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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짝사랑의 역사 1

작성자Now Kim|작성시간21.05.12|조회수1,959 목록 댓글 30

 

 

“아니 들어봐, 며칠 전에 인문관 앞을 지나가는데 가죽 자켓에 은테 안경을 쓴 남자가….”

 

“아 얘 또 시작이네.”

 

“한두 번이냐. 그냥 비지엠이라 생각하고 들어.”

 

 

 

2n년을 살아오며 내 인생에 이름이 쓰인 수많은 남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잘생김. 두 번째, 잘생김. 세 번째, 미치도록 잘생김. 그리고 마지막으로 흰 피부. 이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다면 자칭 프로짝사랑러의 무궁한 ‘짝사랑의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짝사랑의 역사

 

 

 

 

고등학교 시절 조용한 도서관 한켠에서 읽은 로맨스 소설에서는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단 3초면 충분하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사랑에 그리 거창한 이유가 따라붙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떨어진 명찰을 주워주며 마주친 눈에도 단박에 사랑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사랑을 쉽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짝사랑을 진행 중인 동안에는 간이며 쓸개며 다 빼놓을 것처럼 행동했다. 그것을 여러 번 반복하며 짝사랑이란 재미없는 일상에 하나의 낙처럼 자리 잡았다.

 

 

지금 내 앞에서 술을 단박에 털어 넣는 애 이름은 이제노. 내 초등학교 짝사랑 상대였다. 체육 시간에 시작한 숨바꼭질에서 유일하게 나를 찾은 애. 내 첫사랑이다.

마지막까지 남겠노라 의지를 불태우며 찾아 들어간 곳은 배구공 더미였다. 캄캄하고 비좁은 공 사이에서 곧 찾으러 올 술래를 기다렸다. 아마 한 30분? 그 정도 지났을 거다. 이제는 언제 오나 전전긍긍하며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던 찰나, 머리 위를 짓누르는 배구공을 꺼내 든 건 이제노였다.

 

 

 

‘여기 있었네. 찾아서 다행이다.’

 

 

 

여기서 말하지만, 이제노는 술래가 아니었다. 제노의 손을 잡고 배구공 더미를 나올 때는 이미 체육 시간이 끝난 후였고 이제노는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아직 숨어있던 나를 찾은 것이다. 먼지로 메케한 공기와 컴컴한 어둠 속에서 열린 문 사이로 비치는 단 한 줄기의 빛이 어린 이제노 뒤로 광활하게 드리웠다. 그게 나는 운명인 줄 알았지.

 

 

 

‘제노야 우리 사귈래?’

 

‘아잇, 아니.’

 

 

 

뜬금없는 고백에 눈을 얄쌍하게 접으며 거절한 제노였지만, 한번 시작한 사랑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신념으로 걔를 좋아했다. 그렇게 몇 년을 졸졸 쫓아다녔다. 한 3년 동안은.

 

 

 

‘너 명찰 떨어졌는데.’

 

 

 

때는 바야흐로 중학생 시절. 무시무시한 선도부 앞에서 사라진 명찰을 찾아 가방을 뒤적이고 있을 때 하얀 손가락이 익숙한 명찰을 내밀었다. 어어, 고마워. 명찰을 받아 들며 고개를 드니 무슨 아기 고양이처럼 생긴 애가 방긋 웃고 있는 거다. 그 얼굴을 마주한 순간 짝사랑의 동향이 변했다. 이름은 황인준. 지금 이제노 옆에서 잔을 부딪치며 또 시작이라고 말대꾸를 하던 애다.

황인준을 마주한 찰나에 나는 내 이상형의 정의를 내렸다.

 

 

 

‘인준아, 내 이상형은 잘생기고 하얀 남자야.’

 

 

 

손을 붙잡고 눈을 번쩍이며 하는 말에 숫기 없던 황인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빼낸다.

 

 

 

‘그럼 나는 아니네, 나 완전 까맣거든.’

 

 

 

퍽이나. 내가 너처럼 하얀 애는 본 적이 없는데. 어이없이 고백도 하기 전에 까였지만, 그에 굴할 내가 아니었다. 차이는 건 이제노에게 이미 단련되어 있었거든.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까지 황인준에 대한 내 마음은 트루럽이었다. 물론 그사이에 적지 않은 고비가 있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꿋꿋이 견뎌냈다는 말이다. 그런 황인준을 포기한 이유는 국적이 달라서. 사실 내가 장거리 연애에는 취약하거든.

