 ...

영향력은 전부 사라지는.

 

새로운 기독교라는 것이 그것이다.

파괴와 창조가 같이 가는 것이다.

 

예수를 따르는 삶.

 

예수와 석가모니가 같은 세상을 보았지만

같은 방식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

그냥 착하게 살아도 아무 상관없는데 거기에 불필요하게 예수님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목사라는 라이센스가 없으면,

고통받는 크리스찬들을 구해줄 수가 없다.

말이 안 먹히기 때문이다.

 

야 이거 웃기는 일이다.

크리스찬으로 진실해지자니 크리스찬인 것을 부정해야 되는 답.

 

전쟁터에 가는 장수가 갑옷을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칼 한 자루 들고 서는 기분이다.

 

관음보살은 모든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기까지 성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관음보살은 아니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꼭 그짝이다.

 

일종의 역사성과 체계와 학문을 갖춘

거대한 장편 소설의 완결편.

예수.

그리고 바울과 나머지 사도들.

 

이 소설책으로 인간이 왜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

그거 설파하는 꼴이다.

 

죽은 뒤에 나도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

솔직하게 말하면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모른다고 해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천국이나 지옥도 문학적 비유와 상징이지,

실제 그 의미가 아니다.

 

야 이거 봐라 ...

사실이 이건데 ... 진짜 어떻게 라이센스 땄다고 그거 가지고 밥 벌어 먹냐.

그럼 완전 약장수되는 것이지.

 

나 하나 목사 되어서 인생 조지면,

수 많은 사람들이 목사들에게 삥 뜯기는 거 막아줄 수 있고

수 많은 여자들이 목사들한테 성폭행 당하는 거 막아줄 수 있다.

 

최소한 사람 같은 카톨릭으로 개종하도록 ... 선택의 기회라도 줄 수 있다.

 

카톨릭은 그 종교 자체의 모순을 깐다면 깔 수 있지만

최소한 한국사회에 암적인 존재는 아니니까,

카톨릭 신자는 부모조상 제사 지내는 거 교리 때문에 캔슬 내지는 않으니까.

 

 

2.

 

은근슬쩍 기독교인 때려 치려고 강투형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미 넌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서

최소한 용돈이라도 받으면서 노동운동하기는 글렀다는 대답이 들어왔다.

ㅠㅡㅠ

 

사회복지를 업으로 산 사람에게 슬쩍 가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넌 학력이 안되서 스페어타이어로는 기능해도 ...

어느 센터의 장으로는 설 수 없을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ㅠㅡㅠ

 

부귀영화 같은 것 바라지도 않았다.

무슨 알량한 명예욕 그런 거 바라지도 않았다.

최소한 저 놈이 진정성을 가지고 뭔가 열심히 하는 구나.

바랐다면 겨우 그 정도 바랐다.

 

선택지가 없다.

내 현실이 너무나 열악하다.

 

스타일은 목사보다는 중에 가까운데 ...

제도종교란 것이 썩을 만큼 썩어서 거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 똑똑하게 적당히 해먹으니

내부적으로는 더욱 탄탄하다.

 

착하게 살긴 사는 건데 ... 최소한 먹고는 살아야 할 것 아닌가.

풍족한 생활까지는 안 바라도 ...

생존 정도는 보장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

 

마음으로는 부조리한 이 세상이 바뀌도록

진짜 당장 튀어나가고 싶다.

그런데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최소한 짱돌이라도 되어 봐야 ... 바위한테 가서 허세라도 부려볼 것 아닌가.

 

목사가 된다해도 어떤 교리의 결속성을 지키며

이웃에 봉사하며 ...

제도종교의 제사장으로 기능하며

파워와 한계를 동시에 갖춘

그러한 삶의 자리.

 

나는 그러한 자기 삶의 자리에 충실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건 그 의미대로 의미가 분명 있고

그래서 그런 분들은 애초에 까지 않는다.

그거까지 까면 그게 더 또라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나다.

내 삶의 자리는 그러한 것에 없다.

그렇다고 종교무용론이나 기독교 죽어라까지도 아니지만 ...

가장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종교인을 그만두지 않는 경계선에 턱 하니 걸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절대적인 당위성까지는 주장하지 못하여도

교회가 존재해야 하고

목사가 있어야 하는

진보기독교의 당위성은 받아 들이기로 했다.

 

공부를 한다면 지금 그 공부를 하고 있다.

