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생명력의 지존 존 맥클레인(John McClane) 형사 역의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와 필적한 앨런 릭먼(Alan Rickman)을 압도할 수 있는 소수의 배우 중 한 명, <다이 하드> 그 세 번째 독점시리즈의 실제적인 주인공은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3편에서 그는 1편에서 앨런 릭먼이 연기한 지적 악당 한스 그루버(Hans Gruber)의 형으로 나와 악명 높은 악역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다이 하드 3>(Die Hard with a Vengeance)는 영화제목이 암시하듯 단적으로 동생의 죽음에 대한 형의 복수극이다. 그야말로 형의 복수에 호되게 당하고, 끈덕지게 버틴다.
아이언스의 캐릭터 사이먼 그루버(Simon Gruber)는 원작에서 죽은 동생에 대한 복수로 맥클레인과 대적을 선언, 무자비한 범죄를 진두지휘한다. 그는 문답식으로 설전을 벌이는 희극적 동료 사뮤엘 엘. 잭슨(Samuel L. Jackson)을 맥클레인과 한 쌍으로 묶어 바보 같은 게임에 말려들도록 강요한다. 도시의 지하에 매장된 엄청난 금괴를 그루버가 부하들과 강탈하는 동안 뉴욕시의 경찰들은 그야말로 좌충우돌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놀아난다. 사회기반시설에 피해를 입히는 등 폭파의 위협을 계속해서 가하는 사이 협박의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초등학교를 폭파하겠다는 지점에서 극에 달한다. 실제 목적달성을 위해 그루버는 맥클레인과 제우스에게 쉴 새 없이 풀어야할 문제를 던지고, 그들이 시경들과 함께 갈피를 못 잡는 동안 원하는 걸 손에 쥔다. 극장에서 공개된 결말과는 달리 그루버가 실제로 탈출에 성공한다는 원래의 각본이 폐기된 것이 안타까울 따름.
지난 두 편만큼은 아니지만 독점적 시리즈로 두뇌플레이의 화학적 공식이 응집력 있게 돌아가는 3편은, 그루버 형제의 복수극라는 점에서 눈치 챌 수 있듯, 시리즈의 원작 감독 존 맥티어넌(John McTiernan)이 복귀했다. 서스펜스와 액션의 개별적 캡슐화를 개념적으로 추구하는 감독과 맥클레인과의 재회는 곧 영화의 사운드트랙 구성에 관한한 독특한 방법론을 따르겠다는 의미. 작곡가 마이클 케이먼(Michael Kamen)은 맥티어넌이 <다이 하드>를 위해 외부에서 원 자료를 직접 선택해 넣는 것에 대해 자신의 스코어에 적절히 결합해낼 줄 아는 노련가다. <다이 하드 2>(Die Hard 2: Die Harder)에서 그는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교향시 'Finlandia'(핀란디아)를 교묘하게 합성해낸 이후 3편에서 다시 합심한 맥티어넌이 자신의 신작을 위해 전통적인 멜로디를 적용하고자 하는 착상에 다시 한 번 부응했다. 이번엔 통속적인 남북전쟁 내전 가요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자니의 귀래 행진)부터 브람스(Brahms), 그리고 베토벤(Beethoven)까지 전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한다.
전작에서 사실상의 테마가된 'Finlandia'처럼,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은 <다이 하드 3>(Die Hard with a Vengeance)의 독자적 정체성으로 마지막 종영인물자막까지 대체로 적용된다. 또한 영화가 플레이되는 동안 각각의 팝, 랩, 그리고 알앤비 노래들에도 사건현장무대인 뉴욕시에 풍취를 더하도록 사용되었다. 그 중에서도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한 'Summer in the city'는 미국 록밴드 러빙 스푼풀(The Lovin' Spoonful)의 명곡으로 절묘하게 쓰였다. 랩과 앨앤비 노래들은 할렘가의 환경적 분위기를 전하는데 특별히 작용한다. 스코어의 곡조에 영향을 처음으로 끼치지 않은 사운드트랙의 노래들은 알렉산더 모소로프(Alexander Mosolov)의 'The iron foundry'와 함께 영화를 다채롭게 채색한다.
<다이 하드 3>의 제작에 있어서 맥티어넌과 케이먼 간에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일설에 따르면 작곡가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감독에게 거절당했고, 나중에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이전의 두 편에서 사용되었던 음악들을 대신 선정했다고 한다. 케이먼은 결국 영화의 상당량을 대체할 스코어를 쓰게 됐으며,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의 멜로디를 지시악절(cue)로 쓰인 각각의 곡들에 결합해냈다. 아마도 이 상황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케이먼이 끝내 3편의 최종편집에 제공한 다량의 사운드가 2편과 여러모로 매우 유사하다는 것일 게다.
내전의 전통가요 멜로디를 사용한 것 외에, <다이 하드> 세 번째 필름의 사운드트랙에는 괄목할만한 새 테마가 부재하다. 사이먼 그루버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 오리지널 필름의 서스펜스 모티프를 더 불길하게 변주해냈을 뿐이다. 프랜차이즈의 주요한 테마, 이전 영화의 스코어를 통해 명징화 된 6화음과 4화음 모티프의 사용도 경감됐으며, 여기서는 맥클레인의 박복한 운명을 계속해서 묘사하는데 사용되었다. 이 연주들은 영웅적인 감이 더 강했던 <다이 하드 2>에서보다 조금 더 얇게 퍼지고 적당히 무기력하다.
이 악상의 가장 광대한 조작은 'Goodbye bonwits'에서 나온다. 6분여에 달하는 지시악절은 사실상 주목할 만한 성취감을 주지는 못한다. 스코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은 'Waltz of the bankers'에서 나타난다. 이 곡에서 케이먼은 원작에서 주된 악상으로 작용한 베토벤의 'Ode to joy'(환희의 송가)를 매우 어두운 톤으로 명민하게 암시했다. 이는 음악적으로 1편에서 죽은 동생 한스 그루버와 3편에서 복수를 노리는 형 사이먼 그루버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 외에 <다이 하드 2>의 음악이 1편 음악의 모티프와 구조를 활기 없게 확대한 모호한 작품이었다고 본다면, 3편에서 맥티어넌과 다시 의기투합한 케이먼의 영화음악은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해 아쉽다.
-수록곡-
1. Summer in the City 도시의 여름 - 러빙 스푼풀(The Lovin' Spoonful)
2. Goodbye Bonwits 안녕 본위츠
3. Got It Covered 처리했어 - 푸-슈니켄스(Fu-Schnickens)
4. John and Zeus 존과 제우스
5. In Front of Kids 꼬마들 앞에 - 엑스트라 프롤리픽(Extra Prolific)
6. Papaya King 파파야 킹
7. Take A-Nother Train 다른 열차를 타
8. The Iron Foundry 주철공장 - 알렉산더 모소로프(Alexander Mosolov)
9. Waltz of the Bankers 은행가들의 왈츠
10. Gold Vault 금괴금고
11. Surfing in the Aquaduct 송수로 서핑
12. Symphony No. 1 1번 교향곡 -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3. Symphony No. 9 9번 교향곡 - 루드윅 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