 

 

 

“가죽 자켓하니까 생각난다.”

 

“어떤 거?”

 

“쟤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형.”

 

 

 

초등학교에 이제노, 중학교에 황인준이 있었다면 고등학교에는 정재현이 있었다. 하얀 얼굴에 단정하게 껴입은 교복, 그리고 수려한 외모에 맞게 전교 회장이었던 그 오빠. 황인준을 자의 아닌 반 타의적으로 포기한 이후로 식음을 전폐하며 시들시들하게 앓고 있었을 때가 있었다. 인적 드문 복도 벽에 기대어 사색에 잠겨 슬픔을 되뇌이고 있는 중에 마주쳤던 사람이 정재현이었다.

 

 

 

‘어디 아파? 보건실 데려다줄까?’

 

 

 

내게 다가와 말을 거는 얼굴 뒤로 후광이 비췄다는 표현은 과언이 아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빛이 났다.

 

 

 

‘오빠 얼굴 보니까 이제 안 아픈 것 같아요.’

 

 

 

넋이 나가 중얼거리는 대답에 당황한 낯을 하고 웃었다. 하하, 재밌는 애구나.

그때부터 정재현을 보기 위해 평일 아침을 기다리는 거나 다름없었다. 빼빼로 데이엔 빼빼로를 가득 담아 오빠에게 내밀었고, 발렌타인 데이 겸 정재현의 생일에는 수제 초콜릿을 사 받쳤다. 물론, 직접 만들어보려는 노력도 했다. 처참한 결과물에 모조리 황인준과 이제노의 입으로 들어갔다는 게 문제였지. 수업 시간에는 창문 밖으로 마주 보고 있는 오빠의 교실을 바라보며 한창 로미오와 줄리엣을 찍고 있을 무렵 정재현의 졸업이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대망의 졸업식 날 밤. 가죽 자켓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정재현을 보고 깔끔하게 마음을 접었더랜다.

 

 

 

“이유가 뭐였지?”

 

“쟤 뭐 왕자님 같다고 좋아했잖아. 근데 그렇게 입은 걸 보니까 지 상상이 깨졌다 그랬나.”

 

 

 

황인준의 말이 맞다. 내가 알던 정재현은 귀티 나고 반듯한 착실한 귀공자였는데 막상 그렇게 입을 정재현을 마주하니 상상이 와장창 깨졌다. 차라리 어울리지라도 말지. 왜 그렇게 잘 어울려서 사람을 충격받게 하냔 말이야. 아무튼, 오빠와 상상 속 오빠의 괴리감을 느끼며 내 절절한 짝사랑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전 남자친구랑은 어떻게 헤어졌지?”

 

“아 걔 얘기는 꺼내지도 마!”

 

“옷을 이상하게 입….”

 

“아악! 하지 말라고!”

 

 

 

황인준은 왜 저렇게 기억력이 좋은지 모르겠다. 전공 수업이나 기억하지.

내가 아무리 프로 짝사랑서라고 해도 연애를 해본 적은 있다. 대학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만났던 애였는데, 보자마자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청순과 귀여움의 콜라보레이션. 기계공학과 김정우. 처음으로 내게 관심을 보인 남자이기도 하다.

김정우는 과제에 치여 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던 때에 코코팜과 함께 제 번호 11자를 내밀었다. 코코팜 좋아하시면 연락 주세요. 솔직히 코코팜보다는 얼굴에 홀려 연락을 시작했었다. 그렇게 흘러 흘러 시험이 끝나고 제대로 된 첫 데이트 날.

 

 

 

‘옷이… 그게 뭐야?’

 

‘제대로 된 데이트는 처음이니까. 제일 예쁜 옷으로 입었어! 어때?’

 

 

 

김정우는 상체까지는 완벽했다. 입고 온 바지가… 이상해서 그렇지. 그 사람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김정우는 모든 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시선을 감당하지 못한 것은 나 하나뿐이었고. 화려한 바지를 보고 오만 정이 떨어졌었다. 얼굴의 힘으로 참아보려고 했지만, 데이트마다 이상한 것을 걸치고 오는 김정우를 보며 나는 쟤를 닮을 그릇이 되지 않는구나, 뼈저리게 느낄 뿐이었다.

 

 

 

‘정우야, 너는 내가 담기에 너무 큰 존재다.’

 

‘뭐? 내가 잘할게. 몸을 좀 줄일까? 헤어지지 말자. 제발. 응?’

