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뻐꾸기 와 붉은머리오목눈이 - [ 새들의 합창(2) ]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동네 새들이 모두 출근하느라 굉장합니다.
새들은 아침 해 뜰 때와 저녁 해 질 때가 특히 시끄러운 느낌인데
우리 동네 새들은 3교대를 하는 건가 싶게 시간대 별로 좀 다른 새가 울더군요.
* 저는 남양주시 “백봉산(栢峰山=599미터)” 자락에 살고 바로 건너편에
“천마산(812미터)”가 빠안히 건너다보입니다. 그런데 “백봉산”은 “백”자의
뜻이 “잣(잣나무)”이어서 우리 동네 사람들은 “잣봉산‘이라고들 부르지요.
맨 날 밤에 어둠이 내리면 밤새도록 새벽 어스름이 걷힐 때까지 슬피 우는 놈도 있고
새벽에는 뭐가 그리 좋은지 “재잘재잘” 모두 모여서 몹시 시끄러운 데요.
--- 한 창 웃음 많은 여고 1년생 교실의 아침시간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또 한낮에 우는 놈도 있는데요. 이놈들은 비교적 한가롭게 울지요.
“소쩍 소쩍”, “솥적다 솥적다“, ”쿄~고고고”, “키욧 키욧”, “찌리찌리”, “뾰호오”,
“삐요 삐요”, “찍찌지지”, “까르르르”, “짹짹”, “꾸르르르”, “호로로 호로로”,
“까까까 깍깍”, “까악 까악”, “꾸어억”, “홀딱벗고 홀딱벗고”, “키욧 키욧 쿄쿄쿄”,
“비 비 비비비”, “뻐꾸욱 뻐꾸욱”, “삐요 삐삐삐 삐요”, “꾹꾹 꾸르르르” ~~~
* 꾀꼬리의 “삐요 삐삐삐 삐요”는 소리가 아름답다기보다는 소리가 맑고 목소리가 곱지요.
- 오히려 노오란 배를 가진 모습이 참 예쁩니다.
* “꾹꾹 꾸르르르”는 멧비둘기 소리이고 “비 비 비비비”는 붉은머리오목눈이....
* 밤새도록 우는 새는 “소쩍새“인데 우리 옛 어른들이 ”두견새“라고 잘못 알았는데요.
“두견새“는 ”뻐꾸기“를 말하며 우리 옛이야기에도 많이 나오지요.
- “소쩍새” 울음소리는 처음에 저는 “홋호오~ 홋호오~”라고 들었는데 소쩍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저에게도 “소쩍 소쩍”하고 들리더군요. 또 “솥적다 솥적다” 라고 울기도
하는데 이 울음소리 차이는 다음에 또 말씀드립니다.
- “낭랑18세” 노래에서는 “소쩌꿍 쏘쩌꿍” 이라고 주장하고요...
- “소쩍새”가 어두워진 다음부터 새벽 어스름까지 울고 나면 바로 이어서 “뻐꾸기”가
새벽 어스름부터 마치 교대 하듯이 울기 시작하는 데 낮에 울고 낮에 활동합니다.
- 소쩍새는 “올빼미 과” 중에서 가장 작은 놈인데 다음에 별도로 올릴까 하고
생각중입니다.
* “홀딱벗고”라는 놈은 “두견이”로서 뻐꾸기 과의 일종인데 아래에서 다시 소개합니다.
* 낮에 우는 새는 배가고파 울고요, 밤에 우는 새는 님 그리워 울어요...
* “소쩍새”와 “두견새”를 혼동한 대표적인 사례가 1975년 “두견새 우는 사연”이라고
영화(이규웅감독-김지미, 신성일, 황정순, 도금봉 주연)이 있었는데 여기에 주제곡으로
부른 “이미자”의 “두견새 우는 사연”이 히트 하면서 사람들이 더욱 착각하게 됐지요.
- 지난 6/3일 “도금봉”님이 세상을 떠났는데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고 해서
매우 쓸쓸한 장례식이었다는군요. 명복을 빕니다...
- 또 이때는 미모로 당대를 주름잡던 “김지미”씨가 좀 내리막 일 때 였지요.
