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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4월의 부드러움과 불완전함을 닮은 배우 장국영 님에게

작성자Dear Leslie|작성시간22.09.12|조회수664 목록 댓글 1

레슬리, 저는 사람의 눈에서 영혼이 흘러나온다는 걸 당신 눈을 보고 믿었습니다. 외모지상주의자는 아니지만 당신 얼굴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당신 얼굴은 좀 놀라운 데가 있거든요. 단순히 잘생겼다고만 할 수 없는 무엇! 맞아요. 당신은 꼭 ‘사월’처럼 생겼어요. 사월의 해사함, 사월의 부드러움, 사월의 번짐, 피어남, 유약함, 빛남, 불완전함, 슬픔…. 사월이 품은 많은 것이 당신 얼굴에 있어요. 그래서 당신은 사월에 떠났나요?

편지를 쓰다 어릴 때 좋아했던 당신의 노래를 찾아 들어보았습니다. ‘위니종정(爲你鍾情)’.

그땐 가사의 뜻도 모른 채 음색이 그윽하고 애달파 좋아했는데요. 누가 해석해놓은 가사를 30년이나 지나서 보니, 먹먹해집니다.

“당신을 사랑해. 내 모든 걸 바칠 테니, 이 사랑을 소중히 간직해 주세요.”

이 노래가 한 사람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인 줄 늦게 알았지만, 무슨 상관인가요. 저는 이미 당신의 목소리로 많은 부분을 이해했는 걸요. 저는 이 노래를 ‘장국영의 고별 콘서트 실황’을 보다 알게 되었어요. 당시에 비디오테이프를 소장하고 있어 스무 번은 넘게 보았을 거예요. 은퇴를 선언하는 콘서트라서 슬픈 분위기가 있었지요. 마지막에 당신이 눈물을 보이고는, 관객에게 등을 돌려 걸어가는 장면에선 매번 울었어요. 끝난 줄 알았는데 한참 만에 다시 나온 당신이 검은 망토를 두른 채 부른 노래가 ‘위니종정’이었어요. 젖은 눈, 처연하고 그윽한 목소리…. 당신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이 노래를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위니종정’을 부르는 당신을 한번 보면 좋겠다고요.

한동안 어느 자리에서 당신 이야기가 나오면 이렇게 말했어요.

“아름다운 배우였지. 참 좋아했는데.”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도 아니었지요.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던 까닭은 생각보다 제 마음이 크기도 했고,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워낙 많았기에 새삼스럽게 보일 거라 생각해서이기도 했어요. 상자에 당신 사진을 모으는 일에 몰두하던 열두 살 아이가 어른이 되는 동안 어떤 시간이 흐른 걸까요. 어린 시절 사랑한 스타는 아이의 시절이자 세상을 이루게 되잖아요. 한때 당신이 제 세상이었어요.

/ 4월의 부드러움과 불완전함을 닮은 배우 장국영 님에게 中
박연준 시인

https://youtu.be/-RRpdV0owcw

고별콘서트 위니종정 부르는 장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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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미쉬 | 작성시간 22.09.12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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