 

 

 

가련한 얼굴이 나를 붙잡았지만 사실 자신이 없었다. 미안, 우리는 인연이 아닌가 봐. 김정우는 아마 아직도 헤어진 이유를 모르겠지. 아, 또 생각하니까 좀 미안해지네.

 

 

 

“쟤는 맨날 이상한데 꽂혀서 포기해.”

 

“이번엔 얼마나 가려나.”

 

“야 이제노 우리 내기할래? 진 사람이 술 사기.”

 

“그래. 그럼 나는 한 달 걸게.”

 

“나는 일주일.”

 

“야 너희는 친구의 사랑이 한낮 유흥 거리야? 그리고 내 짝사랑은 적어도 1년 이상은 갔거든?”

 

 

 

옆에 앉은 황인준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다가와 테이블을 톡톡 두드린다.

 

 

 

“저기요. 너무 시끄러운데 조용히 좀 해주세요.”

 

 

 

테이블 앞에 선 남자가 날카롭게 우리를 쏘아본다. 아, 예. 대충 끄덕이는 내 고개를 날카롭게 째려본 남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무슨 술집 지 혼자 쓰나. 목청이 뭐 그리 큰지 혼잣말이 귀에 콕콕 박혀왔다. 지금 저거 우리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 눈을 부릅뜨고 까만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으니 황인준이 내 팔을 붙잡는다. 아냐, 우리 진짜 시끄러웠어. 확 상해버린 마음에 술을 털어 넣었다. 어쨌든, 내 짝사랑에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다. 하지만 아무리 얼굴에 홀렸대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인성, 싸가지. 그러니까 저런 싹퉁바가지는 절대 내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는 거지. 절대로.

 

 

 

 

 

짝사랑의 역사

 

 

 

 

“어? 사람이 말이야. 칼을 뽑았으면 지우개라도 썰어야지.”

 

 

 

그렇게 말은 했지만 사실 수많은 시간을 지나오며 내 성향은 당돌함에서 수줍음으로 바뀌었다. 당차게 이제노에게 고백하던 코찔찔이는 어디 갔는지, 지금 멀리서 그 남자만 바라보는 중이라는 거다. 몇 날 며칠 황인준을 인문관에 들를 핑계로 불러내니 이제 반가운 티도 안 낸다.

 

 

 

“그냥 번호를 얻으라니까?”

 

“아이 씨, 암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잠복 수사로 얻은 정보는 꽤 쏠쏠했다. 이름은 김도영. 경영학과를 재학 중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두 살 많은 것 같고. 황인준 그거 아냐? 두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대. 소곤대며 얘기하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네 살 아니야? 팍 씨, 내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 눈을 치켜뜨고 노려보니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서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 그게 맞는 거 같다.

복도를 서성이던 김도영은 빈 게시판에 종이를 야무지게 붙이고 떠난다. 그에 황인준을 붙들고 게시판 앞까지 끌고 가니 투덜대면서도 곧이곧대로 끌려온다.

 

 

 

“영화 동아리? 오, 여기 그 사람 번호도 있네!”

 

“야야 황인준 뭐해.”

 

“뭘?”

 

 

 

멀뚱히 서 있는 황인준을 툭툭 치며 말하자 눈을 땡그랗게 뜨고 반문한다. 감 잃었네, 감 잃었어. 이제노였으면 진작에 핸드폰 들었을 텐데.

 

 

 

“빨리 연락해서 3명 가입한다고 얘기해야지, 안 하고 뭐 하냐고.”

 

“엥, 너 영화 싫어하잖아. 2시간 동안 쓸 집중력 없다며.”

 

“팍 씨, 그냥 하라면 해.”

 

“으응.”

 

 

 

입술을 삐죽 내밀고 서운한 티를 내면서도 고분고분 타자를 친다. 영화 동아리. 김도영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데? 예민의 절정인 표정을 하고 아스라이 비치는 빛을 받는 김도영이라니. 상상만 해도 잘생겼다. 느낌이 좋았다. 드디어 내 짝사랑의 성공결말을 남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쩜 포스터도 기깔나게 잘 뽑았네. 머릿속으로 이미 웨딩마치를 올리고 있는데 황인준이 팔을 톡톡 친다.

 

 

 

“점심 끝나고 시간 되냐는데?”

 

“당연하지! 지금 당장도 된다고 해!”

 

“나 지금은 싫은데….”

