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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2 HOD]일본과 조선의 문해율(식자율)에 대하여

작성자인생의별빛|작성시간13.08.05|조회수2,993 목록 댓글 17

1836년 일본의 문해율은 40%, 말 그대로 개깡패 수준입니다. 비문명국 주제에 미국, 프랑스, 영국 등과 맞먹는 위치. 

이것의 역사적 근거는 무엇일까요? 위키백과를 참조해보았습니다. 

http://ja.wikipedia.org/wiki/%E8%AD%98%E5%AD%97


여기에 메이지 초기의 문부성 자료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부현  조사 시작 연도  조사 대상  남자  여자  전체
 시가현  1877  만 6세 이상  89.23  39.31  64.13
 군마현  1880  만 6세 이상  79.13  23.41  52.00
 아오모리현  1881  전체  37.39  2.71  19.94
 가고시마현  1884  만 6세 이상  33.43  4.00  18.33
 오카야마현  1887  만 6세 이상  65.64  42.05  54.38


전체 평균이 대강 40% 내외, 게임 시작 시점과 비교하여 40~50년 정도 차이가 생기기는 하지만, 그 사이에 압도적으로 변화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반전이 있으니, 저 수치는 '자필 서명' 비율입니다. 

다시 말해 자기 이름을 읽고 쓸 수만 있으면 저 수치에 들어가는 겁니다. 한자 네 개 쓰면 끝인 거죠. 

과연 저 수치를 국가 정책을 결정지을 정도의 요소로 인정할 수 있을지요? 


한편 해당 위키백과 페이지에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1881년 나가노현 기타아즈미군 도키와촌(현재의 오마치시) 15세 이상 남자 8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필 서명 64.6%, 마을 이름까지가 63.7%, 일상적인 출납 장부를 적을 수 있는 게 22.5%, 편지나 증서 등을 적을 수 있는 자가 6.8%, 공용 문서에 지장이 없는 사람 3.0%, 

정부기관 등의 공포문을 판독할 수 있는 자 1.4%, 공포에 대한 신문 논설을 읽을 수 있는 자 2.6%입니다. 


빅토리아2에서 문해율은 문명화와 기술 발전에 필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자기 이름을 읽고 쓰는 수준이 아니라 일상적인 편지 정도는 읽고 쓸 수 있는 자, 못해도 최소한 가계부 정도는 적을 수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이용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따라서 22.5%와 6.8% 사이로, 대략 10%대 중반 정도로 떨어뜨리는 게 괜찮지 않나 합니다. 

40%가 10% 수준까지 내려앉긴 했어도, 여전히 러시아나 오스만, 에스파냐 등 10% 내외 열강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더구나 메이지유신 효과라는 기술개발 +30%의 사기적인 버프가 붙지 않습니까? 

여기에 서구화 바람 이벤트가 뜨면 +20%가 또 붙습니다. 이 두 가지 버프는 게임 끝날 때까지 갑니다. 

물론 무하마드 알리 개혁 효과인 +50%에 비하면 미약하다고는 합니다만……. 



한편 조선의 경우엔, 솔직히 이런 건 추정 자체가 어려운 내용이죠. 역추산이라도 가능한 인구와는 다른 문제니까요. 다만 참고해볼 자료는 있습니다. 

1870년부터 74년까지 일본에 체류하며 교육제도 도입에 힘쓴 미국인 윌리엄 E. 그리피스가 1882년에 쓴 '은자의 나라 조선'입니다. 

The Corean rustic is, as a rule, illiterate. Probably only about four out of ten males of the farming class can read either Chinese or Corean, but counting in the women it is estimated that about eighty-five per cent of the people can neither read nor write, though the percentage varies greatly with the locality. 

농민 남성의 40% 정도가 한자 또는 한글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성까지 합치면 15%가 읽거나 쓸 수 있다는군요. 

물론 그리피스는 조선에 와본 적도 없는 사람입니다. 더구나 저 '읽고 쓸 수 있다'는 게 어느 수준까지인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동시기의 일본과 비교해보았을 때 조선은 대략 10% 수준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한편으로, 굳이 일본의 문해율을 떨어뜨리지 못해 안달일 필요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게임 극후반인 20세기 초기를 기준으로 볼 때, 일본은 세계 8개 선진국 중 하나로 들일 수밖에 없는 나라입니다. 

1921년~22년까지의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의 5개 국가가 영국,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입니다. 여기에 강대국에서 빼기 섭섭한 러시아와 독일만 추가해도 이미 7개가 차 버립니다. 

영국과 미국을 상대로 양국 해군력의 6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인정받은 나라라면 열강 자격이 충분하죠. 

가진 건 쥐뿔도 없던 비문명국이 100년도 채 안되어 열강까지 올라서기 위해서는 시스템상 사기적인 문해율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결국 제작진 의도대로 초기 설정 그대로 하든가, 문해율을 낮추되 메이지유신 효과를 50% 또는 그 이상으로 높이든가 해야 할 거라 봅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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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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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썩은얼음 | 작성시간 13.08.07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론 한글은 대충 알았다고 하네요.
    한문을 못 읽어서 그렇지
  • 작성자우석아머하너 | 작성시간 14.11.19 문해율은 단순히 읽고 쓰는 정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식견이 담긴 문장을 쓰고 풀이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라 문맹율이 낮다고 반드시 문해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해율의 포인트는 지식이니까요. 몇년 된 자료지만 OECD 가입국 중에선 한국의 문맹율은 한글 덕분인지 상당히 낮지만 문해율 또한 낮다고 하네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문자인데 축복 받은 문자를 받고도 정작 지식은 떨어진다니 부끄럽죠.
  • 답댓글 작성자인생의별빛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1.19 문맹율이 낮은 것은 딱히 문자가 고등해서가 아니라(그놈의 국뽕 때문에 많이들 잘못 알고 계십니다만, 한글은 과학적일지언정 난이도가 결코 쉽지 않은 문자체계입니다) 의무교육이 시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의무교육이 제대로 자리잡은 나라 치고 문맹율이 95% 아래로 내려가는 나라는 정말 없습니다. 초등학교 과정을 4년만 수료해도 문자는 읽고 쓸 수 있게 되죠.
  • 작성자우석아머하너 | 작성시간 15.03.03 의무교육이 그만큼 중요한 것은 사실인데 일본의 의무교육은 메이지 유신 직후부터 시작되어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편이었고 1900년대에 돌입해서는 전 국민의 95%가 의무교육을 받을 정도로 국민의식과 탐구열성이 대단한데다 이 당시부터도 일본의 도서출판량은 세계에서 손꼽는 수준이 됩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에 겨우 자발적 의무교육을 시작하지만 6.25가 터지면서 윤보선 때까지 한국사 암흑기가 이어지다 박정희가 집권한 60년대를 기점으로 교육의식이 늘어나 교실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일본과는 그 시기가 무려 80년이 나는 마당이라 비교하기도 뭣하죠.
  • 작성자우석아머하너 | 작성시간 15.03.03 의무교육을 시행하는 나라의 절반이 문해율이 90%가 넘질 않습니다. 한국말은 복잡하고 변화무쌍해 난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인데 한글은 초중종성의 괴랄한 합자 문자임에도 직관적인 조합과 형태를 가져 비합자 문자보다 어렵다고 할 수 없어 한국이 99%대의 문해율을 자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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