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초보 프로이트 육아 일기 - 출산 과정과 출산 첫날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1.09.26|조회수732 목록 댓글 10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드디어 이 시리즈를 쓸 수 있는 날이 오는군요. 

 

일단 메모하는 것처럼 먼저 하고, 나중에 좀 다듬어야겠습니다.  

 

 

 

1. 예정일이 되었으나 진통이 없어 일단 유도분만을 시도하기로 함.

하루를 유도제(옥시토신)를 사용하였으나 반응 없음. 

이때 같이 분만대기실(진통실)에 있는 다른 산모들의 변화에 아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적극적으로 안심시켜주고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함. 

아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를 차고 한 자세로 있어야 하므로, 순식간에 아내의 자세 유지근이 지쳤는지 통증을 심하게 호소. 

마사지를 손가락 부러지게 해야하므로, 마사지 기구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으로 보임.

 

2. 결국 진통이 걸리지 않아 제왕절개 수술로 이행.

유도제를 4팩을 사용하고, 입원 30시간이 지나도 진통이 없었음.

의사가 무조건 의학적인 판단만 하지 않음.

제왕절개로 전환하는 것은 사실 산모 및 가족들의 의견이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음.

산부인과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제왕절개로 전환을 요청, 이후 빠르게 과정이 진행되어 오후 1시 44분 출산.

 

3. 병원마다 다를 수 있으나, 분만은 남편이 참여하고 제왕은 남편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 (이건 아닐 수 있음)

하염없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들어간 지 20분 만에 아이가 나옴.

사진은 무조건 빠른 시간에 많이 찍는 것이 좋음.

아기는 태지가 잔뜩 묻어있고, 퉁퉁 불어 있어서 상상하던 것과 다른 모습일 것임. 

마음속에 '내 애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으나 (남자의 근원적 불안, 상당히 많은 남성이 느낀다고 함) 그래도 잘 안아주고, 사진도 많이 찍어 놓읍시다. 다음날만 되어도 내 자식 같더라고요.  

 

4. 아기가 나오면 즉시 할 일

양가 전화하여 출산 알리기. 조리원 전화. 산후도우미 전화.

이 외 나머지는 아내 챙기고 나서 해도 되는 것으로 보임. 

 

5. 조금 지나면 의사가 나와서 전반적 설명을 해주고, 수술실에서 아내가 실려서 나옴.

사진 보여주고, 고생했다고 위로해주고, 손 잡아주면서 emotion care.

피 냄새가 날 수 있으나 잘 참으세요. 

아내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기를 씻겨서 보여주심.

아기를 처음 안아보면 어떻게 할 지를 모를 수 있습니다.

일단 한 손으로 엉덩이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목과 머리를 잡아서 흔들리지만 않게 하면 나머지는 자세를 어떻게 잡아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이걸 알고 있음에도 저는 아내한테 아기 얼굴을 잘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ㅠㅠ

 

6. 아기는 곧 신생아실로 가고, 코로나 때문에 모자동실을 못 합니다. 

아기는 이후로는 하루 몇 번, 아주 잠깐 볼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아내를 돌봐야 합니다. 

이제 제가 하면서 겪었던 팁을 봐 보자면...

 

 - 압박스타킹 : 아내에게 압박스타킹을 입혀야 합니다. 그냥 양말 신기듯이 하려면 엄청나게 힘듭니다. 압착해서 발에 완전히 넣고 위로 쭉 끌어올립니다. 주름이 지면 그 부분만 부어서 나중에 아내가 엄청나게 아파합니다. 잘 펴주세요. 

 

 - 소변줄 관리 : 소변줄은 소변이 쭉 들어오는 부분과 소변이 모이는 부분으로 나뉩니다. 이 때 모이는 부분의 선이 꼬이면 소변이 나오지 않고 방광에 빵빵하게 들어차 큰 문제가 됩니다. 소변이 잘 나오도록 깔끔하게 설치해주세요. 

 

 - 병원 침대 다루기 : 병원 침대는 요즘 대부분 어떻게던 리클라인 기능이 있습니다. 이용법을 숙지해두세요. 병원 침대는 바퀴가 달려있고, 그 바퀴에 잠금장치가 있습니다. 잠금장치만 풀면 의외로 가볍게 휙휙 움직이므로, 잠금장치 위치도 확인해두세요. 침대 난간 푸는 법도 찾아 놓아야 합니다. 난간을 붙잡고 자세를 변경하고 싶은데 침대가 벽에 너무 붙어 있으면 손을 넣을 수 없어 불가능하니, 벽에서 약간 떨어뜨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 절대 배를 만지지 않기 : 배에 칼빵을 맞은 것입니다. 만지면 엄청나게 아파하므로 절대 만지지 않아야 합니다. 

 

 - 물티슈 : 신생아실에서 쓸 물티슈와 방에서 아내에게 쓸 물티슈를 따로 챙겨 놓아야 합니다. 특히 아기에게 쓸 물티슈는 아기용이어야 하므로 꼭 확인 해 놓으세요. 저는 아기용 물티슈가 있는지 몰라서 중간에 사 왔습니다. 아내는 거의 3~4일 정도 샤워를 못 하므로, 물티슈로 닦아주어야 합니다. 

 

 - 종이컵과 빨대 : 큰 종이컵을 챙겨 두면 쓸 일이 많습니다. 특히 이 닦아야 할 때. 빨대로 있으면 음료수 마실 때 좋습니다. 

 

 - 침구류 : 어디서 어떻게 잘지 모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침구류를 준비 해 두세요. 저는 대충 어디서나 잘 수 있겠지... 하면서 왔다가 지금 허리근육이 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자주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면서 검사나 소변통 비우기, 수액 갈아주기, 패드 갈아주기 등을 해줍니다. 이건 잠자는 와중, 새벽에도 지속되므로 자주 깨게 됩니다. 잠이 부족해지므로 잘 챙겨야 합니다. 

 

 - 식사 : 병원 밥은 맛이 없습니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식당을 미리 잘 파악 해 놓으시고, 아내의 상태가 안정되었을 때 빠르게 다녀옵시다. 밥 편하게 먹으려면 다른 시간에 아내를 잘 케어 해 놓아야 합니다. 

 

 

 

정신과적인 내용이라면...

 

아내에게 자식이 아내를 닮았고, 그래서 사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해주세요. 실제로 그렇잖아요? 처음 사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쉽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아내의 몸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다시 원상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변화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주세요. 아픈 것은 대부분 빠르게 좋아지지만, 실제로 아픈 사람은 그 시간이 억겁처럼 느껴집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안심시켜주시고, 나아질 것을 설명해주세요. 

 

어차피 아기는 신생아실에 있고, 다른 가족은 같이 살 사람이 아닙니다. 자식이 나오고 자신이 아픈 상태에서 약간만 서운해도 박탈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아내의 의견을 계속해서 묻고, 도와줄 것을 확인하세요. 결국 같이 살 사람입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메모 겸 해서 자주 써 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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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Khrome | 작성시간 21.09.26 그래도 남편분이 의사시니 아내분이나 친지분들이 안심 많이 하겠네요. 비록 외과 쪽은 아니더라도요.
  • 작성자그녀가가잖아-_- | 작성시간 21.09.26 그동안 아이 가지는것때매 고생 많으셨는데 완전 좋은 소식이네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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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눈사람no.2 | 작성시간 21.09.26 정말 축하드립니다!
  • 작성자후허헝 | 작성시간 21.09.29 축하드립니다!!
  • 작성자모다피 | 작성시간 21.11.11 요즘 글 안올리시는거보니 육아 때문에 한창 바쁘신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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