 

“빨리 연락해.”

 

“으응.”

 

 

 

황인준은 이기지도 못할 게 자꾸 토를 단다. 눈을 부릅뜨고 올려다보니 또 열심히 문자를 보낸다. 야야 부회장이 지금 안 돼서 안 된대. 벽에 걸린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하는 내 곁으로 다가온 황인준이 문자를 읽어준다. 아, 부회장이 이렇게 나를 막네.

 

 

 

“그냥 점심 지나서 보자고 한다?”

 

“응.”

 

“아! 이제노한테 물어봐야 되는데!”

 

“괜찮아. 오늘 걔 하는 거 없어.”

 

 

 

머리를 쥐어뜯는 황인준을 데리고 인문관을 나섰다. 일단 지금 당장 이제노 불러. 학식 먹자. 황인준이 재빠르게 전화를 건다. 텅 빈 뱃가죽을 살살 쓰다듬었다. 사랑의 힘으로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지금 내 굶주린 뱃가죽이라던가. 뭐 그런 거.

 

 

 

“헉, 오늘 학식 새우 볶음밥이래.”

 

 

 

아, 뭔 새우. 아마 오늘 운은 김도영을 만나는 데 다 쓴 것 같다. 그럼 요 앞에 한식당 가자. 내 말에 응! 하고 대답한 황인준이 이제노와 다시 통화를 이어간다. 아, 화창한 게 김도영 만나기 딱 좋은 날씨네.

 

 

  

 

짝사랑의 역사

 

 

 

 

약속을 잡은 카페는 교문에서 5분은 걸어야 하는 거리에 위치했다. 근데 너 좋아하는 영화는 있어? 부푼 기대를 안고 걸어가는 나를 힐끔 바라본 황인준이 묻는다. 그게 필요해? 내 대답이 멍청하게 들렸는지 이제노가 실실 웃는다.

 

 

 

“그래도 영화 동아린데 좋아하는 영화 하나쯤은 있어야지.”

 

“그럼 너는 있어?”

 

“나는 무민 더 무비.”

 

 

 

크로스 백에 고등학생 때 뽑기 기계에서 뽑은 무민 인형을 아직도 달고 다니는 황인준은 한결같이 무민 러버였다. 너는 아직도 무민이 좋아? 인형을 주물럭이며 물으니 손을 매섭게 쳐낸다.

 

 

 

“너보단.”

 

 

 

아오, 이 귀여운 자식. 흰 볼따구를 아주 작살나게 꼬집고 싶었다.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웃던 이제노가 나는 리얼 스틸 하고 말한다. 옆에서 황인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건 뭐야. 또 처음 듣네. 영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이제노와 황인준은 나 모르게 둘이서 영화를 보러 다니는 일이 잦았다. 인터넷이라도 뒤져봐야 하나. 사파리 어플을 찾아 핸드폰을 뒤지는데 황인준이 묻는다.

 

 

 

“너 아는 영화는 있어?”

 

“있지. 무민 더 무비.”

 

“말고.”

 

“음…, 리얼 스틸?”

 

“됐다, 됐어.”

 

 

 

금방 도착한 카페 문을 열며 황인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냥 겨울 왕국 이런 거 말해. 황인준이 보고 울었다는 거? 나 안 울었거든?!

우리는 금방 김도영을 찾을 수 있었다. 멀리서도 빛이 나는 게 형광등이 따로 필요가 없다. 그 옆에는 낯선 사람도 함께 앉아 있었는데 아마 부회장인 듯싶었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어요! 김도영입니다!”

 

 

 

매번 무표정인 얼굴만 보다, 활짝 웃는 얼굴을 마주하니 꽤 색달랐다. 웃는 것도 잘생겼네. 김도영을 시작으로 우리도 하나둘씩 자기소개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남은 부회장은 한순간에 모여진 시선에도 느긋하게 등을 세우고 입을 뗀다. 이동혁이에요. 세상 까칠하게 생긴 얼굴에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내 맞은편에는 이동혁이라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눈치 없는 황인준이 김도영의 앞자리를 홀랑 차지한 탓이었다. 방싯방싯 웃고 있는 황인준을 짧게 흘겨보니 왜? 하고 무해한 웃음을 짓는다. 됐다, 이놈아.

 

 

 

“어떻게 아시고 연락 주셨어요? 안 그래도 추가인원이 필요하던 차였거든요!”

 

“인문관 게시판에서 보고요.”