(제 기억으로는 한창때의 “김지미”씨가 나중의 “김희선”씨 보다 훨씬 더 예뻤고
1960년대 중반 저희 집 근처에서 대낮에 입맞춤 장면을 촬영하는 거 보고는
1980년대 초 LA 한인타운에 김지미씨 언니가 운영하던 음식점이 있었는데 갔더니
마침 김지미씨가 와 있어서 보고는 소식을 모르겠군요.)
- 말이 나왔으니 바쁠 것 없으니까 그 노래 한번 듣고 갑니다.
“두견새 우는 사연”
- 임희재 작사 / 백영호 작곡 / 이미자 노래
달 밝은 이 한밤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네 마음 내가 알고 내 마음 네가 안다
울지 마라 두견새야
님 그려 울어 예는 서리서리 맺힌 사연
님 계신 사창가에 전하여 주소
지는 달 새는 밤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상사로 병든 이 몸 쫓겨 간들 잊을 소냐
울지 마라 두견새야
님 그려 울어 예는 서리서리 맺힌 사연
님 계신 사창가에 전하여 주소
- 저는 이 영화를 본 기억은 없는데 그래도 내용이 어떤 것인지
대강 짐작이 가는군요....
그런 중에 꿩의 수컷인 “장끼”(암놈은 “까투리”라고 부르는데 새끼 부를 때 이외에는
소리를 별로 내지 않습니다)가 가끔 “꾸어억” --- 이것도 나는 이렇게 듣는데
다른 분들은 “꾸어엉” 하고 운다네요. 참......
그리고 시끄러운 까치, 까마귀도 한 몫을 거드는데 까치는 특히 아침에 더 시끄럽고
부산스러운데 낮에는 “깍 깍” 하는 놈이 아침에는 “까까까 까악 까악” 하며
좀 시끄럽습니다.--- 이 소리 듣고 “좋은 소식”을 가져 오려나 하는 분들은
이제는 안계시겠지요??? 그렇지만 이놈들은 낮 동안에 쭈욱 근무하는 주간조 입니다.
이놈들도 다음에 다시 한마디 하겠습니다.
가끔 “두견새”라고도 부르는 “뻐꾸기”가 점잖게 한번씩 “뻐꾸욱, 뻐꾸욱”하며
주름잡곤 하는데 한 5분쯤 계속 울다가 한참 쉬었다가는 마치 생각난 듯이
다시 울곤 합니다. 이놈은 아침에는 “뻐뻐꾹 뻐뻐꾹” 하며 좀 바쁘게 울지요.
* 참고로 “두견화”는 “진달래 꽃”을 말합니다.
저는 식물이 전문(?)이지만 곤충, 거미, 기타 벌레 그리고 새들에게도 관심이 많습니다.
식물들은 언제나 그 곳에 있으니 자세히 관찰할 수가 있고 거미도 비교적 한군데 있으니까
좋은데 다른 동물들은 그렇질 못하니 주변에 있는 놈들을 시간 날 때 관찰하고
관련 자료를 들쳐보곤 합니다.
새들도 마찬가지로 주로 소리로만 듣고 숲에 갈 때 어떤 놈이 저런 소리를 내는지
두리번두리번 확인하곤 하지요.
* 그런데 우리는 “새가 운다(명=鳴)” 라고 하는데 영어에서는 “새가 노래한다
(Birds are singing.) 하는걸 보면 서로 듣는 입장이 다른 가 봅니다.
- 한자의 “울 명”의 글자가 재미있지요? (입 口 + 새 鳥 = 울 鳴)
- 마침 일본말을 찾아보니 우리와 같이 (울다=鳴=なく=나꾸) 또는
(지저귀다=さえずる=사에즈루) 라고 쓴다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 잠실에 계신 일본어 선생님과 미국에 계시는 강프로님께서
뭐라고 한마디 하시는 거 아닐까???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고 나면 들리나니 이 때 들리는 것은
이전과 같지 않으리라.” ㅎㅎㅎ 문자 한번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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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뻐꾸기 와 붉은머리오목눈이 ]
- [ 뻐꾸기 ] -
오늘의 주제는 뻐꾸기의 “새끼 키우기”로서 우선 뻐꾸기 쪽에서 살펴봅니다.
