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단언컨데 하나의 세계였다. 그리고 그 절반이 무너진 후의 공백에는 야심찬 야만족들이 혼돈으로 똬리를 틀었다.
카롤루스 마뉴스가 위대한(Magnus) 이유는, 그 혼돈을 어설프게나마 매듭으로 엮어낸 데에 있으리라.
그의 본성은 '혼돈 속의 야심찬 야만인' 중 하나였지만, 그럼에도 그가 그들 중 서로마의 제관을 참칭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설프게 매듭지은 세상이라도 공백 속의 혼돈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적어도 카롤루스 본인은 그것을 계속 유지시킬 만큼 야심차고, 용맹했으며, 또한 교활했고, 그렇기에 그의 제국은 그의 생전에는 온전히 그의 것으로 남았다.
그러나, 그의 아들과 손자들은 그 야심은 물려받았을지언정, 재능은 어중간하게 물려받고 말았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쉽사리 압도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카롤루스의 제국이 분열하는 것은 이토록 필연적이었다.
그러나 비록 다시 분열되었을지언정, 그것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카롤루스가 생전 이어붙인 세계가 이미 로마의 절반을 대신하기 시작했으니까.
그것이 비록 예전 로마만큼 위대하고, 정교하진 않았을지라도, 감히 말하건데 그것은 세상의 재생이었다.
이것이 카롤루스 마뉴스, 글조차 쓰지 못해 열십자로 서명을 대신했던 야만인이 진정으로 위대한(Magnus)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그의 아들들과 손자들, 그리고 후손들은 그만큼 위대하지도 못했고, 그럴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가 재생시킨 세계 위에서, 그의 자손들이 몰락해 갔다.
카롤루스가 지배하던 땅 위에는 이제 다른 가문의 지배자들이, 다른 이름의 나라를 다스린다.
옛 대제의 피가 흐르는 자들은 이제 그 왕 중 하나의 신하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카롤루스'라는 위대한 이름 역시, 역사의 저 편으로 사라지는 운명을 피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그러한 운명이 앞에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필요까진 없었다.
1066년, 당대의 카롤루스의 이름을 이은 자, 에르베르는 저항하기 시작했다.
카롤루스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그의 온 마음을 다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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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카렌으로 샤오샨트 만들고 뭐 뽕차는 거 없나 생각해보니 이것만큼 뽕차는 게 없을 거 같아서, 몰입도도 올릴 겸 연재해봅니다.
이왕 하는 김에 카롤루스 독립영주 도전과제도 깨고 이것저것 깨 볼려고 철인 바닐라 세팅으로 시작. 1453년 도전과제도 이 참에 깨면 좋겠군요.
뭐, 최대한 현타 오기 전까지는 연재해 보려 합니다. 본 게임도 해야되고, 현생도 살아야해서 자주 연재한다고는 장담 못하고, 필력도 어설프지만 모쪼록 잘 부탁드립.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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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의문의손님 작성시간 20.12.18 비잔틴: 야만인에게 메가스(마그누스)라니!! 인정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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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철학짜 작성시간 20.12.18 이거 옆에 발루아 백작이랑 시작부터 아내 쪽 혈연으로 동맹될겁니다. 이거 이용하시면 좀 더 수월하게 하실 수 있을거에요. 이야기 만들기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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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38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12.18 어.... 음... 그게... 더 좋은 동맹을 찾아서 쏠쏠하게 잘 써먹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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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철학짜 작성시간 20.12.18 38번 옆에 백작 도움 받아서 세력 불리고 아내 암살해서 동맹깨고 그 백작 영지까지 다 먹어버리는 막장 드라마가 상상되서 해본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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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인형주인 작성시간 20.12.19 아 저도 저친구 해보려고 했는데 ㅎㅎㅎ
트레잇 4개인 사람 뭔가 했더니
불신자 폭로당하면 그렇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