 

“와, 붙인 지 얼마 안 됐는데! 영화 좋아하시나 봐요!”

 

 

 

입동굴을 들어내며 웃는 얼굴에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엑, 내숭. 자그맣게 중얼거리는 황인준의 발도 잘근잘근 밟는다.

 

 

 

“어떤 영화 좋아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저는 무민 더 무비요!”

 

“저는 리얼 스틸.”

 

 

 

정해놓은 대답을 빠르게 내뱉는다. 잠자코 대답을 듣던 김도영의 시선이 금방 나를 향했다는 뜻이었다.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주지. 사슴 같은 눈망울을 피해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다물었다. 어…, 음… 저는…. 주목 공포증이란 이런 걸까. 데굴데굴 굴러가는 뇌는 굴러갈 줄만 알지 괜찮은 생각을 떠올리지는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찾아볼걸. 애꿎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머리를 싹 스쳐 가는 영화 하나가 있다. 김정우가 극찬하던 영화. 그게 이름이.

 

 

 

“설국열차! 네 설국열차요.”

 

“와! 저도 그거 봤어요! 어느 부분이 좋으셨어요?”

 

 

 

아니 앞에선 그런 거 안 물어보셨잖아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황인준을 바라보니 모른 척 먼 산을 바라본다. 도와주진 못할망정. 테이블 밑으로 황인준의 허벅지를 꼬집자 인상을 찡그리며 노려본다. 팍 씨, 뭘 봐.

 

 

 

“제일 좋았던 점 알려주세요!”

 

 

 

잔뜩 기대에 차 반짝이는 눈이 오롯이 나만을 향했다. 이건 좋아해야 되는 거야, 말아야 되는 거야. 영화 얘기만 아니었음, 청혼 각이었는데. 그래도 마냥 밝은 얼굴에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긴 한다.

 

 

 

“진짜 존잘….”

 

“네?”

 

“아, 그 주인공이 잘생겨서…. 그, 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김정우가 뭐 주인공이 존잘이라고 그랬는데. 물론 존잘 앞에 부가적인 얘기가 있긴 했다. 해봤자 얼굴 존잘이다 이런 거겠지. 김도영은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셨구나…. 시원찮은 반응에 이제노와 황인준을 돌아보니 이를 깍 깨물고 웃음을 참고 있다. 연신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던 이동혁도 고개를 숙이고 터지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여기서 영문도 모른 채 눈을 끔뻑이는 건 나 하나였다.

 

 

 

“송강호가, 이상형이세요?”

 

 

 

끅끅대며 웃음을 참으려던 이동혁이 끝내 킥킥하는 소리를 뱉어냈다. 송강호? 송강호가 어떻게 생겼는데. 옆자리에 앉은 이제노 다리를 툭툭 치니 고개를 숙인다. 황인준은 이미 얼굴을 가리고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아오, 친구라곤 둘뿐인데 도움 되는 놈이 없어.

 

 

“큼, 이 친구 이상형이 좀, 듬직한… 그런 남자라서요.”

 

 

 

황인준은 이제 참을 생각도 없는지 손뼉까지 쳐가며 웃는다. 인준아, 여기 뭐 떨어트렸다. 네 눈치. 황인준의 발을 꾹 밟으니 놀란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본다. 김도영은 당황한 얼굴을 하고 그럴 수 있죠, 하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아, 뒤지고 싶다. 창피함에 죽는다는 게 이런 뜻이었구나.

고맙게도 화제를 돌려준 건 웃음을 갈무리한 이동혁이었다.

 

 

 

“오늘 저녁에 환영회 할까요?”

 

“네, 오늘 저녁에.”

 

“그럼 시간 정해서 도영이 형이 알려줄 거예요. 저는 수업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 볼게요. 나중에 꼭 봬요.”

 

 

 

가방을 챙겨 일어나는 이동혁에 우리의 엉덩이가 엉거주춤하게 일어난다. 나중에 봬요. 제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인사를 전한다. 출입문을 향해 걸어가던 이동혁은 갑자기 우뚝 멈춰 서선 우리를 뒤돌아 확인했다.

 

 

“설국열차 씨, 오늘 꼭 오세요!”

 

 

 

오전부터 부회장이 마음에 안 들더니 오후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 망할 설국열차…. 진짜 망했다.

