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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의 한 부분에 있어서 순간 번뜩이는 통찰을 얻자 그 순간의 경이감이 너무나 즐거워서 그 즐거움을 어머니와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는데 어째서인지 전화를 안 받으시더라고요. 아쉬워서 몇번 더 걸었지만 역시 안 받으셨습니다. 그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이 즐거움을 같이 나누면서 어머니도 같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게요.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이런 아쉬운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무엇인가? 왜 이 일이 일어났고 나는 지금 현재의 나는 왜 그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가.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시간 18.01.03
  • 답글 ㅎㅎ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4
  • 답글 그러니 이제는 어머님께 맛좋은 저녁식사를 사드릴 차례입니다 작성자 _Arondite_ 작성시간 18.01.04
  • 답글 p.s. 그 후 어머니와 이 모든 것에 대해 40분 정도 전화로 얘기하면서 곁다리로 수학적 통찰의 경이와 즐거움도 함께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정말 완전히 뜬금 없는 순간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과정을 거쳐서 갑자기 섬전처럼 내려찍힌 생각입니다.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그러자 무언가를 의심 없이 확신한다는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가 느껴졌습니다. 생각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대충 넘겨왔던 절차들이 얼마나 중요한건지도 확 와닿았고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그 자체의 논지만 놓고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 자신의 편안을 위해 떨쳐낸다는게 얼마나 큰 오만인지도 느껴졌고, 기존에 가진 생각으로 새로운 생각을 판단하고나서야 받아들인다는 것 역시 얼마나 어리석은 행위인지도 문득 느껴졌습니다. 낯선 생각에 대해 거리낌 없는 열린 마음, 지금껏 쌓아온 믿음체계의 가장 근본적인 근간마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무너트려버릴 수 있는 과감함. 갑자기 그것이 대단하다 느껴졌습니다.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저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제가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부분에 있어서 더 이상 틀릴 수 없을 정도로까지 틀렸던겁니다. 그 순간 갑자기 무언가 탁하고 느껴지더라고요. 나는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 조금의 의심을 하고 있지 않은 순간에마저도 나는 언제나 틀릴 수 있다. 아무리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해도 그것 역시 언제나 틀릴 수 있다. 왜냐면 인간인 나는 맹인이 더듬거리는 정도로만 볼 수가 있으니까. 시야는 짧고 좁을 수 밖에 없고 할 수 있는 생각은 이 좁은 두개골 안에 밀어넣을 수 있는게 전부이니까.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그런데 그때 어머니가 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걸어 말하시길, 어머니는 샤워를 하고 계셔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지만 3번이나 연달아 전화가 걸렸기에 무언가 다급한 일이 생긴건가 싶어서 잠시 확인을 하려 나오셨다 합니다. 어머니는 일단 옷을 입고 다시 전화를 걸겠다 하셔서 알았다하고 일단 끊었는데, 순간 갑자기 무언가 머리를 턱 하고 맞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제가 그 시점까지 해왔고 지금 이곳에 적은 그 생각의 열차에 대해 저는 조금의 의심도 가지고 않았습니다. 저는 제가 전제한 생각이 옳을 것이라 확신을 하고 있었고, 그로부터 유추한 결론과 교훈 역시 현실에 단단히 기반을 두고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그렇다면 저는 지금 이 현재에서 계속 생각하고 인지하면서 앞으로 일들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 다양한 가능성들을 고려/예측하고 올지도 모르는 아쉬운 순간에 미리 대비한다면, 지금 같이 아쉬워하는 순간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지라도 그 빈도는 줄일 수 있을게 분명합니다. 괜찮은 교훈인 것 같다 생각하며 저는 지금의 아쉬움을 애써 접으려 했습니다.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하지만 저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제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던 순간은 이미 시간과 함께 흘러 사라졌고, 저는 어머니의 핸드폰이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이 향후 어떤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 이 피할 수 없는 현재에서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을 곱씹고 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무력할지라도, 미래의 아쉬움에 대해서는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현재는 무언가에 대해 아쉬워하는 미래의 시점에서 보면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 답글 저는 어머니가 전화를 못 받는 이유가 전화기에 무언가 문제가 생겨서, 배터리가 바닥 난 것이던 아니면 뭔가 망가진 것이던간에 일단 무언가가 잘못 되었기 때문일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양에 계신 어머니의 핸드폰을 춘천에 있는 제가 물리적으로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있을리 만무하니 당연히 저는 그에 대해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만약 할 수 있다면, 그건 과거의 한 시점으로 되돌아가 어머니의 행동에 영향을 끼쳐 어머니가 미리 전화기를 고치거나 바꾸시도록 만드는 것이겠지요. 작성자 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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