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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sader Kings

[연대기][CK2] 스프라비에들리비 3. 수라 알 알라

작성자크킹삼치|작성시간26.06.20|조회수64 목록 댓글 4

BGM: 쇼팽 에튀드 '이별곡'

가장 높으신 주님의 이름을 찬미하라... (중략)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교훈을 얻을 것이나,
가장 불행한 자는 그것을 멀리하리라.

그는 커다란 불지옥에 들어가게 될 것이며,
그 안에서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하리라... (중략)

그러나 너희는 현세의 삶만을 우선시하는구나,
내세가 훨씬 더 훌륭하고 영원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진실로 이것은 이전의 성서들에도 기록되어 있나니,
바로 아브라함과 모세의 성서들이라.

- 쿠란 87장 수라 알 알라(가장 높으신 분)의 의미 번역
공성에 참여한 폴란드군의 실제 병력 수는 2천명대

4월 1일, 거짓말처럼 카이로가 함락됩니다. 한줌단 폴란드가 이걸 해내다니...

살라흐 앗 딘의 2만여 본대는 여전히 기독교 측 병력과의 전면전을 피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뭔가 수상합니다.

 

"내부에서 호응하는 배신자가 있거나, 장군들이 술탄에게 항명하는 것이 아닐까요?"

보구발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폴란드군은 카이로까지 행군하는 내내 한 번도 그의 대군을 맞닥뜨린 적이 없습니다.

 

반면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십자군 본대는 근처의 소규모 부대를 전멸시키면서 이집트 동부로 진격 중입니다.

아프리카 서부를 지배하고 있는 알모하드 왕조는 내부 반란과 이베리아 기독교 왕국들을 신경쓰느라 이집트를 돕지 못합니다.

 

피아스트 왕조는 1066 시나리오로 시작하면 샤를마뉴의 혈통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Carolingian Blood)

언제 기습을 받을까 잠을 설치는 날들이 늘어나다 보니 용감함 특성을 상실했습니다.

폴란드를 신성로마제국의 영향권으로부터 독립시킨 볼레스와프 1세 '흐로브리'(용맹한 자)도 사라센의 대군을 맞닥뜨린 일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우려되는 일은 따로 있습니다. 아내 엘레오노르에게서 뜻밖의 소식이 왔습니다. 아이가 생겼다고요?

 

모든 플레이어를 환장하게 만드는 불륜 의심 이벤트

그녀 입장에선 아버지뻘 되는 남자에게 시집와서 가진 첫 아이입니다. 기뻐야 하는 게 당연한데, 아무래도 밤잠을 더 설치게 생겼습니다.

뒷돈을 주고 고용한 첩자들은 왕비의 주변에서 아무런 단서도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대놓고 추궁했다가는 몸을 상할 게 뻔합니다.

불편한 기색이 너무 티가 났는지, 엘레오노르가 오히려 투정을 부립니다. "당신은 나보다 시빌라 여왕과 편지를 더 많이 주고받잖아요!"

 

프랑스 포트레잇은 크킹제이이이이이이일

"왕께서는 먼 곳에서 오셨으니, 사라센의 간악함을 모르십니다. 그들은 좀도둑의 손목을 자른다지 않습니까?

그들이 한 짓을 그들의 방법대로 벌하였을 뿐입니다. 짐승은 짐승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어야지요!" (the Mutilator)

와, 차라리 투구를 쓰고 저런 말을 했으면 덜 무섭죠... 우아한 차림으로 왕좌에 앉아 이교도 척결을 부르짖는 그녀가 더 무섭습니다.

살라흐 앗 딘과도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걸 들키는 날엔 배신자로 지목당해서 뼈도 못 추릴 것 같으니 오해받지 않게 조심해야...

 

두번째 선택지를 고르면 구토할 확률이 99% (진짜임)

 

"예루살렘은 모든 것이지만, 카이로는 지상의 도읍에 불과하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

전쟁터에서도 놓지 않았던, '일생의 역작'을 써 내려가는 깃펜이 제자리에 멈춥니다. 술탄의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 모든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끝내 이길 거란 확신이 있는 건지, 혹은 예고된 파멸을 조용히 응시하는 것인지...

 

"그냥 다 내려놓고 좀 쉬십시오. 여기서 몸을 상하시면 연재 분량 못 뽑습니다."

전처 헬레나에게 잘못된 처방을 해서 죽게 만든, 핀란드인 의사 리쿠. 하지만 그의 충성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가끔... 아주 가끔씩만, 옛 생각이 나서 좀 슬퍼질 뿐이죠.

 

카이로, 예루살렘, 볼히니아... 니 이름은 이제부터 보구발이 아니라 마당발이여

십자군의 열기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 할리치-볼히니아의 야로슬라프가 칭왕했습니다.

"먼 데서 고생이 많다. 초코파이라도 좀 보내줄까? 자꾸 레흐가 형이라고 우기지만 않으면."

