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학사제도에 대해 대학루트가 아닌, 일괄적인 졸업시험의 방식을 채택하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거기서 나온 이야기가 학부수준의 고등 교육은 대학 외의 방법으로 충족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서 그에 대해 적습니다.
1. 강사의 수준에 대해
학원강사가 교수보다 수준이 높을 가능성은 낮고, 그 정도 실력이 된다면 당연히 애초에 강사를 안하고 교수를 하겠죠.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학부 수준의 교육을 하는데에는 교수급이 필요없으며, 또한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사교육 분야는 석사나 박사준비생, 박사급의 고급인재가 들어와서 강의를 합니다. 그 중에는 아예 이 길이 적성에 맞는다고 몸담는 사람도있고, 몇년 하다가 떠나서 다시 학계나 실무로 복귀하는 사람도 있죠. 교수가 그만두고 강사로 들어오는 경우조차 있는데, 설령 교수급이 아니라고 하여도 대부분 학부 난이도의 교육은 석박사만 되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포에니님은 이공계는 다르다, 라고 하시는데 위 사항과 같이 충분히 수요가 있다면 강사들도 애초에 고급인력이 들어오기 마련이고, 또 실무에서 오래 떠나있으면 죽은 지식이 된다고 하셨는데, 강사들도 자기공부를 합니다. 교수 수준의 공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최신 트렌드를 습득해서 제공해줄 능력은 되요. 솔직히 그 점에 있어서는 교수도 별다르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이, 많은 교수들은 실무로부터 떨어져 연구만 하면서 실무와 충돌되는 입장을 보이는 경우도 상당하잖습니까. 활발히 연구활동을 하는 교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교수도 있고, 실제 산업 분야에 참가하는 교수도 있지만 연구실에만 박혀있는 교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개별 사안을 살펴야 할것이지, 교수라고 잘 가르치고 강사라서 못 가르친다는 주장만큼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일례로 포에니님은 이공계는 학문의 발전이 빠르다면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 이야기를 하셨는데, 애초에 이런건 학부 수준도 아닌 것이, 도대체 어느 대학 물리학과에서 양자역학을 심화해서 가르칩니까. 그런걸 제대로 배우려면 석박사루트를 타야되는데요. 실제 대학의 강의 현장에서도 교수기 아닌 시간제 강사가 가르치는 빈도가 결코 낮지 않은 이유는 이처럼 학부 수준의 강의가 힌정적인 수준을 가르친다는 점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포에니님이 다니신 학교에서는 교수만이 강의를 했다 하셨는데 적어도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수준이 낮은 대학을 말하는게 아니라 나름 이름있는 대학도 포함해서 그렇다는거고요.
2. 학부 교육의 적정한 수준과 생산성에 대해
1) 학사는 연구하는 역할이 아니다.
자은님께서 지적하신 문제기도 한데, 원래 이 문제의 시작은 대학교육에서 학부교육을 과연 어떻게 제공하고 있으며 그게 효율성은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출발한것입니다. 교육능력이 극히 떨어지는 하위급 대학들은 당연하고, 사실 상위급 대학들도 교육 자체의 효율성에 대해선 의문이 많습니다. 원래 학부 수준의 대학은 이전에는 정말로 고등교육 과정이었고, 지금도 분류상으론 고등교육입니다만 말이 그렇지 지금처럼 지적집약이 심화되고 있고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그들 대부분이 연구역할을 맡을수는 없습니다.
자은님의 말씀대로 학부 수준에서도 랩에 들어가거나 여타 연구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건 사실이지만 이건 이전 시대의 잔재일 뿐이지 현대 시점에서는 의미가 없어요. 학부생의 연구나 논문작성 경력을 보는 일부 기업들의 현실을 보세요. 그런 기업들은 제대로 된 연구를 하지 않는 곳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연구방법론이 효과를 보려면 석사 과정은 나아가야 하고, 어느 곳에 취업하건 학사생을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 뽑지는 않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학부생들도 연구에 참가하거나 연구방법론을 배워야 한다는것은 아무런 산출도 불가능한 일에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벽돌을 효율적으로 나르는 법이나 페인트를 잘바르는 법은 물론 유용한 일입니다만 그걸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가르친다면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교육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본다면 연구방법론의 획득은 석사과정부터 배우게 할 일이고 학부 수준에서는 맛뵈기만 해야 할 일이지, 그것이 전문적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고, 그런 맛뵈기 수준의 교육이라면 반드시 대학이라는 거대한 단체에서 해야만 하는건 아닙니다.
2) 학부 교육의 제도적 측면
현재의 학기제라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을 대부분은 당연하게 여깁니다만, 사람에는 당연히 차등이 있고 학기제라는 일률적인 방법에 따라 교수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택하건 요점은 확실하게 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면 그만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학기제와 학점 취득의 방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제 대학 시스템에서 채택중인 학과제, 학기, 학점의 수많은 절차들이 과연 교육에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검토를 하고 그렇지 않다면 폐지 내지는 대체하는건 전혀 이상한 생각이 아닙니다.
현재의 대학교육이 그 평가 기준도 상실하였고, 또한 제대로 된 능력을 검증하거나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은 이미 당연한 사실이고, 기업을 비롯한 민간에서 보는 대학교의 학점이란 성실성의 검증 척도는 되어도 능력의 검증 척도가 아닙니다. 애초에 기업도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서는 석사이상의 학위를 요구하지 학사는 거들떠보지도 않는게 현실이잖습니까. 요점은, 어떤 방법이건 간에 교육을 통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으로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택함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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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포에니 작성시간 15.05.05 다스라니스키 원래 전공에서 강사제가 왜 말이 안되냐를 논의하는 것이라 나머지는 솔직히 대충 봤었습니다. 어차피 관심이 없었으니깐요.
근데 전공이 얼마나 다양한데, 그 많은 전공에 어떻게 일일히 대응해서 국가에서 수능처럼 시험을 본겠다는 건 좀 이해가 안가는 군요. 그럼 새로운 학과 생기면 또 대응시험을 만들게요? 시험만 한 몇 백개쯤 되야겟군요. 거기다가 그건 정통적으로 부르던 학위가 아니라 그냥 또 다른 무엇이군요.
어쨌든 알겠습니다. 어차피 전 전공을 수준이 낮은 강사에게 배워도 된다는 주장이 납득이 안 갔을 뿐입니다. 저는 공부하다보면 정말 어려운 질문도 하는 편인데, 그걸 강사가 대답할 수 잇을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
답댓글 작성자포에니 작성시간 15.05.05 냐옹구름 지금 놀고 있습니다. 큰일이네요 ㅋㅋㅋ 아 얼랑 논문 써야는데 ㅠㅠ 님도 좋은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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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포에니 작성시간 15.05.05 Charment 제가 대충 읽은 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과드립니다. 뒤에 부분은 사실 의논하고 싶은게 아닙니다만, 얘기하다 보니 이쪽으로 흘러와버리는군요. 아 물론 전공을 강사제로 운영하겠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는 건 아닙니다. 전공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에게 배워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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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Charment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05.05 포에니 넹.. 좋은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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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안케패스 작성시간 15.05.06 공대는 모르겠는데 인문계열의 경우 교수들이 학부생들을 그저 바람처럼 스쳐지나가는 존재로 여기고 있는 현실부터 바뀌어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