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신부님 묵상말씀

웬수 사랑

작성자rigel|작성시간26.06.15|조회수46 목록 댓글 4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마태5,44-45참조)

 

이 말씀에 대한 수많은 성직자들의 강론이나

 이론처럼 실제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실제 상황에서 상대나 나에 대해 

체험하는 것은 "원판불변의 법칙"

이니까요. '원래 판은 안 바뀐다'는

씁스레한 체험이죠.

 

다만 주님 말씀이니까 실천하려고

 노력할 뿐이고 나의 신앙어린 노력을

보시고 그 원수를 주님께서 바꾸어 주시면 

그야말로 초자연적 기적이지만,

그 원수에 대한 나의 태도와 마음이 

예수님 말씀과 예수님 때문에

바뀔 뿐이지요. 이것이 바로 주님 닮기

내지는 주님 추종에서 얻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예수님의 '원수 사랑'이라는

 산상 설교 말씀에 너무 심리적, 영성적

부담을 느낄 이유가 없고,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세족례 때 배반자 가리옷 사람

유다의 발을 잡고 그의 회개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해 주었지만, 

유다는 자기 갈 길로 갔습니다.

예수님도 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합니까?

 

예수님을 찌르고 때린 자들 중에, 

그리고 예수님의 그 피가 튀겨 묻은 자들

중에 창을 찌른 '론지노'나

 십자가의 수직 나무를 부여잡고 

예수님의 피를 받은 막달레나처럼 온전히 

회개하도록 만들어 예수님의 그 피가 

어떤 이들에게는 축복의 피도 되지만,

반대로 어떤 이들에게는

 저주의 피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 십자가에 같이 매달려, 서로 

피와 살이 가장 가까이서 스쳐 지나갈 듯한

두 강도 중에서도 우도는 구제받았지만, 

좌도는 딴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똑같이 미사에 참례하여 

주님 성체와 성혈을 먹고 마시지만,

죄인과 의인의 영혼은 죄인에게는 저주, 

의인에게는 축복의 식탁으로

갈라지는 것이지요.

 

저 원수들 때문에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상처받은 내 영혼의 감정(정서)은

상처의 흔적(상흔과 외상)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너무 서둘러 그 말씀을 살려고 

애를 쓰면서 말씀 실천 내지 

수행의 겉모양과 흉내를 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언젠가 말했지만, 

지성은 KTX요, 특급 열차로서 금방 

모든 진리를 알아듣지만,

감성은 그 상처와 상흔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완행 열차입니다.

 

 주님 말씀을 반추하면서, 

상대방 입장에 서서 그 마음을 알아

들으려고 노력도 해 보고,

분노와 앙갚음의 무질서한 감정이

 상대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의 정으로

 바뀌도록 말씀대로 그 원수들을 위해 

기도도 해 보고 이해도 해보면서,

흘러가는 세월이 가져다 주는

 망각의 은혜와 치유 효과도 기대하면서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정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깨닫아 그것을 

실천하는 인간의 지성과 자유 의지를

존중하십니다. 동시에 주님께서

살피시고 원하시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없는 한계가 아니고,

당신 말씀대로 살려고 하는 우리의 

의지를 보고 강복해 주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불완전하고 

나약한 아담과 하와의 인간 본성으로 

'원수 사랑'을 할 수도 없고, '벗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순교'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에로스'나 '필리아' 같은 

인간적 사랑이 아니라 

신적인 '아가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주님 말씀과 성체 대전에, 

그분의 십자가 아래에 나의 이기적이고

 본성적 요소를 내려 놓고 비우며

주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애쓸 때,

주님께서 내 안에 오셔서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릴리 | 작성시간 26.06.1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송송젬마 | 작성시간 26.06.1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gebet | 작성시간 26.06.1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까막살이 | 작성시간 26.06.17 아멘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