뻐꾸기는 “두견목 두견과”로 제비와 같이 봄에 남쪽에서 날아오는 “여름새”입니다.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데 특히 송충이 류를 잘 먹어서 “위벽‘이 매우 튼튼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는 분 중에 새를 참 좋아하는 분이 있어서 얘기 들으니까 우리가 “두견새”라고 부르는
새에는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뻐꾸욱~”하고 우는 “뻐꾸기”와 겉모습은 비슷한데
훨씬 작은 “두견이”라고도 부르고 또는 “접동새”라고도 부르는 새가 있는데
겉모습과 사는 장소와 방식이 같으니까 우는 소리로 밖에 구분이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두견이”의 수컷은 “홀딱벗고 홀딱벗고” 이 소리를 계속 반복하고요.
암컷은 “키욧 키욧 쿄쿄쿄....” 뭐 그렇게 운다고 소리를 들려주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동네 산에서 우는 걸 들어보니 이제는 정말 그렇게 들리더군요.
참~~~ “홀딱벗고” 뭐 하자는 건지....
* 그런데 사실 저는 이 “홀딱벗고”를 처음에는 “하하호호”로 들어서 뭐가 좋아 저리도
종일을 웃는 가 했었는데 어떤 날은 아침에 울 때는 “어서가자”로 들어서
“이제 출근 하는구나” 하며 “참 성실한 놈이네” 했는데 새 전문가에게서 듣고부터는
저도 “홀딱벗고”라고 들리더라고요.
참, 새소리는 듣는 사람마다 또는 들을 때 기분에 따라 다릅니다.
* 위에서도 우리말과 영어, 일어를 비교해 보았는데 뻐꾸기의 울음소리가 우리는
“뻐꾹 뻐꾹”이고 영어로는 "쿡쿠우 쿡쿠우=Cuckoo Cuckoo" 이고 일본어로는
“각꼬 각꼬=かっこう かっこう” 이더군요. 참~~~
* 일본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새의 울음”에 대한 얘기 들어 보셨지요 ?
“오다 노부나가=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 버려라.”, “도요또미 히데요시=새가 울도록
만들어라.“, ”도꾸가와 이에야스=새가 울 때까지 기다려라.“ 그래서 ”이에야스“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여기 나오는 새가 바로 “두견새” 라고 합니다.
--- 위와 또 이 부분도 두 분 일본어 선생님의 검증이 필요하군요!!!
그런데 이 “두견새”류는 모두 “탁란(托卵)“을 하는데요.
즉 “뻐꾸기(몸길이 약 33cm)” 나 ”두견이(약 22cm)“ 보두 탁란을 합니다.
아마 관심 있으신 분들은 TV 다큐멘타리에서 보셨겠지만 자기 알을 남의 둥지에 낳고
키워달라고 하는 어쩌면 엄청 “얌체”, “뻔순이” 새입니다.
뻐꾸기들은 통상 일정한 장소를 정해 놓고 그 범위 안에서만 생활하는데
이는 바로 자기 알을 낳을 다른 새의 둥지를 확보하여서 그렇답니다.
이놈들은 자기보다 훨씬 작은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데 통상 “붉은머리오목눈이”,
“개개비”, “노랑때까치”, “촉새”, “멧새”, “휘파람새” 등을 “숙주(宿主)”로 이용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사례가 많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 실제 우리나라에서 뻐꾸기의 “탁란”은 90% 정도가 “붉은머리오목눈이”라고 합니다.
* 촉새 : 실제 이런 새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말이 하고 싶어서인지 머리와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바쁘게 나대는 새인데---우리 주변에도 무슨 일을 하나 알게 되면
다른 곳에 퍼뜨리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 사람이 꼭 있지요???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이 그 날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말이
나옵니다. 그것도 없는 말까지 덧붙여서요......
참!!! 기가 막히고 굉장한데 여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자들도 그런 사람
꼭 있습니다. 왜 그런 서글픈 모습을....
