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날 & 그 다음 날

[볼돌이]

오늘은 카페도 조용한 김에 뻘글을 좀 올려볼게요.

18수 후기 쓰려고 카페 들어왔다가 계속 딴짓 중.

암만해도 결국 낼이나 모레 아침에나 올릴 것 같습니다. ㅎㅎ;;

과제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으면서도

과제는 안하고 놀기만 하던 학생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 서글프네요. -_-

어쨌든

수요일 낮, 눈이 펑펑 내리던 시간에 전 합정에 있었습니다.

오전에 볼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는데

분명 들어갈 땐 안 오던 눈이 한시간여 만에 수북히 쌓여 깜짝 놀랐어요.

지하철 타고 바로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요즘 하루 한 시간씩 걷기가 목표인지라 산책 후 들어가기로 결정.

코스는 양화대교. -_-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산책이 아니라 극기 훈련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는데

우산을 쓰고 걸었음에도 눈을 잔뜩 맞은 옷 속에서 아이폰이 얼어 붙어 방전되는 바람에

거의 찍지 못했어요;;

차들은 저보다도 느린 속도로 기어 가더군요.

오토바이 타신 분을 봤는데 길이 너무 미끄러워 결국 끌고 가시더라는;;

보이는 건 내 발자국 뿐.

어라, 근데 발자국이 묘하게 팔(八)자 인데... -_-

다리 건너는 동안 사람 정말 한 명도 안 보이더라구요.

눈 앞에 보이는 눈에 덮힌 미지의 세계.

이 날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강바람은 아래에서 위로 불어온다는;;

다리 위에 있노라니 눈이 하늘에서 내리는게 아니라

바람을 타고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솟구쳐 올라오더라구요.

와, 좋은 거 배웠다.

살아 있는 현장 학습 체험으로 절대 못 잊을 기억이 될 거 같습니다.

셀 수 없이 넘어질 뻔한거에 비해 실제론 두 번 밖에 안 넘어지면서 겨우 겨우 건넜네요.

그래도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원래는 미니 눈사람도 만들려고 했으나 너무 지쳐 집에 와서 잠깐 뻗었다가 다시 샤로... -_-

(그냥 들어가질 말걸)

18수 공연 나오는 길에 현관 앞에서 찍은 사진.

눈이 내린 어두운 세상은 평소보다 훨씬 더 고요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공연 후 새벽까지 놀다가 곰팅 양 집에서 자고 아침에 나왔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아침 산책 코스로 양화대교 선택. (어이)

아직 전 날의 흔적이 잔뜩 남아 있지만 맑고 차가워서 상쾌 유쾌.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나무 위에 덮힌 눈도 다 녹았네요.

강 위에 점점이 시꺼멓게 떠 있는 게 뭔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새더라구요.

새들이 깃털 속에 얼굴을 파묻고 둥둥 떠다니는데 괜시리 또 짠해지더라는;; 

내려가서 뛰어놀까 고민했으나 피곤한 관계로 그냥 버스 타러 고고.

사실 눈 많이 내리면 교통도 마비되고, 길도 미끄럽고, 그래서 자꾸 넘어지고;;

좀 번거로운 일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좀 많이 설레고 즐거워집니다.

담에 기회되면 또 모험(?) 하러 갈까 하고 있어요. ㅋㅋ

그럼 마지막 사진은...

이 날 집 찍고 다시 나와서 낙원 상가에 갔다가 발견한 키티 기타.

여신님 키티 기타가 생각나서 반가워 얼른 찍어보았어요. ㅎㅎ

18수 공연 최다 출석자에게 그 키티 기타 선물하겠다고 하셨던 건 다들 기억하시려는지... ㅋㅋ

[soulmate]

팔자!
차디찬 눈바람으로 본인을 괴롭히는걸 즐기는
역시나 엠!!

[hirit]

얼굴에 찬바람 맞음 얼굴 틉니다... 보습크림 담뿍 바르고 마스크 하고 산책하길 바라요~~ ^^

[땀땀]

읽으면서 상상했더니 매우힘들다ㅋㅋㅋㅋㅋㅋ
힘들어도 좋았겠다ㅎㅎ예뿝ㅎ

[KuDo]

느낌 죠으다~ 음악적으로 조예가 깊으셨다하면 감각적인 멜로디 혹은 가사가 툭! 나오셨을수도(?)있을법한..에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