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깼음 7세 대신에 외무장관이 서명한 평화협정서를 들고 귀환한 리셜리외 사령관은 쉴 틈도 없이 동부로 배치되어야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닉 경이 있는 이상 두명의 사령관이라는 체제 자체가 이상했다는 것에 이의가 있는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카스티야와의 평화협정에의 적임자로는 언제나 주옥같은 말솜씨로 피협정국의 간까지 빼오는것으로 유명한 유슬림 공이 지목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저 먼 동부에서 단걸음에 카스티야로 달려온 유슬림 공은 단 3일만에 카스티야가 가진 모든것을 빼앗는 악랄한(?) 평화협정을 마치고는 바람처럼 자신의 담당지로 복귀해버렸다고.
그렇게 이베리아의 두 국가가 모두 소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줄어들었습니다.
또 한번의 전쟁이 끝납니다.
언제나 주변국을 약탈하고 점령하는 일상적인 전쟁은 모두를 무감각하게 만든 것일까요, 이제는 정전 소식만으로는 그 누구도 기뻐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천년삼 대리, 로젠메이든 총리의 소식은 없습니까?'
'...아직..'
'그렇습니까..'
휴가라는 명목으로 사라졌다가 행방불명이 되어버린 로젠메이든 총리의 신상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였지만 말이지요.
카스티야와의 전쟁이 생각외로 너무 긴 시간을 끈 탓에 주변국이 큰 신경을 쓰지 못해 평판이 더 나빠지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평소대로라면 이대로 조용히 시간을 때우는 것으로 주위의 악명을 잠잠히 가라앉히게 되겠지요.
그 와중에 의료품에 혁신적인 발전이 제국 내에서 일어났습니다.
'병' 이라는 이름의 마수는 어디나 있으나 지금의 이것으로 몇년간은 조금 더 나아지겠지요.
주변국의 상황은 정말 미묘했습니다.
쥐군 9세나 그 외 인물들처럼 알 수 없는 이유로 나이를 먹지 않는 오스트리아의 대공이자 동양인 정 희두 공작은 이렇게 판단했지요.
'서쪽은 스위스의 떨거지들이 너무 강해 진출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동쪽으로 간다!'
흑해까지 이어질 동진정책은 그렇게 책정되었고, 차츰차츰 그 강역을 넓혀가던 오스트리아는 결국 흑해에 도달하고 말았습니다.
'...이곳이 흑해..'
그렇게 동서로 넓은 국토를 가지게 된 오스트리아, 동진정책의 시발적 목표는 달성했으니 그들은 한동안 조용히 내치에 전념하게 될 것입니다.
폴란드는 더욱 강성해지고 있었습니다.
한때 나라의 존폐가 위험해질 위기도 있었으나 당시 짧은 동맹이었던 선황제 쥐군 8세의 힘으로 성세를 회복한 뒤 지속적으로 튜튼 기사단을 압박하며 세력을 늘리고 있었지요.
그보다 더 동쪽에서는,
'모든 슬라브인 들의 모국' 을 제창하며 일어선 러시아가 신흥 강국인 우크라이나에게 국토의 반절을 점령당하는 굴욕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발트 반도 및 그 주변에서는 불가리아와 오스만 투르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며 맹위를 떨치는 불가리아를 상대로 새로이 '셀림' 이라는 유능한 술탄을 맞이한 오스만 투르크의 행보가 주목이 되고 있었지요.
그 사이로 더러운 해적떼거리가 파고들어 작은 섬 두 개를 점령하고 나름의 세력확장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이베리아 남부의 사막지대에서는 모로코가 강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영원한 원수 카스티야를 쳐부순 스위스 제국에 무척이나 친근한 태도를 보이며 말이지요.
영원한 스위스의 적이자 걸림돌, 신성로마제국은 이전의 성세를 거의 다 잃어버렸습니다.
그저 이전의 위세만을 보존한 채로 튀링기아의 구노시스 2세가 즉위해 있었지요.
이래저래 어지러운 시대적 상황들이 스위스 제국을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근교국에 대한 침략만으로는 성세를 보장받을 수 없는 시기에 이르른 것일지도 모르지요.
아직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의문을 접은 채 쥐군 9세는 벽을 바라봅니다.
알현실 한쪽 벽에는 낡고 빛바랜 큰 유럽 지도가 걸려 있었지요.
그것은 그의 아버지, 쥐군 8세가 남긴 유일한 유품이었습니다.
유럽 전체를 색칠한 채 '스위스 제국' 이라고 써 놓은 그 지도는, 언제까지고 제국이 목표해야 할 이상향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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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군은 다시 출연신청 할때까진 출연 없습니다!
음, 이번편은 밷밷밷보이하고 염전도 줄이면서 주위국이랑 외교관계 좀 다지던 때 찍은것들이라 재미가 업습니다.
독자님들의 넓은 아량으로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