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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읽기

배트맨2(Batman Returns, 1992)

작성자유령작가|작성시간20.05.09|조회수172 목록 댓글 0
오리지널 스코어 앨범 표지

극장판 원작 <배트맨>(Batman, 1989)은 영화와 음악 모두 상업적 성과나 비평계의 평가 면에서나 성공적이었다. 1편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겼던 감독 팀 버튼(Tim Burton)은 그러나, 속편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배트맨과 함께 '리턴(Return)'했다. 영화 제작사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 또한 고스란히 팀의 몫. 흥행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팀과 대니, 두 환상의 콤비가 작품성을 훼손했다는 건 아니다. 

 

둘의 공작은 속편에서도 여전히 빛났다. 분명 원작의 독자적 특성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도리어 이전보다 훨씬 팀 버튼(Tim Burton) 감독다웠으며 대니 엘프먼(Danny Elfman)은 그런 감독의 의중을 꿰뚫었다. 배트맨이 돌아왔다, <배트맨 2>(Batman Returns, 1992)는 사실 전편과는 사뭇 달랐다. 원작에 이어 새로 가담한 두명의 등장인물이 사실상 이 영화의 관건이었던 것. 돌아온 배트맨은 악당 조커를 상대한 1편과 달리 오직 강화된 등장인물과의 이야기 곁가지가 매우 중대했다. 

 

새롭게 설정된 두 악역은 전편에 코믹하게 묘사된 잭 니콜슨(Jack Nicholson)의 조커와는 또 다른 캐릭터. 동굴의 박쥐와 같이 펭귄과 고양이의 분신인 두 악역은 사실 브루스 웨인의 또 다른 자아와도 같았다. 브루스 웨인의 '배트맨'과 동일하게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사는 캐릭터들이다. '펭귄 맨'은 부모로부터 벌임 받아 펭귄에 의해 키워졌고, '캣 우먼'은 상사로부터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펭귄'과 '고양이', 이 두 동물과 '박쥐'와의 관계는 속편이 가진 영화의 성격을 파악하는 열쇠가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전개에 맞게 극중 무대는 성탄절 전야(Christmas Eve)인 겨울 분위기로 장식되었다. 

 

엘프먼(Elfman)의 음악도 그의 무대배경에 정확히 화답했다. 오리지널 배트맨의 화려하고 웅장한 메인 테마는 재가동하되 신규 두 캐릭터에 맞는 테마를 선정했다. <가위손>(Edward Scissorhands)을 거쳐온 경력을 반영, 겨울 분위기와 동화의 색채가 물씬 배인 아이들의 합창과 벨소리 등이 '펭귄 맨'과 연관돼 전체적인 분위기를 내고, 고음의 바이올린 연주가 '캣 우먼'의 신비로운 자태를 음감으로 전해준다. 

오리지널 스코어 듣기

 

'박쥐'와 '고양이', 그리고 '펭귄', 이들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설정된 이야기를 따라가는 음악 역시 '배트맨'의 활약상 위주로 쓰인 액션 스코어보다는 훨씬 더 극적이고 고딕적이다. 관현악 편성도 따라서 이전 원작에 비해 소규모로 편성했다. 속도감을 주는 템포나 비트가 있는 리듬보다는 멜로디를 강조한 것도 다르다.  액션 활극 장면을 위해 쓰인 스코어는 물론, 강력한 드러밍과 타악기의 박자감, 그리고 금관악기의 팡파르의 울림으로 웅대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펭귄'의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둠을 뒤로하고 고층옥상에 홀로 선 '캣 우먼'의 모습을 나타내는 음악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하다. 

 

사운드트랙의 마지막에 삽입된 노래의 분위기도 유사하긴 마찬가지다. 영국 출신 고딕(Gothic)의 여왕 수지와 그녀의 밴드인 밴시스(Siouxsie & The Banshees)가 노래하고 반주한 'Face to face'가 대미를 장식했다. 뉴웨이브 밴드 오잉고보잉고(Oingo Boingo)의 맴버였던 엘프먼이 공동 작곡 한데다 고딕 펑크-록 밴드가 부른 곡이라는 사실에서 알수 있다시피 철저히 영화를 위한 노래다.   

 

대니 엘프먼은 팀 버튼의 음악적 페르소나로서 <배트맨 2>를 통해 훨씬 더 성숙한 관현악 편성과 지휘, 그리고 합창단까지, 더욱 깊어진 내용만큼 풍부하고 세심하고 정교한 스코어로 스토리텔링의 완성에 기여했다. 전보다 진일보한 성과를 보여준 것은 물론, DC 코믹스의 영웅 배트맨 사운드의 초석을 확고히 깔았다는 면에서 독보적 지위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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