뜨뜻한 이제노 집 바닥에 앉자마자 황인준의 핸드폰을 뺏어 들었다. 무슨 일인지 핸드폰이 꺼졌기 때문이었다. 화면 구석에 놓인 인터넷에 접속해 송강호 석 자를 검색한 내 얼굴에 낭패가 떠오른다. 와… 내 첫인상. 아, 김정우.

 

 

 

“제노야, 나 오늘 환영회 안 갈래.”

 

“진짜?”

 

“진짜겠냐? 쟤를 믿어?”

 

 

 

우울한 내 표정을 확인한 황인준이 내 팔을 찹찹 때리며 다시 웃음이 터진다. 팍 씨, 조용히 안 해? 그러니 다시 입을 다문다. 아 진짜 망했다. 김도영이 설국열차를 잊을 확률은 몇이나 될까….

 

 

 

“그 형 머리를 세게 한 대 치면 금방 잊지 않을까?”

 

“팍 씨, 너도 잊고 싶냐?”

 

 

 

조잘조잘 말하던 황인준이 입을 볼록 내밀고 등을 돌린다. 진짜 도움 되는 애가 없네.

 

 

 

 

짝사랑의 역사

 

 

 

 

환영회 장소는 평소 이제노가 가자고 노래를 불렀던 고깃집이었다.

 

 

 

영화 동아리 2기!


 

> 다들 고기 좋아하세요?

 

 

 

동시에 울리는 카톡 소리에 옆에 있던 황인준의 화면을 훔쳐본다. 오, 회장님 사진도 기깔나게 잘 찍으시네. 인준이 손을 치워내고 프사를 확인하고 있으니 이제노가 저희 다 좋아해요, 하고 대신 답해준다. 나 오늘 고기 안 먹고 싶은데. 핸드폰을 뺏기고 바닥에 발라당 누운 황인준이 투정을 부린다. 그럼 네가 먹기 싫다고 말해보던가. 하지만 작은 투정은 이제노에게 먹히지 않았다.

 

 

 

“근데 그 이동혁이라는 사람 우리 저번에 봤던 사람이던데.”

 

“엥? 어디서?”

 

“이틀 전에 포차 갔던 날.”

 

“헉 맞네, 맞네! 시끄럽다고 했던 사람!”

 

 

 

제노의 말에 황인준이 맞장구를 친다. 와, 세상 진짜 좁다. 중얼거리는 황인준 말에 어영부영 으응, 그러네, 좁다…. 하고 말하자 슬그머니 나를 쳐다본다.

 

 

 

“너 기억 못 하지.”

 

“어엉? 아니?”

 

“인준아 뭘 물어봐. 기억할 리가 없지.”

 

 

 

이제노가 킥킥대며 말했다. 사실 그리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눈에 확 들어오면 몰라. 특히 술을 마시면 그게 더 심해졌다. 하긴, 어제저녁 뭐 먹었는지도 가물가물하는 애가. 덩달아 킥킥대는 황인준을 발로 밀어냈다.

 

 

 

“포차에서 만난 거면 호로록 지나간 것 같은데 그걸 내가 어떻게 다 기억하냐?”

 

“호로록은 아닌데. 너 금방 싸울 기세였는데.”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황인준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 그냥 그렇다고 해. 으응. 팍 씨 이기지도 못할 게.

 

 

 

“이제 옷 입어. 나가야 돼.”

 

 

 

느적이며 일어난 이제노가 겉옷을 우리 위로 던졌다. 예쁘게 줄 순 없는 거니? 뭐가 예쁘다고. 아무래도 친구를 잘못 사귄 것 같다.

 

 

 

“오늘 술자리에서 설국열차 발설하는 자는 죽음뿐.”

 

“우리가 말 안 꺼낸다고 그게 될까?”

 

“팍 씨, 그냥 알겠다고 해.”

 

 

 

이제노는 그냥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 새로운 목표는 김도영에게 새로운 인상 심어주기. 지원군 두 명을 얻고 당차게 겉옷을 껴입었다. 김도영 딱 기다려.

 

고깃집은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전부 학교 근처에 자취하는 이제노 덕이었다. 입구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김도영은 멀리서 우리를 발견했을 때부터 손을 흔들었다. 얘들아 빨리 왔네? 역시 멋진 얼굴에는 멋진 마음이 깃든다.

 

 

 

“뭔 소리야, 늦었구만. 추워. 빨리 들어가자.”

 

 

 

뚱한 표정으로 서 있던 이동혁은 투덜이며 앞장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쟤랑 나랑 싸울 뻔했다고? 그 이유를 알 만도 했다. 싹바가지.