- 촉새는 “참새목 멧새과”로 참새와 크기나 모습이 비슷합니다.
- 그런데 참새 모르는 분은 안계시지요???
* 숙주(宿主) : 다른 생물에 붙어서 기생하는 생물이 그 대상으로 삼는 생물을 말 하는데
기생충에게는 사람이 “숙주”이고 다른 알이나 애벌레에 알을 낳아 기생하는
벌레들도 많은데 알이 깨어 자라면서 그 숙주의 몸을 먹으며 살아가지요.
오늘 말씀드리는 “뻐꾸기”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경우는 조금 의미가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은 같은 맥락이지요.
그리고 가을에 밤을 주워서 먹으려고 껍질을 까 보면 징그러운 애벌레가
들어 있어 기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밤바구미”가 밤이 모양을
다 만들면 송곳같이 생긴 입으로 구멍을 뚫고 알을 낳아 놓는데
이 알이 깨어서 애벌레가 되어 밤을 먹고 살아서 그렇고 복숭아도
같은 일이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뻐꾸기는 일단 숲에 들어와서는 자기 알을 낳을 새가 둥지를 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부터는 잠복근무에 들어가서 자기는 금방이라도 알을 낳을 준비를
갖추고 기다립니다.
뻐꾸기는 통상 10~15개, 많을 때는 20개까지 낳는다는데 그러니까 자기가
낳을 알의 숫자만큼의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를 확보하고 있어야 겠지요
그래서 “붉은머리오목눈이(이제부터는 ”숙주“ 라고 부릅니다)”가 알을 낳기 시작하면
비상태세가 되는데 새들은 하루에 한 개씩 알을 낳는데 숙주가 3~4개를 낳을 때 까지
기다리다 만만한 날 저녁 해질 무렵에 숙주가 밥 먹으러 나간 사이에 얼른 들어가서
알을 하나 낳습니다. 둥지 하나에 한 개씩 만 낳습니다.
두 개 낳으면 자기 새끼끼리 경쟁하게 되니까요.
우습고 놀라운 것은 저녁 어슴프레 할 때 낳는다는 거지요. 전문가입니다.ㅎㅎ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뻐꾸기가 알을 낳고는 숙주의 알을 하나 밖으로 밀어냅니다.
왜냐고요? 숙주는 자기가 알을 몇 개 낳았는지 알고 있으니 개수를 맞춰야 하니까요.
그리고는 일단 그 자리를 떠나서 다른 곳에 가서 또 알을 낳고를 반복합니다.
사진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당연히 뻐꾸기 알이 숙주 알 보다 몇 배나 큰데도 숙주는
잘 모른다는군요. 그러나 그 중 똑똑한 숙주도 있어서 살펴보아 뻐꾸기 알이라고 인식되면
즉시 제거하는 놈도 있고 또 어떤 놈은 “에그~~ 이 자리가 재수 없네” 하면서 알들을
버리고 다른 데로 가서 다시 둥지를 만드는 놈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뻐꾸기의 탁란”은 성공률이 30%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뻐꾸기 알은 하늘색의 푸른색인데 숙주도 대부분이 뻐꾸기 알과 같은 푸른색인데
가끔 흰색의 알을 낳는 놈도 있어서 뻐꾸기가 바쁘니까 착각을 하고 낳게 되면 숙주가
색깔이 다른 알이 갑자기 나타났으니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우리나라 새 중에서 유일하게 흰색과 푸른색의 두 가지 색깔의
알을 낳는데 푸른색이 70~80% 라는군요.
- 이들 말고 통상 산이나 들에 사는 다른 새들은 우리가 일식집이나 횟집에 가면 나오는
메추리(“메추라기”가 표준말 임) 알처럼 얼룩덜룩한 알을 낳습니다.
뻐꾸기의 알은 통상 10~12일 만에 부화하는데 이는 숙주의 알보다 반드시 1~2일
빠르게 부화합니다. 왜인지 짐작 가시지요?
