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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의 탄생을 다 읽었다.
    아무래도 두번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야.. 레전드다. 언제부터 집에 있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북코아, 알라딘 다 뒤져봤는데 아무래도 그 이전 헌책방에 다니던걸 좋아하던 시절에 산 모양이다. 그럼 최소 7년은 됐을거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 산 뒤로 일단 펼쳐본 뒤, 내가 생각한 내용(고대 영어가 현대로 바뀌는 과정)이 아니라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을 만드는 내용, 심지어 처음 시작이 너무 재미 없어서 덮어버리고 몇년을 묵혀둔 뒤, 가끔 읽으려고 할 때마다 서장의 노잼력을 못이기고 다시 닫다가, 이번에 드디어 다시 잡았다. 불의왕을 읽고 다음으로 팔거나 버릴 타겟으로 잡은 것이다.
    일단 읽어본 소감으로는... 생각외로 내가 살 때 예상했던 내용은 있었다. 다만 글쓴이가 자신이 찾은 자료를 자랑하기 위함인지, 빅토리아시대의 화려함을 말로 표현하려고 한건지는 몰라도 한반도 어느 구석에 사는 사람은 전혀 관심없는 만찬의 구성품을 전부 나열하면서 20쪽을 할애하며 만찬의 모습을 묘사한 뒤 정작 중요한 내용은 지쳐서 나가떨어질 쯔음에 스탠리 볼드윈이란 거물의 연설로 시작하기 때문에, 일단 이 고비를 넘겨야 영어의 변화를 다루는
    작성자 통장 작성시간 24.08.15
  • 답글 그렇군요. 뭐 그런 정도라면야... 작성자 _Arondite_ 작성시간 24.08.18
  • 답글 엄밀히 말하자면 옥스포드는 언어학회에서 시작된 새 영어사전 제작의 스폰서가 되면서 완벽한 사전을 방해하기 위해 수십년간 훼방을 놓은 것처럼 보여지니 옥스포드 자랑은 아닐 것 같지만... 찾아보니 저자인 사이먼 윈체스터부터 옥스포드 출신에 옥스포드 출판사에서 원서가 나왔으니 은근히 내세우는 걸로 볼 순 있겠네요. 하긴 옥스포드가 수십년을 후원했는데 좀 훼방 놓으면 어때(..) 그래서 오히려 객관적으로 읽도록 본인들이 행한 것들을 낱낱이 밝혔나봅니다. 작성자 통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24.08.16
  • 답글 그러니까 한마디로 '우리가 이만큼 빡가게 폼나는 짓 했음!' 이라고 자랑하려는 책이군요. 작성자 _Arondite_ 작성시간 24.08.16
  • 답글 협회 단위에서 시작해 영웅적인 헌신을 한 개인과 대의를 위해 이름 한줄로 만족하며 희생한 자원봉사자, 조력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거대한 대업이었다. 그야말로 역사적으로 손꼽힐 역사였다.
    결국 마지막으로 자신이 추진한 사업의 마지막을 못보게 된 머리를 생각해보면 그 씁쓸함도 느껴지며 그럼에도 그가 남긴 위업이 대단하기에 우러러보게 된다.
    다 읽고 팔려고 했으나, 사실 절판되기도 하였고 정작 한국 웹으로는 이이상 OED와 제임스 머리에 대해 세세하게 적힌 내용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그냥 집에 남겨두기로 했다. 이렇게 미니멀리즘으로 나아가려는 소망이 멀어진다...
    작성자 통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24.08.16
  • 답글 제갈량이 죽고 10년 동안 수십년을 넘어간 것처럼 몇쪽 안되는 사이에 13년, 이후 에필로그로 80년의 세월을 확 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이건 읽을 때 머리의 분량이 너무 많다, 이후 4대 편집장 헨리 브래들리부터 사전의 완성을 본 5대 편집장 크레이기까지의 내용이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머리는 한 챕터를 할애해서 편집장까지 오는 것을 보여줘 놓고서, 크레이기는 (1901년부터 편집장이 되었다)로 끝내버리니 좀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분량에 대한 불만이고, 내용 자체는 다 읽은 지금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어휘들을 기술적(정의보다 묘사하는 쪽으로)으로 모두 설명하기 위해 사전을 만든다. 책에도 적혀있듯 그야말로 빅토리아 시대의 낙관적인 전망에서나 가능했을 사안이었고, 제임스 머리처럼 언어에 모든 것을 바친 존재가 있어야 가능했던 사항이었다. 어찌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나중가선 왕실에게 헌상했다는 이유로 더이상 옥스퍼드가 이 사전 제작을 막지 못했다는 것을 보면 입헌군주제에서의 권위가 있어서 가능했을법 하기도 하다.
    다 읽고난 뒤 느끼기로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업이고, 현실성이 없으며, 그렇기에 정말 멋진,
    작성자 통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24.08.15
  • 답글 첫장으로 넘어간다. 심지어 첫장이 분량이 꽤 된다.
    일단 이 책은 크게 다섯장 정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첫장은 영어의 기원과 변화 및 OED 이전의 사전들에 대하여 약간, 이후 OED가 될 언어학회의 사전 작성에 대한 근 20년간의 난관에 대해 약간, 이후 제임스 A.H. 머리의 등장과 그가 제대로 추진력을 가해서 나아가는 사전의 작업과 그를 가로막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헨리 헉스 기브스 등의 조력이 대부분의 분량, 그리고 그를 도운 주변인들과 사전 사업이 궤도를 잡고난 이후 완성되기까지 수십년 약간, 이후 에필로그 약간.
    그렇다. 머리의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좀 감칠맛이 날 것 같은 느낌으로 분량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나머지 내용들도 다 합치면 꽤 되리라고 생각하지만.. 한번 머리가 나오는 내용, 여기서 머리가 연관되었거나 어쨌든 머리가 주도적이지만 후반기 작업은 제외하고 쪽수를 보면, 119쪽부터 시작해서 265쪽 까지이니, 140쪽 정도 되므로 위의 내 글은 주관적인 느낌이 들어가 있긴 한듯하다. 하긴 프롤로그 빼면 320쪽 가량 되니 절반이 안되는 내용이다. 아무튼, 읽는동안 머리가 죽는 순간부터는 삼국지에서
    작성자 통장 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 작성시간 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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