학습효과가 있는 황인준은 이번에 순순히 김도영 앞자리를 내어주었다. 내 오른쪽에 이동혁이 있는 것만 제외한다면 꽤 큰 소득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안 와요?”

 

“아, 내가 말 안 했었나? 이게 끝이야! 다른 사람들은 학번만 빌린 거라서,”

 

 

 

금방 말을 놓기로 한 김도영이 옥구슬 같은 목소리를 자랑했다. 암요. 저는 처음부터 이 인원이 딱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에 발린 소리에 이동혁이 고개를 돌리고 비웃는다. 야야 이제노. 응, 왜? 오늘 싸움 나면 다 이동혁 탓이다. 그러니 내 팔을 꼭 잡는다. 여기서 싸우면 새로운 인상이고 뭐고 쌈꾼으로만 남아….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동혁 너는 김도영 덕분에 산 줄 알아라.

 

 

 

“건배사 할까? 건배사?”

 

 

 

가만 보면 김도영은 귀여운 짓만 골라하는 것 같다. 눈을 반짝이며 건배사를 고민하는 김도영이 뭐하지? 하고 물었다. 그냥 아무거나 해. 그게 꽤나 답답했는지 이동혁이 툭 내뱉는다.

 

 

 

“그럼 동혁이가 건배사 하는 걸로 하자!”

 

 

 

홀로 소주를 들이켜다 졸지에 건배사를 하게 된 이동혁은 잠깐 인상을 찡그린다. 건치를 들어내며 웃는 얼굴이 거절은 없다는 듯 단호해 보였다. 황인준이 빈 술잔을 채우는 내내 동그란 눈이 굴러가며 고민한다.

 

 

 

“동혁아 팔 빠지겠어.”

 

 

 

보다 못한 내가 눈치를 주니 힐끔 나를 쳐다보던 얼굴이 곧장 실실 웃는다. 뭔가 불안한데. 다시 입을 꾹 다물고 눈을 마주한다. 불안함이 맥스를 찍을 때쯤 술잔을 든 손이 테이블 중앙으로 뻗으며 소리쳤다.

 

 

 

“설국열차를 위하여!”

 

“위하여!”

 

 

 

아씨, 이동혁 첫인상이고 뭐고 옥상으로 따라와.

 

 

 

  

짝사랑의 역사

 

 

 

 

고기가 불판 위에 자글자글 잘 익어가고 우리의 술자리도 술이 들어가며 점점 무르익어갔다. 이동혁은 한잔 두 잔 벌컥벌컥 들이켜더니 코끝이 빨개진 채로 흐느적인다. 물론 얘만 취한 건 아니었다. 저기서 김도영 옷자락을 붙잡고 중국어를 남발하는 황인준도 취했고, 그에 응응, 나도 강아지 좋아해. 하고 답하는 김도영도 취했다. 멀쩡한 사람은 이제노? 이제노가 구워주는 고기를 낼름 받아먹으며 술을 한잔 마시고 있으니 이동혁이 내 팔을 툭툭 두드린다.

 

 

 

“야야, 너 첫사랑 있어?”

 

“있지. 왜?”

 

“아니, 내가 엄청 좋아하는 누나가 있거든?”

 

“엉.”

 

“근데, 그 누나가… 결혼한대….”

 

 

 

옷깃을 붙잡은 손이 파르르 떨려옴이 느껴졌다. 결혼… 하필 결혼이야…. 금세 차오른 눈물이 이동혁의 눈동자의 반을 차지했다. 결혼?! 예상치 못한 결과에 소리를 지르자 눈을 꾹 감고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한다고 말도 못 해봤단 말이야…. 감은 눈 사이로 차오른 눈물이 퐁퐁 쏟아졌다. 해봤자 남자친구나 생긴 줄 알았더니. 나는 어설프게 이동혁의 등을 두드렸다. 손 쓸 틈도 없이 결혼까지 가버린 절절한 이동혁의 짝사랑에 가슴이 찡해져 온다.

 

 

 

“누나가… 내 첫사랑인데….”

 

 

 

헉, 거기다 첫사랑…. 남자의 첫사랑은 죽을 때까지 간다던데. 나는 옆에서 턱을 괴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제노를 힐끔 쳐다본다. 이제노가 갑자기 결혼한다고 생각해봐. 물론 내가 지금 얘를 좋아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코찔찔이 때의 감성을 떠올려 생각하니 울컥 무언가가 치솟는다.

