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Crusader Kings

[연대기][CK2] 피아스트 유니버스 - 스프라비에들리비: 서장

작성자크킹삼치|작성시간26.06.18|조회수111 목록 댓글 4

BGM: Bogurodzica


1177년, 그니에즈노.

부활절 행사로 북적이는 이 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한 사내가 서 있습니다.
폴란드 대공 볼레스와프 3세의 막내아들, 카지미에시입니다.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주셔야겠소!”
닫힌 문 밖으로 아우성치는 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그들의 요청에 응한다면, 지금의 대공이자 형인 미에슈코 3세를 거스르는 반역자가 됩니다.
하지만 이대로 거절한다면, 폭력과 음모가 판치는 이 곳 폴란드 대공국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카지미에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그가 세상 빛을 보기도 전에 아버지는 눈을 감았습니다.
유복자였던 그의 이름은 유언장 어디에도 없었죠.
폴란드 대공국은 그 유언에 따라 카지미에시의 네 형들에게 분배되었습니다.
각자의 몫을 정해준 건 더 탐내지 말라는 뜻이었지만, 이 야심찬 아들들은 순순히 아버지의 뜻을 따라주지 않았죠.

카지미에시가 6살 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떴습니다.
그녀가 관리하던 영지의 상속권을 놓고 형들은 싸움을 벌입니다.
맏형 브와디스와프는 온전히 자기 몫이라고 주장했고, 둘째 형 볼레스와프와 셋째 형 미에슈코는 막내 동생 카지미에시가 아무런 몫을 받지 못했으니, 그가 다 자랄 때까지 자신들이 맡아 관리하겠다고 주장했죠. 물론 거짓말이었고요.

형들이 죽어라 싸우며 번갈아 대공 자리에 오르는 동안, 그들의 궁정을 전전하며 생활한 카지미에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군대가 폴란드로 진격해왔을 때, 형들은 황제에게 복종을 약속하고 그 표시로 막내동생 카지미에시를 인질로 보냅니다.
나란히 황제의 궁정에 출두하겠다는 형들의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죠.

그런데 황제는 뜻밖에도 카지미에시를 해치지 않고 곱게 돌려보냅니다.
권좌에서 밀려날 때마다 입에 발린 아첨을 늘어놓는 그의 형들과는 뭔가 다름을 느낀 건지도 모르죠.
황제의 선택이 훗날 폴란드 대공국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몰랐겠지만.

어쨌든 귀국한 카지미에시가 넷째 형 헨리크와 만났을 때는 시간이 훌쩍 흘러, 그는 23세의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딱히 동생을 아껴주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위의 두 형들만큼 배반한 적도 없는 헨리크.
하지만 그의 운명은 프러시아의 늪지대에서 끝나버렸습니다. 야인들의 매복에 걸려 전사한 것이죠.
헨리크가 죽고 남겨진 영지를 차지하기 위해 또다시 싸움을 벌이는 볼레스와프와 미에슈코.
보다 못한 귀족들의 중재로 카지미에시는 난생 처음 자신의 영지를 얻었습니다.

끊이지 않는 권력투쟁의 와중에 장남을 잃은 볼레스와프는 큰 충격을 받고 얼마 못 가 죽어버리는데, 이 때 남은 아들 레셰크를 카지미에시에게 의탁합니다.
원래 병약한 아이이니 잘 보살펴줄 것과, 혹시나 후사를 얻지 못하고 죽으면 그 땅을 가지라는 당부도 함께.
배반할 땐 언제고, 이젠 짐까지 얹어주고 가는 못난 형.

진작에 쫓겨나 망명객이 된 형 브와디스와프의 뒤를 이어 전 폴란드의 대공을 칭한 이가 미에슈코 3세.
형제 싸움이 정리될 만하니까, 이제는 부자간 싸움으로 번집니다. 나라꼴은 말이 아니었죠.
제 아들들에게조차 버림받은 미에슈코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막내동생 카지미에시마저 반란군에 가담한다면 끝장입니다.


상념은 여기까지입니다. 귀족들은 아예 문을 부수고 난입합니다.
“우리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다면, 투항의 뜻으로 당신부터 묶어다가 대공 앞에 바치는 수밖에. 어쩌시겠소?”
여태까지처럼 혼자였다면, 차라리 묶임을 받았을지도.
하지만 이젠 그에게도 지켜야 할 처자식이 있고, 이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간청하니, 이젠 사양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 CK2 바닐라, 노 치트/노 로드. 아즈텍과 초자연현상만 봉인합니다.
* 플레이 캐릭터는 1177년 폴란드 왕 카지미에시 2세.
폴란드 대공국 특유의 복잡한 시스템을 게임에 반영하기 어려워, 왕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 스프라비에들리비는 ‘공정한’, ‘정의로운’이란 뜻으로, 후대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통장 | 작성시간 26.06.19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크킹2 연대기 ㄷㄷ
  • 답댓글 작성자크킹삼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크킹은 자유롭다.
    우리는 피아스트다.
    우리는 군단이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는다.
    우리는 잊지 않는다.
    우리를 맞이하라!
  • 작성자심심타파이야 | 작성시간 26.06.19 동시대 동쪽 해가뜨는 나라 지팡구에는 그 나라 군주의 외조부가 실세로서 다스리고있었고 그의 라이벌의 아들은 잠룡처럼 칼을 갈고있었는데..
  • 답댓글 작성자크킹삼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요리토모의 목을 가져와 공양으로 삼을지어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