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의 대항해시대 시리즈 중 가장 어렵다고 악명이 자자한 대항해시대3입니다.
삼국지10에서 능력치 올1로 천통하는 소시민 플레이가 인기를 끌었었는데 저는 허접하므로 그런 미친짓은 할 수 없고, 좋고 아름다운 능력치의 항해사를 만들어서 대항3에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애초에 게임 자체가 더 어려워요 -ㅅ-;
사나이의 항해란 일세일대에 일필휘지, 한 생애에 시작해 로딩 없이 끝까지 달리는 겁니다.
멋있게 말하면 저렇고 실은 세이브 파일이 없으므로 새 게임으로 시작합니다.
밤의 장막이 드리누운 세빌리아 항은 개 짖는 소리와 그림자 사이를 오가는 부랑자들의 발소리, 술집에서 들려오는 떠들석한 고함으로 낮의 활기를 아직 잃지 않고 있었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된 이후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함게 이베리아 반도 유이의 잠 들지 못하는 도시가 된 이래, 도시는 온갖 잡동사니가 난무하고 사기꾼과 악당들, 모험가와 사냥꾼, 탐험과와 상인들이 어우러진 난장판이 되었지만 이지러진 달처럼 불안정한 모습으로도 어쨌든 존재하고 있었다. 청소지기 길버트가 빗자루를 사나운 병기처럼 휘두르며 대로의 토사물과 오물을 갓길로 날려버리는 도중, 방금 커다란 똥덩어리를 날린 곳에서 고함이 들려오는 것에 주눅이 든 것은 결코 그의 실수 때문이 아니었다. 평상시 같으면 항구 청소지기 30년의 경력을 배짱 삼아 눈을 부라리는 부랑자에게 반대로 빗자루를 휘둘러 가며 되레 으름장을 놓을 길버트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얼굴에 길버트가 날린 오물을 손바닥으로 닦으며 골목길에서 걸어오는 남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았다. 눈대중으로 보아하니 키는 5척 1촌(153cm)의 장한이오, 시커먼 구렛나루가 코 밑에 바다를 가르는 기세로 두 갈래로 뻗쳐 있는 형태에 머리는 제비 같고 눈은 이치를 꽤뚫어 보는 날랜 고양이와 같은 모양새가 마치 캐논 3열을 장착한 한자콕을 보는 듯하였다. 길버트는 상대의 위세를 보고 고개를 굽히며 목소리를 가다듬어 물었다.
"귀공은 누구시오?"
"소생의 보잘것없는 이름은 설탕이오, 성은 각이라 하오. 처녀좌의 보살핌으로 세상에 나왔으나 요즈음 시기가 불운하고 인심이 흉흉스러워 일거리를 찾지 못해 뒷골목에서 구걸을 하며 연명하고 있소이다. 올해로 나이 40세, 비록 뜻은 크나 현실이 개탄스러워 탄식하던 차에 얼굴에 오물이 날아왔소. 귀공이 그곳에서 청소를 하던 것도, 소생이 이곳에서 고심하던 것도 우연일리가 없소이다. 이는 주저하는 나를 꾸짖는 하늘의 큰 뜻! 이에 큰 깨달음을 얻어 이제 세상을 구도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항해를 떠나려고 하오니, 노인장이 내 맹세를 증거해 주시오."
남자는 그 말과 오물의 악취만을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길버트는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문득 30년전 가업을 이어받으며 아버지가 이야기해 주었던, 달을 따러 출항해 돌아오지 못한 탐험가의 이야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그놈이 세상에서 가장 미친놈일 것임에 분명하다고 분노를 터트리는 현실주의자였지만 길버트는 다르게 생각했다. 남자의 여운이 사라질 때쯤 그는 먼지를 막기 위한 마스크를 얼굴에 눌러 쓰고 빗자루를 집어들며 중얼거렸다.
지금 현황에서 보너스 포인트는 불순요소일 뿐.
이대로 시작하면 게임이 너무 어려우니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에디터를 이용해 완벽한 항해사를 만들겠습니다.
에디터로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서
이와 같이 모든 능력치와 기술, 그리고 언어를 완벽한 숫자인 0으로 고칩니다.
명성도 0으로 바꾸죠. 원래 진정한 고수는 은둔해서 세상에 이름을 쉽게 들어내지 않는 법.