 

 

 

“며칠 전에 청첩장을 받았는데, 너무 슬프고, 짜증 나서….”

 

“으응.”

 

“홧김에 여자친구랑 가겠다고 얘기했는데….”

 

“헉, 뭐야 너 여자친구 있어?!”

 

“없어! 없으니까 문제지!”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테이블에 고개를 박은 이동혁이 대성통곡을 시작했다. 엉엉, 결혼… 결호온…. 술은 참 감성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눈물 없이 못 들은 새드 스토리인 만큼 격해짐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동글동글한 뒤통수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눈에서도 눈물이 퐁퐁 쏟아진다.

 

 

 

“울지 마, 이 새끼야. 울지 마….”

 

 

 

퍽 절절한 사랑을 했던 나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이동혁의 등을 토닥였다. 어떡해에…. 내 눈물로 뭉그러진 발음에 감정이 극에 치닫는지 고개를 들고 내 손을 부여잡는다.

 

 

 

“쪽팔려서 어떻게 가… 누나아… 결혼식….”

 

 

 

뜨뜻한 이동혁의 손을 잡고 쌍으로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으니 중국어를 남발하던 황인준도 실실 웃고 있던 김도영도 우리를 바라본다. 뭘 봐. 우는 사람 처음 봐? 너희는 몰라아… 이 서글픔…. 격양된 슬픔에 끅끅거리는 이동혁을 대신해 소리치니 이동혁이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너희는 몰라아…. 울면 울수록 이동혁에게 감정이 이입된다. 첫사랑의 결혼식이라니….

 

 

 

“나 결혼식 못 가…. 거짓말해서 못 가….”

 

 

 

엉엉 울며 뱉는 발음이 뭉개져 엉망이었다. 불쌍한 놈. 동감과 공감에는 탁월한 내 심장이 아래위로 바운스한다.

 

 

 

“결혼식 가고 싶어?”

 

“당연한 거 아냐?!”

 

“야, 야 걱정 마. 내가 같이 가줄게!”

 

“진짜?”

 

“그래! 까짓 거 내가 하루 여자친구 해줄게!”

 

 

 

어쩌면 내일 아침에 주둥이를 탓하며 후회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미 한 번 내뱉은 말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진짜지? 진짜? 폭삭 젖은 눈이 나를 향한다. 그래! 진짜!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역시! 설국열차!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어! 너뿐이야! 감격한 눈을 하고 나를 덥석 안아왔다.

 

 

 

“하, 다 술 따라.”

 

“어엉.”

 

“형, 여기 술….”

 

 

 

눈물범벅인 얼굴을 대충 닦아내고 이동혁을 밀어내며 말했다. 단호한 목소리 때문인지 갑작스런 눈물 바람 때문인지 술을 따르는 손길이 일사불란했다. 마지막으로 내 술잔까지 술을 가득 따라준 김도영이 손을 제 무릎에 가져다 대고 정자세로 앉는다.

 

 

 

“내가 선창 한다. 다들 따라 해.”

 

 

 

패기 있게 일어나니 다들 긴장한 듯 침을 꼴깍 삼켰다. 이동혁은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짜식, 내일 감사 편지 5000자 이내로 써와라. 손을 천장 높이 치켜든다.

 

 

 

“차인! 이동혁을! 위하여!”

 

“위, 위하여!”

 

 

 

씁쓸한 소주를 들이켜는 우리를 따라 이동혁이 술을 꼴깍 삼킨다. 그 뒤로는 계속 술을 마시다가 2차로 노래방을 향했다. 주량을 넘어선 지 오래라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이동혁과 ‘심장이 없어’를 3번 정도 열창한 것 하나? 아, 일단 모르겠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겼다. 일명 ‘이동혁 첫사랑 결혼식 가기’. 단시간에 생긴 프로젝트치곤 거창한 임무였다.

 

 

 


저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요...😂

아무래도 저는 여기 절대 못 잃을 건가 봐요.. 제가 댓글 못 잃어 인간이라... 너무 그리워서 다시 왔습니다... ㅠㅜ

시간 날 때마다 업로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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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내안의오랑이 | 작성시간 21.06.01 귀여워 ㅠㅠㅋㅋㅋㅋ 설국열차 존잘이라닠ㅋㅋ
  • 작성자재민아아아악 | 작성시간 21.08.29 하 이동혁 ㄱㅇㅇ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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