저 건방진 루스놈을 한대 쥐어박고 싶은데, 보구발이 필사적으로 말립니다. 제 위신점수보다 10배가 넘어요... (the Great)

 

엘레오노르의 딸 엘레오노르의 딸 엘레오노라

왕비가 해산했습니다. 딸이네요. 정결례를 마치고 미사에 나타난 그녀를 사제들은 두손 들어 환영합니다.

그럼 그렇지. 괜한 의심일 뿐입니다. 이 아이는 용맹한 볼레스와프와, 고귀한 엘레오노르 다키텐의 혈통을 모두 물려받게 됩니다!

 

깨알같이 카이로에 박혀있는 폴란드의 흰꼬리수리 깃발

 

이러는 동안에도 살라흐 앗 딘의 영토 곳곳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처음엔 사악한 이교도 수괴를 잡으러 가는 줄 알았는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본받을 점이 더 많은 경건한 군주.

하느님은 이 위대한 자의 파멸을 통해서 무엇을 깨우치시려는 걸까요. 답답합니다... 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너는 왜 그리 숨었고

본토를 버리고 시칠리아의 아말피에 상륙해서 맹공을 퍼붓는 술탄. 아니 저기... 그런다고 휴전협상은 어림도 없어 보이는데...

그나저나 윌리엄 저 자는 뭘 하는 겁니까? 내 딸이랑 맺은 약혼은 어쩌고 싱글 행세하고 있나요?

"사라센이 무서워서 못살겠어염. 어차피 나한테 시집와봤자 위험할 테니 약혼은 없던 걸로 해주세염."

야 이 XXXX... 마리아는 두 번째로 파혼당했습니다. 성인식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그 때였습니다. 푸른 바탕에 화려하게 수놓인 백합의 깃발이 눈앞에 펄럭입니다.

"힘을 원하는가? 내 눈을 바라봐 넌 동맹이 생기고!"

 

필리프 오귀스트 맞아요

프랑스 왕 필리프 2세. 그의 아버지인 루이 7세는 아예 왕위를 내놓고 기사단으로 들어갔습니다.

기여도 1위를 찍고 있는 만큼, 십자군이 끝나면 프랑스는 무지막지한 이득을 얻게 되겠죠.

"마리 드 폴로뉴는 프랑스의 왕비가 될 것이오!" 이로써 폴란드는 잉글랜드, 프랑스, 신성로마제국 모두와 혼인을 맺게 되었습니다.

 

너무 멀어서 외교 거리가 닿지 않습니다

1181년 11월, 이집트 십자군은 기독교 측의 대승으로 끝났습니다.

프랑스가 밀고 있던 드 부르고뉴 가문의 인물이 새로운 기독교 왕국 이집트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옆동네 보헤미아 공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박혀 있던 성스러운 못을 손에 넣었습니다.

교황은 카이로를 함락시키는 공을 세운 카지미에시를 잊지 않고, 이탈리아제 성검을 친히 하사했습니다.

점령지에서 얻은 수천 골드의 재물은 덤이죠. 하지만 뭔가... 뭔가가 이상합니다. 이게 옳은가요?

 

그는 신을 공경하고, 자비를 베풀며, 적에게는 두려움을 안겨준 훌륭한 군주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사막을 떠도는 방랑자 신세군요.

"혹시라도 불행을 당하거든, 은밀히 배를 준비하겠으니 흰수리 깃발이 펄럭이는 곳으로 오셔도 좋소."

살라흐 앗 딘은 마지막 호의를 사양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더는 보구발을 통해 소식을 전할 수도 없는 먼 곳으로.

 

"그러나 너희는 현세의 삶만을 우선시하는구나,
내세가 훨씬 더 훌륭하고 영원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진실로 이것은 이전의 성서들에도 기록되어 있나니,
바로 아브라함과 모세의 성서들이라."

 

수라 알 알라의 구절을 읊으며, 그는 역사의 무대에서 영원히 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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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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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통장 | 작성시간 26.06.22 new 흑흑 살라흐 앗 딘의 이런 퇴장이라니... 이제 역사의 순리대로 기독교 내전이 벌어지겠네요 ㄷㄷ(..)
  • 답댓글 작성자크킹삼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new 처음엔 오오 폴란드 한줌단을 살려보내는 자비... 역시 살라흐 앗 딘! 이러고 좋아했는데, 너무 속절없이 쫓겨나니까 맘이 참 그래요. (혼란스러운 조언 모디파이어: 내부 배신자 확정) 시빌라는 독기가 잔뜩 올라있고... 전쟁도 안 끝났는데 셀프 대관식을 했다는. (배틀필드 코로네이션 모디파이어)
    크킹 2는 텍스트 기반의 게임이라 지루할 수 있지만, 저런 모디파이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갈려요. 오늘도 제때 자긴 틀린...
  • 답댓글 작성자통장 | 작성시간 26.06.22 new 크킹삼치 배틀필드 코로네이션 ㄷㄷ 예루살렘의 영원한 성전이라도 일어날 분위기네요
    하지만 폴란드는 교통정리부터 끝내야 될테니 시선은 옮겨져야겠네요 ㅋㅋ
  • 답댓글 작성자크킹삼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new 통장 살인자 조카놈 레셰크의 머리채를 잡으러 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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