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인과 기독교의 아가페는 남을 사랑하여 하나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전제가 같지만, 그 의미와 구체적인 상태에 대한 견해는 다르다. 유교, 특히 양명학 전통에서는 나와 남이 합치된 상태를 만물일체라 하고 그것을 인이라 칭했다. 기독교에서는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을 우정, 혹은 아가페라 칭했다. 전자는 관계망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 관계적 개인이고, 후자는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특수한 한 개인의 영혼에 근거하여 실체적 개인의 특징을 갖는다. 이에 천주교 선교사들은 양명학의 개인에 실체성이 없음을 들어 동체지동(同體之同)이라 비판하였다. 개인의 실체가 먼저 인정되고 그 실체들의 관계가 하나로 되어야한다는 것인데, 이는 일종의 동체지이(同體之異)라 하겠다. 한편 조선의 성호학파는 공동체론으로 동체지사(同體之私)를 언급하였다.
양명학과 천주교, 성호학파의 차이는 개인과 사회 사이의 보편애와 차등애를 어떻게 구분하는가에 있다. 이는 조선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영역인바, 안정복이 서학을 논박한 근거도 마테오리치와 양명학파의 필리아-카리타스/무기-무아 논쟁에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조선 성리학의 이일분수론과도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었다.작성자Draka작성시간2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