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부지는 행은 지를 겸할 수 있다는 행선지후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왕수인은 지행은 하나이기에 둘을 분리할 수 없다는 지행합일을 주장한다. 주희는 앎이 실천보다 앞서며, 먼저 이치를 알아야 행할 수 있다는 지선행후를 주장한다. 이 세 학 자의 의견 중 어떤 입장을 지지하는가?
이번 토론에서 저는 주희나 왕수인의 철학보다는 왕부지의 행선지후의 입장을 가장 지지합니다.
주희의 말처럼 먼저 이치를 완벽히 알아야만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든 준비가 끝날 때까지 아마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할 것입니다. 현실에서 완벽한 준비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또 왕수인의 지행합일처럼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완전히 일치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에서는 머리로는 알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반면에 왕부지는 행동이 앎을 겸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저는 이 주장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백 번 책으로 읽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보다 일단 한 번 직접 행동해 보고 경험하면서 깨닫는 것이 진짜 내 지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아무리 미리 지도를 보고 정보를 달달 외워도 막상 현지에 가서 길을 헤매고 직접 사람들과 부딪혀가며 얻는 경험과 지혜에는 비할 수 없습니다. 결국 행동하고 겪어보는 과정 자체가 앎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준다는 왕부지의 실천 중심적인 관점이 저에게는 가장 현실적이고 타당하게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