나이도 50세로 바꿔줍니다. 대기만성형이거든요.
완벽한 항해사의 슬픈 자화상.
누구와 이야기를 해도 아무 말도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대항해시대3는 도서관에 가서 힌트를 얻고(1) 그 힌트로 스폰서를 화려한 말빨로 구워삼아(2) 배와 자금을 빌린 다음 탐험을 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런데 (1) 도서관을 책을 읽어도 언어를 몰라 이해할 수가 없고
(2) 명성이 0이라 가장 기초적인 E급 권력의 스폰서들도 설탕을 만나주지 않습니다.
에디터 첫 화면에 보셨듯이 명성 2000으로 게임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0 상황은 천지차이죠.
즉 우선 언어를 배워야 하고, 명성을 최소치인 350까지는 쌓아야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전단지를 돌리는 신부를 따라가 성당에 들리면 그 성당을 발견물로 발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 곳이므로 아무도 설탕을 발견자로 인정하지 않아, 명성이 고작 10 올라갑니다.
이제 언어를 배우기 위해 여관으로 향합니다. 돈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지금처럼 언어레벨이 0이면 언어를 배우는 행위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언어레벨을 최소 1로 만들어야지 조합 같은 곳에서 돈을 내고 언어레벨을 2,3으로 만들 수 있지요. 보통 모국어는 타고나므로 타국 언어를 배우거나 쓸려면 통역사를 고용하면 되지만 설탕은 돈도 없고 통역사랑 통하는 언어조차 없으므로 여관에서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1년동안 궂은 일을 하면서 허드렛일로 돈을 벌면 체력도 기를 수 있고 플레이어의 지능에 따라 언어를 배우기도 하거든요.
1년동안 일해서 1200골드를 벌었지만 언어는 못배웠습니다.
이제 숙박을 해서 언어를 배우는 방법밖에 없군요. 보통 1~3개월 내에 언어레벨 1이 배워집니다.
언어는 안배우고 애꿎은 체력만 회복시키는 중...
계속해서 숙박하는 동안 광속으로 줄어드는 소지금. 숙박을 누를 때마다 체력단련만 하는 설탕은 아마 지금쯤 근육돼지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아아 거덜났어요.
하지만 우리는 2년의 허드렛일과 체력단련을 통해 슈퍼맨으로 거듭난 설탕이 있습니다.
남은 돈을 가지고 술집으로 가서 싸움을 붙여봅시다. 체력단련을 많이 했으니 이길지도 모릅니다.
?! 체력바가 보이지 않아
날 죽이지 않는 것은 날 강하게 만든다.
... 그런데 운이 0이라서 그런지 상대가 설탕을 처형했습니다.
1481년, 세빌리아의 술집에서 각설탕은 그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쳤다.
잠시 묵념하고 다시 로드해서, 에디터로 능력치를 다 1로 고쳤습니다. 아무래도 0이면 영원히 언어를 못 배울 것 같고 그러면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거든요.
계속 숙박했는데 또 거덜날 때까지 언어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못 배웠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달이 남았지.
마지막 기회에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 파산.
술집에서 시비를 붙으려면 일단 취해야 가능성이 생기는데 소지금 10으로는 턱도 없습니다.
물론 남은 10닢을 저금해두고 다시 허드렛일을 하면서 언어 배우기에 도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잠시 계산을 해보자면 지능이 100인 캐릭터도 기본적인 언어를 배우려면 보통 3개월이 걸리는데 지능이 1인 캐릭터는 아무래도 확률상 300개월 정도가 걸릴 것 같고 그쯤 되면 게임이 끝나 있습니다.
다음에는 모국어의 언어레벨 1은 주고 시작 해야겠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故파란 작성시간 12.08.17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벽한 항해사라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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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으~~ㅇ 작성시간 12.08.18 이거 재밌었는데. 인도가서 향신료사서 유럽와서 팔면 돈걱정안해도 됨. 단지 왕복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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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까메 작성시간 12.08.18 걍 지중해에서 이슬람 해적 잡아다가 다우만 내다팔아도 돈이 듬뿍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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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까메 작성시간 12.08.18 나이 50세에 능력치 0이라닠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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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vagabond13 작성시간 12.08.18 아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 공략글 좀 많이 써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