부화된 뻐꾸기 알은 아직 눈도 채 뜨지 못해서 비틀비틀 하면서도 막 부화하려는
숙주의 다른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 떨어뜨리고 또 나머지 아직 부화되지 않은 숙주의
다른 알들도 밀어 떨어뜨립니다. 즉, 둥지 안에는 자기 혼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숙주 어미새가 먹이를 물고 오면 입을 크게 벌리고 특이한 울음소리로
--이는 숙주 새끼의 울음소리와 똑 같은데 언제 배웠남???--쉬지 않고 울어댑니다.
새들은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할 때에는 입을 크게 벌리고 짹짹거리는데 이는
어린 새끼의 입안은 아주 붉은 살이 있어서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줄 때에 어느 놈이
아까 받아먹었고 안 먹었는가가 구분되고 또 입을 크게 벌리고 있으면 건강한 표시라서
어미가 먼저 주도록 되어있다고 합니다.
* 이렇게 가짜 새끼가 자신을 진짜 새끼라고 믿도록 입을 크게 벌리고 똑같은
울음소리를 내는 것은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것으로 이를 “숙주조작” 이라고
새 연구 하시는 분들이 표현 하더군요.
이렇게 해서 약 25일이 지나면 다 자라는데 이때쯤에는 뻐꾸기새끼의 몸이 너무 커서
둥지를 타고 앉아 있습니다. 그래도 1주일 정도는 더 먹이를 받아먹는데
이 때 쯤 어미 뻐꾸기가 드디어 나타나서 새끼를 부르는 특이한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면 뻐꾸기 새끼는 지금까지 길러준 숙주의 둥지는 돌아보지도 않고 어미에게
날아가서 며칠 동안 뻐꾸기 어미에게서 먹이를 다시 받아먹고는 드디어 독립합니다.
- 아마 다 큰 놈을 또 먹이는 것은 이렇게라도 해서 다른 어미가 자기 새끼를
키워준 데 대한 양심의 가책을 면하려는 모양이지요?
아니면 새끼 때는 다른 소리로 울었으니까 뻐꾸기 울음소리를 가르치려고 그러는 건가?
어쨌든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 그 숙주 새들은 모두 뻐꾸기보다 작은 놈들이고
자기 알과 새끼는 다 죽었는데도 자기보다 훨씬 큰 뻐꾸기 알을 열심히 부화시키고
허리가 휘어지도록 벌레를 잡아다 먹이느라 죽을 고생을 합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을 하는 불쌍한 새인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우리가 통상 “뱁새”라고
부르는 귀엽고 쬐끄만 새인데 자기 몸의 열배도 더 되는 뻐꾸기새끼에게 열심히 먹이를
잡아다 먹여 주는 것을 보면 어찌 이런 일이....
참 자연은 알다가도 잘 모르겠고요..
그래도 인간세상이 훨씬 더 살벌하고 복잡한 건 맞지요???
- [ 붉은머리오목눈이 ] -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이름이 길어서 부르기가 그런데 실제 우리에게는 “뱁새”라고
더 많이 알려진 새입니다.
“참새목 붉은머리오목눈이과”로서 길이가 약 13센티미터 정도로 참새보다 조금 더 작고
귀엽게 생긴 새인데 “비 비 비비비” 하며 휘파람 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며 웁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전형적인 “텃새”인데 키가 작은 덤불성 나무--찔레나무, 개나리,
무궁화나무, 조릿대, 사철나무 등에 둥지를 짓고 살며 즉, 산기슭, 농경지 등 사람과
비교적 가까운 데서 살고, 먹이는 주로 곤충류, 거미류, 나무 열매, 풀씨 등을 먹는
잡식성입니다.
이들은 또 중국, 대만, 미얀마 등의 동남아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개 40~60 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1년에 2회 번식하는데
한 번에 알을 4~6개 정도 낳는다고 합니다.
그 중 첫 번째 번식할 때 “뻐꾸기”의 침입을 받는 거지요.
4월~7월 사이에 두 번 번식하는데 첫 번째 둥지가 훨씬 더 크고 깊숙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뻐꾸기가 노리는 이유로 보이니까 자연은 참 신묘합니다.
이렇게 두 번 번식하니까 첫 번째를 뻐꾸기에게 당했어도 종이 유지되는 까닭입니다.
