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수업을 4년간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수업스킬이라기 보단 아이들에게 실지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네요..
듣기 수업하면서 딕테이션이 최고인줄로만 알았는데 투자시간대비 효용면에서는 쉐도잉이 최고입니다.
단! 쉐도잉은 듣기가 약한 학생에게는 의미를 쫓아가지 못하고 소리만 웅얼웅얼 따라가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여기까지는 왠만한 듣기선생님들이 알고 계시는 내용이라 생각이 드네요..
저는 제 공부는 별로 안하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 입장에서 듣기를 잘할수가 있을까 고민을 자주 해 봅니다.
특목학원에 LC전임으로 주로 있으면서 딕테이션과 쉐도잉을 나름 체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생각했지만 어느날 생각해보니 피드백이 없는 딕테이션과 쉐도잉은 어느정도 효과는 보겠지만 향상되는 수준에 한계가 있다 생각이 들더군요..
딕테이션과 쉐도잉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딕테이션을 과제로 내주면서 아이들이 써 온 노트를 보면 빈 칸 없이 대체로 빼곡하게 써 있습니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비슷한 수준의 지문을 들려주면서 딕테이션 시켜보면 눈에 띄게 비교될만큼 못 쓰는 단어(빈 칸)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는 긴장을 해서 잘 못쓰나 보다라고 생각했었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즉.. 아이들은 의미단위로 생각하며 끊고 한 문장 당 한 두번만 듣고 쓰기보다는 수시로 되돌려 감거나 구간반복기능을 이용해서 기계적인 딕테이션을 하는게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딕테이션이나 쉐도잉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결국엔 잘 듣기 위해서 쓰고 말해 보는 것이고 써보고 말을 해봐야 자기가 못 듣는 부분을 알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아이들은 숙제할때 빈 칸이 많으면 왠지 자기가 잘 못 했다는 생각에 되도록 빈 칸 없이 채우려고 다 쓸때까지 몇번이고 되돌려 듣습니다.
이건 좋은 방법이 아니더라구요..
자기가 못 듣는 부분을 알아내기 위해선 아주 긴 문장이 아닌 이상 한 두번만 듣고 써봐야 자기가 못 알아들은 부분을 스크립트 대조하면서 잡아낼수 있습니다.
쉐도잉은 시간대비 효용면에서 딕테이션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들어서 저같은 경우는 중, 하위권 아이들은 딕테이션을 과제로 내 주고 상위권 아이들은 쉐도잉을 녹음해서 공유하드에 올려서 숙제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쉐도잉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발음(아이들은 단어를 외울때 발음기호를 확인하기 보단 자기 편의에 맞춰서 연상되기 쉽도록 혹은.. 아주 단순하게 멋대로 발음을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을 교정하게 되고 단어사이의 연음을 자연스레 체득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 생각했지만 이것도 역시 곰곰히 생각해보니 반쪽자리 공부법인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딕테이션을 하는 이유가 자기가 잘 못 듣는 부분을 찾아내기 위한게 목적이듯이 쉐도잉도 자기가 잘 못 듣는 부분을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기에 쉐도잉 하는것 자체로도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등부 텝스반 아이들에게 Part 1,2는 딕테이션을 해오라 하고 Part 4는 지문, 보기 다 쉐도잉을 해서 녹음한걸 웹하드에 업로드 하도록 과제를 내 줍니다.
그리고 자기가 녹음한 걸 원 스크립트를 보면서 다시 들으면서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 부분을 체크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체크한 스크립트를 보면서 원본 파일을 들어보라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친다면 자기가 잘못알고 있던 단어사이의 연음이 자연스레 조금씩 체득되리라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여기서 한계를 느끼는게 말이죠.. 아이들에게는 어디까지나 능동적인 공부이기보단 숙제다 라고 느껴지다 보니 쉐도잉하고 딕테이션을 하는것은 음성이나 쓴 내용이 남지만 다시 확인해 보는것은 보여져서 남는게 없다보니 피드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거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 보지만 속 시원한 해결책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세차 맡기고 오랫만에 PC방에 와서 써 봤는데 너무 장황한 글이 되어서 다 읽어보시는 분이 몇 분이나 될런지 모르겠네요^^;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서 글 마칠게요~~
1. 딕테이션은 자기가 못 듣는 부분을 찾아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고로 40분동안 공(수시로 되감고 구간반복등을 이용해서 꼼꼼하게 쓰는 노력) 들여서 쓴 깔끔한 노트보다 20분동안 한 문장당 2번 넘게 듣지 않고 빈 칸이 많은 노트가 오히려 효율적인 딕테이션을 하고 있는 학생의 흔적이다.
2. 채점을 할때에도 스크립트와 학생이 쓴 것을 눈으로 대조하게 하지 말고 다시 들으면서 문장 단위로 듣게 하되 처음엔 보지 말고 듣게 하되 문장단위로 잠시 끊어두고 원 스크립트를 스캔하고 본인이 쓴 것을 대조하며 채점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3. 체크한 부분을 반드시 다시 들어보게 한다.
4. 쉐도잉만 시키면 아이들은 내용이 와닿지 않는 경우 소리만 쫓아가느라 바쁘고 스크립트와 대조해보면 말도 안되는 단어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겁니다.
반드시 본인이 녹음한걸 스크립트와 대조해서 들어보도록 유도합니다.
5. 체크한 스크립트를 보면서 원본을 다시 들어보도록 합니다.
제가 요약 능력이 부족한가 봅니다. 나름 요약했는데로 스크롤의 압박이..;;;
쓰고 읽으면서 녹음하는 과정자체에서 오는 효과보단 확인하는 피드백이 훨씬 더 중요함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생각없이 하는 딕테이션과 쉐도잉을 몇년동안 하면서도 듣기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아이들의 불만을 해결해줄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