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말이지만, 호러 소설의 재미는 그 작품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달려있다. 문제는 누군가를 무섭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웃음이나 감동, 혹은 슬픔이나 분노 등의 감정은 확실한 포인트가 존재한다. 다수의 사람이 공감하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공포감은 사람마다 느끼는 지점도, 그리고 강도도 다 다르다. 누군가는 사지를 꺾어대는 귀신을 무서워하고, 누군가는 미친개를 무서워한다. 광대를 무서워하는 이도 있으며 살인마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이의 취향에 맞는 보편적인 호러 소설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독 호러가 세부 장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도 역시 이것 때문이다. 슬래셔를 좋아하는 독자는 오컬트에 심드렁하고, 하우스 호러에 열광하는 독자는 좀비를 혐오한다. 그렇다면 다수의 독자에게 공포감을 안길 수 있는 소재, 혹은 비기(祕技)는 정녕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