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쇼팽 에튀드 '겨울바람'
피아스트 왕조는 4백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폴란드의 지배가문입니다.
자연히 크킹 2의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플레이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도 카지미에시 2세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지닌 배경이 '다섯 왕의 전쟁'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브와디스와프, 볼레스와프, 미에슈코, 헨리크, 그리고 카지미에시.
이 형제들은 크킹의 본질에 그 누구보다도 충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최대한 많은 영토와 위신을 확보하고, 신앙심을 통해 지배의 명분을 굳히며, 내 피를 이어받을 아들에게 전해주는 것.
1337년 시나리오의 카지미에시 3세를 선택하면 천재 특성 덕분에 치트급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그의 고조할아버지가 바로 카지미에시 2세입니다. 즉 '다섯 왕의 전쟁' 최종 승자는 바로 그였습니다.
이 연대기의 목적은, 위대한 성취보다는 '무엇이 정의인가?'를 고민한 한 사내의 일생에 그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전 국왕 미에슈코 3세는 폐위당해 대폴란드로 쫓겨났지만, 호시탐탐 다시 일어설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의 별명은 '스타리(늙은이).' 두 명의 아내에게서 수많은 자식들을 보았으나, 후처의 자식들을 편애한 것이 패망의 원인이었습니다.
다섯 형제들 중 맏이인 브와디스와프의 자손들은 실레시아를 차지하고 들어앉아 있고,
북쪽의 포메랄리아는 아예 피아스트 왕조의 소유가 아닙니다. 언제라도 들고일어날 준비를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죠.
신자들의 아버지, 알렉산데르 3세 성하께서 이집트에 버티고 있는 살라흐 앗 딘을 치라고 명하셨습니다.
카지미에시 2세는 귀족들의 추대로 즉위하긴 했지만, 정통성이 부족합니다. 사도좌에 점수를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두 아이를 낳아준 든든한 반려, 헬레나는 프르셰미슬 가문의 여식. 하지만 그녀의 명은 길지 못했습니다.
의사의 잘못된 치료로 졸지에 홀아비가 된 카지미에시 2세의 일기.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헬레나가 떠나버렸다. 그녀가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애틋하게 기억해주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슬퍼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왕의 결혼은 비즈니스. 귀족들은 저마다 열심히 자신의 딸을 새 왕비로 밀어넣으려 합니다.
잉글랜드는 현재 강력한 왕 헨리 2세와 그 아내 아키텐의 엘레오노르의 시대입니다.
미래의 장인 형님(?) 헨리는 이 약혼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예비 장모, 엘레오노르의 시선은 따갑군요.
"내 이름을 고스란히 물려준 딸을 박대한다면, 죽은 후에라도 지옥에서 크라쿠프까지 쫓아갈 줄 아시오."
언니같은 새어머니를 맞아야 하는 마리아 공주 또한 썩 유쾌한 얼굴이 아니네요. 너도 좋은 혼처를 찾아줄테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약혼은 성립됐으니, 헬레나를 위한 애도기간을 가질 겸, 십자군 빌드업도 할 겸, 예루살렘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현재 성지의 지배자는 예루살렘 왕국의 여왕 시빌라. (스샷이 날라갔어요...) 아직 스무살도 안 된 그녀는 알현실에서도 투구를 벗지 않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있기를(샬롬)."
그녀의 입에서 나온 짧은 인사만으로도, 코앞의 위협인 살라흐 앗 딘과 얼마나 살벌하게 대치했는지가 읽힙니다.
강도에게는 칼빵을, 순례자들에게는 빵값을 얹어주며 여행을 마친 카지미에시 2세는 용감함, 자비, 사교적 특성을 얻었습니다.
둘째 형 볼레스와프가 맡기고 간 짐짝... 아니 조카 레셰크가 성인식을 치렀습니다.
와우, 음모력 수치가 21. 자문회에 들어가기가 소원이군요. 살짝 뒷덜미가 시리지만, 내 딸 마리아와 맺어주면 배신은 안하겠지 에이 설마.
그의 보고에 따르면 셋째 형 '스타리'의 자식들은 자기 아버지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랍니다. 근데 니가 꾸미는 음모는 안알랴줄 거 아니야.
행여라도 레셰크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왕세자 카지미에시가 위험해집니다. 나도 음모 4단계다 이놈 자슥아. 허튼짓 하지 말어.
"그만 먹어 댓지!" 어린 아내에게 신혼 초부터 잡혀 살고 있습니다. 위 창을 보면 아시겠지만 탐식꾼을 싫어해요... (절제 특성)
딸 마리아는 레셰크에게 시집갈 테고, 이제 아들 카지미에시의 신부를 찾아줘야겠죠. 인질 시절의 은인이기도 한 바르바로사의 궁정으로 가봅시다.
원래 물망에 오른 건 카지미에시와 나이차가 조금 더 적은 언니 조피였지만, 그 여동생 아그네스도 귀하디 귀한 신부감입니다.
헨리 2세와 바르바로사는 이번 십자군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둘 다 전쟁하느라 돈이 없어요. 하늘의 왕국따위...
왕궁에 어느 날 매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그 친구를 길들여보려 했지만 보기좋게 실패. 맹금류는 아름답지만 위험해요.
우리의 조상 레흐는 흰꼬리수리가 인도하는 대로 나아가 그니에즈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언젠가는 흩어진 형제, 체흐와 루스를 품어줄 날도 올지 모릅니다. 아직은 너무나 멀기만 해서 더 찬란한 이상.
카지미에시 2세는 책을 지으려고 열심히 굴리던 펜대를 잠시 내리고, 재상인 라돔 시장을 소환했습니다.
"지금 즉시 카이로로 가서, 살라흐 앗 딘이 어떤 자인지 알아보고 오라."
이집트 십자군의 막이 곧 오를 것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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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통장 작성시간 26.06.19 크킹3도 많이 발전했고, 이제와서 2로 돌아갈 순 없지만, 역시 수많은 dlc로 점철된 크킹2가 이벤트나 자유도가 높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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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크킹삼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9 2가 시나리오 선택의 폭이 자유로운게 제일 큰 거 같아요. 리투아니아의 게디미나스 같은 경우, 시점에 따라 개종을 한 상태나 안 한 상태를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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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oonbeach 작성시간 26.06.19 흑흑 영재마누라 단명이라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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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크킹삼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9 실제로는 카지미에시가 죽은 뒤에도 살아있어야 하는데, 역사 개변의 부메랑을 제대로 맞으신. 엘레오노르는 그냥 철부지 공주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