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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고초려야말로 유비의 답답한 마음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사자성어가 아닐까? 관우도 그렇고 장비도 그렇고 멍청하지 않고, 유비 자신도 군주로서 모자랄게 없었지만, 누구도 천하를 쥐락펴락할 정도의 군략을 이루지는 못했다. 의용군을 만들어 황건적과 싸우고, 조조의 밑에 있다 유표의 밑에 있기까지 하면서 진류만 벗어나면 혼란스러운 천하를 몇년을 허송세월 했는데, 몇년을 돌아봐도 자신에게 제대로된 조언을 말해주는 사람은 없고, 말해줄만한 사람이면 조조에게 가서 믿을 수 없고, 관우와 장비는 뭔가 이렇다할 플랜을 못내놓고, 형주는 유기와 유종의 후계 문제로 떠들썩하지 천하를 안정시킬 생각은 없고, 그런 상황에서 천하를 안정시킬 방법을 안다는 소문이 얼마나 유비의 마음을 끌었을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이 있었을까. 20대의 청년이 잔다고 하니 혹여 자신이 깨워서 알려주지 않을까 걱정돼 기다리는 유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물론 이건 정사와 연의를 섞어서 쓴거고 실제 어떤 상황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유비는 모두를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제갈량이 없었다면 촉한을 그렇게 오래 유지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제갈량을 얻었을 때 유비의 마음은 어땠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작성자 통장 작성시간 21.10.18
  • 답글 서서가 어사중승같은 자리까지 한거 보면 소리없이 사라진 건 아니죠. 작성자 _Arondite_ 작성시간 21.10.19
  • 답글 흑흑 서서 팩폭을 멈춰주세요 ㅜㅜ 작성자 통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21.10.19
  • 답글 조조진영에 가서는 소리없이 사라진 서서가 유비한테는 최고의 스승이었으니 할말 다했죠. 작성자 마가리타 작성시간 21.10.19
  • 답글 주사였는데 이렇게 설명 들으니 상당히 유익하네요 감사합니다(..) 작성자 통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21.10.19
  • 답글 작가왈 3초고려하면 이야기가 안되니까 3고초려로 해야지 -)-…. 작성자 [FTG]리로이 작성시간 21.10.19
  • 답글 4. 관우장비는 비전을 공유한 사이이긴 하지만, 그들은 유비가 제시한 길을 평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지 유비에게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갈량은 그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관장의 반발을 유비가 무마한 겁니다. 길을 닦아줄 사람은 많지만 길을 알려줄 사람은 제갈량뿐이니까요.
    5. 유비가 '수어지교'를 말할 때 자신을 물고기에, 제갈량을 물에 비유했습니다. 유비 자신이 역량은 있음에도 기반이 없었고 기반을 닦을 힘도 없었는데 제갈량이 그 기반이 되어준 거죠. 잘 아시듯 제갈량은 형주의 유력가인 황씨가문의 사위이며 그 외에도 형주에서 잘나가는 방씨, 채씨 등 힘있는 가문과 친인척관계였으니 유비의 기반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유비가 제갈량을 영입한 이후 제갈량의 천거로 얻은 인재가 많습니다. 조조밑의 순욱인력사무소 급은 아닐지 모르지만...
    작성자 _Arondite_ 작성시간 21.10.19
  • 답글 1. 유비는 야심이 큰 사람(좋게 말하자면 큰 비전을 가진)입니다. 한실부흥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자기가 황제, 아니면 가장 강력한 실권자가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죠. 산양공(=헌제)이 멀쩡히 살아있음에도 '조비새퀴가 황제폐하를 몰아내고 죽였으니 황숙인 내가 황제하겠음!' 이라고 한걸 보면 확실합니다.
    2. 그런데 그 큰 비전이 있지만 그걸 구현하는 대전략이 부재했습니다. 일단 어디다 자기만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나마 사람은 좀 모았지만 자기가 발붙일 땅이 없었으며 땅을 얻은 후에도 뭘 어떻게 할지 몰랐습니다. 조조곁에는 순욱이 있었지만 유비에게는 없었죠.
    3. 당대의 문사들은 유비의 그러한 약점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조조와 가장 극단적으로 반대되는 사람이지만 갖지 못한 것이 대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인물임을 알고 있었겠죠. 제갈량은 그런 역량, 최소한 잠재력 정도는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주변의 유력인사들이 유비에게 제갈량을 천거한 겁니다. 유비가 가장 목말라하는 것이 천하를 얻는 '방법'이었는데 그걸 가르쳐줄 사람이라고 하니 유비로서는 문지방이 닳도록 찾아다닐 수밖에요.
    작성자 _Arondite_ 작성시간 21.10.19
  • 답글 잠시 '어… 유비가 제갈량이 자는 걸 기다려줬나…? 세 번 찾아가 전치 3개월씩 팬 거 아니고…?' 하고 버퍼링이 왔습니다. 유비님은 패왕이시고 피치브라더스 3형제의 서열 순서는 주먹입니다(??)

    나중 생각하니 저 천하삼분지계 자체가 유표가 곧 죽을 거란 걸 전제로 하는데 제갈량이 유표의 처조카사위이니 음…… 어느 시기가 오기까지는 수어 둘만 아는 비밀 프로젝트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무리 유표가 병중이라도 저거 알았으면 처조카딸은 새 남자 찾아주고 유비는 관등서열 꼬인 것도 있겠다 당장 방 빼라고 했을 듯…… 그리고 유비가 보기에도 유표가 오래 못 살 거 같았나… 저 말을 듣고도 쟤를 안 치네…… (?) 아. 그러면서도 '정말 유비가 제갈량의 존재를 전혀 몰랐을까?' 싶은 것도 있습니다. 나본 아저씨는 어째 유패왕님을 인척관계에 무지한 사람으로 만드는 버릇이 있지요(feat. 육손…)
    작성자 디아나 작성시간 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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