이놈들은 또 “협동번식”을 하는데 같은 무리의 새들이 함께 먹이를 물어다 주기도 하고
첫 번째 번식이 성공한 경우 여기서 먼저 태어난 형이나 누나가 두 번째 번식한 동생에게
먹이를 갖다 주기도 한다는 아름다운 마음씨의 새입니다.
그런데 이 새와 봄의 전령인 “종다리(종달새)”가 우리나라에서 점차 사라진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우리 회원의 한분인 “종다리”는 아주 건재합니다.ㅎㅎ)
*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
- 뱁새는 산기슭이나 평지에 살고 황새는 물가에 살아서 서로 같이 있는 경우가
없는데 이런 속담 만들었다고 뱁새가 불평하는 소리 들었습니다.ㅎㅎ
* “뱁새는 작아도 알만 잘 낳는다.”
- 이 속담 역시 뱁새의 “인격” 아니 “조격”을 무시하는 말인데 사실 우리나라
텃새에는 “굴뚝새”라고 “뱁새”의 반 밖에 안 되는(6~7센티미터) 더 작은 놈이 있는데
굴뚝새는 진한 갈색으로 여름에는 산속에 살고 겨울에는 동네에도 가끔 내려오긴
하지만 아마도 잘 안 보이니까 “뱁새”를 말의 대상으로 삼은 모양입니다.
- 그리고 이 속담은 인간들이 자기들 사이의 갈등을 나타내는 것인데 왜 가만히 있는
자기이름을 갖다 붙이냐 구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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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또 영화 한편 감상하고 넘어 가시지요...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라고 들어 보셨는지요???
- 1975년 첫 상영되었으며 “밀로스 포먼” 감독, “잭 니콜슨(남)”, “루이스 플레쳐(여)”
주연의 이 영화는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저도 꽤 감명 깊었던 영화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서부영화 건 맨 “커크 더글러스”의 아들인 “마이클 더글러스”가
공동 제작자로 참여 했지요
- 1976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이 영화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색상”의 주요 5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했는데 당초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었지요.
- 이렇게 주요 5개 부문 수상은 그 이전에는 1934년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It happened One Night.)" 이후에 처음이며 그 이후에는 1991년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가 다시 받게 되지요.
- 당시 1976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는 스티븐 스틸버그의 “조스(Jaws)"도 있었습니다.
- 줄거리 : 별일도 아닌 것으로 감옥에 들어간 잭 니콜슨이 노역을 피하려고 미친 사람
흉내를 내는데 그만 정신병원에 수감됩니다. 거기서 루이스 플래쳐(여간수)가
정신병자들은 사회 부적응자 이라고 정신 개조를 시키는데 그에 항거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고 그제 서야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는 이야기인데
기존 질서나, 권력, 압박 등에 반항하는 것을 뜻하며 잭 니콜슨이 원래 중후한
연기를 잘 하는데 여기서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신들린 듯한 연기를 했고
여주인공이나 다른 조연들도 굉장한 감명을 줄 정도의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는데 한참 얘깃거리가 되었었지요...
* 원래 뻐꾸기는 둥지가 없으니까 영화제목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짐작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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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참.... 또 그냥 못 지나가겠군요.
저는 미국영화배우 중에서 “존 웨인”, “폴 뉴먼”, “진 해크먼”. “게리 쿠퍼”,
“버트 랑카스타”,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론 브란도”, “로버트 레드포드”,
“커크 더글러스” 등등을 좋아하는데 (모두 옛날 사람들이고 남자들 뿐이네.....
그런데 여자배우들은 “캔디스 버겐”, “오드리 헵번” 정도 밖에 별로 생각 안 나네요)
그런데 “커크” 얘기가 나왔으니...
“커크”는 턱 한가운데에 구멍(?)을 뚫어서 매우 강인한 인상인데 “OK 목장의 결투
(=Gunfight at the O.K. Corral = 1957년 제작)” 등이 유명 합니다
---이 결투는 실제 있었던 일로 아리조나주 툼스톤이란 도시에서 전설적인 보안관
“와이어트 엎(Wyatt Earp)-이 사람 소재의 영화는 엄청 많습니다.-Bert Lancaster 분"
과 “치과의사 닥 할러데이(Dr. Doc Holliday-Kirk Douglas 분)”이 악당들을 일망타진
한다는 내용으로 똑 같은 소재의 영화가 “My Darling Clementine" 등 많이 나왔지만
이 영화가 가장 재미있고 또 “프랭키 레인”이 불렀던 주제가가 유명하지요.