 

어찌되든 장학금까지 받았으니 교회밥을 어설프게라도 먹은 셈이고 ...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힘을 가질 수단을 찾았으니

그 수단을 귀히 여기고

그 수단을 나의 절대적인 수단으로 여기고 사는 것이

그나마 양심적이다.

 

 

3.

 

안티들의 품성이나 인간성은 꽝이지만

그들이 아주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하는 짓이 또라이같지만

행위를 제거하고

말을 들어보자면 그 말도 맞다.

 

신학이 아무리 배울 것이 많고 세련되어도

 

예수님이 하느님이 아니다 라고 솔직하게 말하게 되면 ...

모든 것이 흔들린다.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역사적 예수>인 법인데 ...

그것은 절대가 될 수 없다.

상대적인 우리의 답이다.

 

사회구조악을 빼고 개인의 모든 것을 상대적인 것으로 환치시킨다면,

<역사적 예수>를 나의 구주로 ...

실천을 긍지로 살아간다면 그것도 멋진 답이다.

 

그런데 누가 <체게바라>가 저의 구주입니다.

이렇게 말해버리면 ...

그 사람이나 나나 ... 또 차이가 없어지는 것이다.

 

종교라는 것을 다르게 이해한다면 또 흔들림 없는 답이 완성되지만,

원래 의미 그대로의 기독교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종교졸업반이 되거나 상대적인 답을 받아들인 진보기독교인이 되거나

원래 크리스찬이었던 이에게 남는 것은 이 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 그래도 ... <케리그마의 그리스도>를 버리지 않은 사람도,

비판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겠다.

<역사적인 예수>는 신앙의 대상이 될 수가 없고,

누군가들의 한계는 신앙의 대상이 있어야만 할 수도 있다.

 

솔직하든 ... 비교적 솔직한 편이라서 <케리그마의 그리스도>를 버리지 않았든지 ...

평신도이든 성직자이든 ...

그대들이 해야 할 삶의 길이.

막 가야 하는 내가 걸을 수 없는 섬김의 길이 또 있겠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라고 해서 진정성이 없거나 가짜라고 보지는 않겠다.

 

단지 ... 내 글이 ... 인생 무난하고 순수하게 살아가던 보수적 크리스찬에게 ...

엄청난 시험이 될까봐 그것이 두렵다.

고통받는 사람을 구하고 싶었지 ...

삶의 울타리 안에서 만족하던 사람을 흔들고 싶지는 않은 까닭이다.

 

<역사적인 예수>를 말하면 말할 수록,

내 입지는 좁아지고 ... 할 수 있는 일도 한계가 있고 ... ...

튀면 튈 수록 ... 늘어만 가는 것은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쌍욕이겠지만 ...

 

내가 싸워야 할 상대는,

 

교리기독교와 자본주의 체제 두 가지 모두다.

 

그나마 ... 정말로 위험해지면 바로 튈 것이라는 ... 고백 하나가

내게 위안을 준다.

고생은 해도 되지만 ... 노후는 뜨근한 아랫목에서 ...

가족과 자식들과 함께 ...

 

아버지는 정말로 용감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용감했고

아버지는 정말로 헌신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삶을 사시고

그러면서도 자기 것도 조금은 챙겼어요.

그래서 양심에 찔려서 멋있는 척은 별로 안했어요.

그래도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나는 이 말을 듣고 싶다.

 

웃기려고 쓴 게 아닌데 ... 진지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정말 웃기다.

 

우리 인생들에게는 삶이 희극인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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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최승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1.14 그렇군요 ... 그 한계에 도전해보렵니다..
  • 작성자부산민들레 | 작성시간 09.11.14 느낌이 참 다른 두 글~ 한돌님 글과 승현님 글~ 덤목사님께서 늘 신앙을 생활로 살아야 해~하는 말씀의 차이가 이런 걸까요?~
  • 답댓글 작성자최승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1.14 저는 아직 한게 없습니다. 젊은이 객기로 글을 쓰다보니 전투적인데 ... 그런데 아직도 한 게 없지요.
  • 작성자에버 | 작성시간 09.11.15 유형의 소위 '교회'에 대하여 고민하던 차에,, 승현님의 글을 보니 반갑다라고 할까,, 진지한 글 계속 부탁드리고 싶네요^^~
  • 답댓글 작성자최승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1.15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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