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추천수필

한 눈 없는 어머니/이은상

작성자이경재|작성시간16.04.08|조회수424 목록 댓글 3

한 눈 없는 어머니/이은상                   

   
            

김군에게

김군이 다녀간 어젯밤에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소,

김군에게 보내는 이 편지는 쓰고 싶으면서도 실상은 쓰고 싶지 않은 글이오,왜냐하면 너무도 어리석은 일을 적어야하기 때문에,너무도 슬픈사연을 담아야 하기때문이요,그러나,나는 이글을 꼭써야만 한다는 무슨 의무감 같은 것을 느끼었소,그래서 이붓을 들었소,

 

어젯밤 우리가 만난것은 참으로 오래만의 일이었소,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르오,우리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소,아,거기서만 끝났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소,

그대는 품속에서 그대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한장을 꺼내여 내게 보여주었소,나는 그대의 어머니를 생전에 뵈온일이 없었기에 반가이 받아들었소,그런데 그대의 가신 어머니는 한 눈을 상하신 분이었소,그것을 본 순간,내머리에는"불행"이란 말이 퍼뜩 지나쳤소,그와 동시에 나는 그대가 더욱 정다워짐을 느끼었소,

 

그러나 뒤를이어 주고 받은 그대와 나의 이야기, 김군 그대는 이글을 통해서 어젯밤 우리가 나눈 대화를 한번 되새겨주오,그대는 어느 화가의 이름을 말하면서 내가 그와 친하냐고 묻기에,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소,

"그럼,한가지 청할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이사진을 가지고 내어머니의 모습을 하나 그려달라고 말씀해 주십시요,보수는 상당하게 드리겠습니다"

"내 힘껏 청해보지요"

그림이나마 어머니를 모시려는 그대의 착한뜻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소,그래서 나는 쾌히 약속을 했던 것이오,

그러나 그다음에 나는 그대의말,그대는 가장 부자연스런 웃음과 어색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였소,"그런데 그림을 그릴적에 두눈을 다 완전하게 그려달라고 해주십시요,"

 

김군,

순간 내눈앞은 캄캄해지고 내가슴은 떨리었소,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소,두입술이 떨어지질 않았소,겨우 입을 열어 내가 한 말은 돌아가 달라는 한마디뿐이었소,나는 그대를 보내고 쾌심하고 분한 생각에 가슴을  진정할수가 없었소,그대가 평소에 어머니의 눈 때문에 얼마나 한스러웠기에 그림에서라서도 온전히 그려보려했을까?이렇게 생각 하려고도 해보았소,그러나 그대의 품속에 들어있는,그대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한눈 상하신 그 어머니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나 원망의 눈물을 흘리시는것 같아 견딜수가 없었소,

 

김군,

그즉석에서 나는 아무말도 못했지만 그러나 그대는 나의 열리지 않는  입에서 분명히 듣고 간것이 있었을 것이오,말없이 나의 입에서 듣고 간것이 없소?만일 없다면,이제라도 한마디 들어주오,그러나 내말을 듣기전에 그대는 먼저 그대의 품속에 들어있는 그대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 한눈 상하신 한쪽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자세히 보오,눈물가진 눈으로 보오.

 

김군,

한눈을 상하신 까닭으로 평생을 학대속에서 사셨는지도 모를 그 어머니,,,,애닶소,한눈 없이 그대를 낳고 기르고,그대를 위하여 애태우시다 이제는 저 차가운 땅속에 드셨거늘,자식인 그대마저 어찌 차마 그대 어머니의 상하신 한눈을 업신여겨져 버린단 말이오?

그대에겐 한눈 가지신 어머니는 계셨어도 두눈 가지신 어머니는 없었소,온세상이 다 불구라 비웃는대도 그대에겐 그분 보다 더 고우신 분이 또 누구이겠소?한눈이 아니라 두눈이 다 없을지라도 내 어머닌 내 어머니요,내가 다른 이의 아들이 될수는 없는 법이오,

 

김군,

그림으로 그려 모시려한 착한 김군,그런 김군이 어떻게 두눈 가진 여인을 그려 걸고 어머니로 섬기려 했단 말이요?

그대는 지금 곧 한눈 없는 어머니의 영원한 사람의 품속으로 돌아가오,그리하여 평생 눈물 괴었던 그 상하신 눈에 다시는 더 눈물이 괴지 않도록하오,이만줄이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경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08 수필의 교술성을 분명히 드러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 작성자아정 | 작성시간 16.04.08 인자한 어머니의 옆모습을 그려서 아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줄 수도 있으련만 ~~
  • 답댓글 작성자이경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10 어머니의 옆모습을 그린 수필, 읽은 적이 있는 것 같아요.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