“My Darling Clementine" -- 이 노래는 영어로 또 우리말로 번안해서 유명한데
영화로는 “죤 포드” 감독이 1946년 만들었고 위와 똑 같은 소재를 “와이어트 엎-
헨리 폰다”, “닥 할러데이-빅타 마츄어“로 우리 제목은 ”황야의 결투“ 였음
-----영화얘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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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뻐꾸기 : 그러고 보니 좀 뻔뻔스럽게 생겼지요?
- 붉은머리 오목눈이(뱁새) : 너무 예쁜데... 쯧쯧쯧...
***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의 눈물겨운 모습
또 한편 끝났군요.
다음 “새들의 합창(3)” 에서는 “소쩍새”, “까치”, “참새” 등 중에서 살펴 볼 까 합니다.
“한 때 국민새의 반열에 까지 올랐던 까치의 전성기와 유해동물로 지정된 지금의 몰락”
등 등...
* 그런데 요즘 제 몸 상태가 별로여서 당분간 조금 불규칙적으로 글을 올려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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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인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01 이거 반갑습니다. 방학해서 가족들과 함께 들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부인과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시지요? 마침 "새"에 대해서 썼는데 보셨군요. 마치 허사장님이 더운데서 오셨으니 "뻐꾸기" 같이 "여름새" 같이 느껴짐은 웬일??? 아- 이거 미안합니다.ㅎㅎ 그런데 마지막 말은 어이 아직도 기억하시고 계신지... 누가 보면 좀 민망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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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수영 작성시간 09.07.03 형님 !! 오랫만에 왔습니다 뻐꾸기는 TV 프로에서 보았지만 다 키워 놓으면 지들 끼리 신호 보내서 가버리고.. 나쁜식끼 들....프랭키 레인 노래 히트곡중 영화" 하이눈" 주제곡도 ... 그레이스 캐리와 게리쿠퍼 영화속에 사랑이지만 결투직전 애잔하고 슬프표정으로 포웅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고교시절 권총뽑는 솜씨가 0.2초라고 친구들과 서로 우기면서(게리쿠퍼 제일빠르다고 하면서 ) EBS 에서 언젠가는 방영 하겠지요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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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인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03 송지호 가셨더랬나요? 고박사님도 서부영화 좋아하시는구나. 누가 총빠르냐는 맨날 다투는 것인데... "알란라드"가 "쉐인"에서 0.1초, "게리쿠퍼"가 "베라크루즈"에서 0.15초, 그리고 0.2초는 쎄고쎗는데...ㅎㅎ버트랑카스터는 장총이 빠르고... 비슷비슷한 얘기인데 왜 그리 좋아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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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미현 작성시간 09.07.03 울아파트도 지은지가 오래되서 나무가 울창해서인지 아침에 창으로 들려오는 새 소리에 잠이깰때도 있구요..한여름엔 매미소리도 처음엔 노래처럼 들리는데 나중에 소음인듯 느껴질때도 있어요.아침에 노래하는 새가 무슨 새인지도 모르는 나로서는 뻐꾸기도 붉은머리 오목눈이도 신기하기만 하네요.다음에 들려주실 3탄을 보면 우리집앞에서 우는 새가 무슨새인지도 알겠네요^^ 건강은 잘 가꾸고 계시지요? 몸이 말하는 소리를 잘 귀기울여야 하신다는거도 물론 잘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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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인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04 엉!!! 오랫만입니다. 사시는데가 어디인줄은 모르지만 좋은곳이군요. 매미소리는 좀 시끄럽지요, 특히 아침부터 울면 더 그렇고... 다음은 까치를 말하려 했는데 이거 난처하네요...ㅎㅎ 새소리는 관심을 갖고 들으면 참 듣기 좋습니다. 무슨 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