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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핀_팬_협동조합_백으뜸_대표님과의 인터뷰 <월간 모두 Modu 2018년 8월호>

작성자nand|작성시간18.09.10|조회수206 목록 댓글 3
<월간 모두 Modu 2018년 8월호>에
#허클베리핀_팬_협동조합_백으뜸_대표님과의 인터뷰 기사가.....^^

(사진, 인터뷰 정리 유병민,사진: 허클베리핀 팬 카페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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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음악을 오랫동안 듣고 싶습니다” 
『허클베리핀 팬 협동조합 백으뜸 대표님』과의 인터뷰


허클베리핀!
올해로 음악을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관록의 락밴드이지만 여전히 수식어가 많이 필요하다.
한국 인디밴드나 모던록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빼 놓을 수 없는 밴드로,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 수상과 경향신문 주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두 개의 앨범이 수록되어 있는 한국 인디 밴드 1세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올해 가을 발매될 6집 음반을 열심히 준비 중인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뮤지션이라는 점이다.

대안 문화운동이나 협동조합을 말하는 사람들이 흔히 “지속 가능한~”이라는 말로 첫 문장을 시작할 때가 많다. 올해 여름 더위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시대에 “지속 가능한~”이라는 말은 어쩌면 끝을 인정하는 솔직한 선언인지도 모른다. 서로를 의지하며 자신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더 오랫동안 듣고 싶다”는 의지로 협동조합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고 하여 이번 호에는 “허클베리핀 팬 협동조합 백으뜸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허클베리핀 팬 협동조합(허클베리핀 팬 유니온, 이하 “허클팬유”로 칭합니다.)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안녕하세요. 저는 허클베리핀 팬 협동조합에서 조합장을 맡고 있는 백으뜸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저희의 모임을 팬 유니온, 줄여서 허클 팬유라 칭하고 있습니다.
허클 팬유는 밴드 허클베리핀의 음악을 오래오래 듣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그들이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아시다시피 대중적으로 아주 유명해지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는 것이 경제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보통은 음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 경우가 많으며, 허클베리핀 역시도 경제적 상황이 그다지 여유롭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정말 좋은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들은 무척 많이 있고, 저희들은 허클베리핀도 그런 뮤지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사랑하는 밴드 허클베리핀의 음악 활동에 조금이나마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매달 조합비를 받아 소소하게나마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매달 걷힌 조합비를 모아서 단독 공연 공연장 대관료, 작업 활동비, 굿즈 제작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허클베리핀의 음악을 더 오랜 시간 즐기고, 외부적으로는 대중음악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저희의 작은 소망입니다(웃음).

유병민 : 이런 질문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왜, 팬 클럽이 아니고 팬 협동조합이어야 했나요?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식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을 위해서입니다.
사실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은 조합을 설립하기 이전에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허클베리핀이 5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었던 2010년 말, 앨범 제작비에 보탬이 되도록 후원 기금 조성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분들께서, 심지어 어떤 분들은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도움을 주셨고, 그 결과 약 200만 원정도의 금액을 모아 전해드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앨범 발매를 목표로 진행 했던 기금인지라 오래 유지할 수는 없었고, 후원자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 외에는 어떠한 보답도 해드릴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런 걸 바라며 지원해주신 분들은 아무도 안 계셨지만요.
그 후 시간이 좀 지나, 아마도 2013년 초였던 것 같네요. 기용님의 오랜 지인 분이셨던 모 주간지의 기자 분께서 협동조합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분을 비롯하여 몇몇 뜻 있는 팬들과의 회의를 거치며 형태와 운영 방식에 대한 윤곽이 잡혀 나갔고, 기나긴 서류 작성의 시간을 거쳐 팬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이전의 단순 후원금이나 기부금 형태가 아닌, 조합비라는 형태를 갖추어 지속적으로 허클베리핀을 후원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가입해주신 분들에게 소소하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테면 가입 선물을 보내드리거나, 팬유 조합원 분들만을 위한 모임을 갖거나, 단독 공연 티켓을 1+1으로 증정하는 등의 방식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꼭 협동조합이 아니어도 위의 활동들은 가능할 것이지만, 조금 더 조직적인 틀을 갖추고 오랜 시간 지속해나가기 위한 형태로 저희는 협동조합을 선택하였습니다.

유병민 : 처음 협동조합을 결성하신게 2013년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이 달라진게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제가 많이 게을러졌습니다(웃음). 원래 협동조합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출자금 지분에 상관없이 1인 1표로 동등한 의견을 행사하며 사업을 운영하는 조직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처음에는 사업자등록을 내서 허클과 관련한 굿즈를 판매하거나 팬유가 주최하고 기획하는 공연을 운영하는 등의 수익성 아이템들을 고민했는데요. 저를 비롯한 조합원들 대부분이 본업이 있는 사람들인지라 여기에만 매달릴 수가 없다보니 아무래도 일을 크게 만드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정기 총회 때 의논하여, 조합비를 걷어 허클을 지원하는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현재까지도 그러한 형태로 운영 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소극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반영한 결론을 내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병민 : 허클베리핀 팬 협동조합을 하면서 기억날 만한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 락밴드를 좋아하는 분들이니 혹시 커버밴드 같은 시도는 안 해보셨나요?(웃음)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개인적으로는 초창기에 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뛰어다닐 때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사업계획서를 쓰는데, 심지어 그 내용은 선례로 참고할만한 자료도 없는 팬 협동조합이다 보니 쓰면서 무척이나 우왕좌왕 했던 기억이 납니다. 허클베리핀 팬 모임에서 이장 일을 하며 처음 가보는 곳들도 많았고 처음 해보는 일들도 많았지만, 하다하다 이제는 사업 계획서까지 쓴다면서 투덜거렸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팬 유니온을 만들기 전에 평소 가깝게 지내던 팬들과 함께 ‘허클베리 머핀’이라는 이름으로 커버 밴드를 만들어 허클과 스왈로우의 노래들을 연습한 때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2012, 13년 즈음이었던 것 같네요. 정식으로 활동하려 한 건 아니구요(웃음). 마음 맞는 팬들끼리 모여 허클 노래로 합주하며 팬심을 더욱 더 키워 나가던 직장인 밴드 같은 모임이었습니다. 주말마다 모여 합주도 하고, 한두 번 정도 당시 상수에서 허클이 운영하던 샤(sha)라는 bar에서 허클 팬들과 멤버 분들을 모시고 공연도 했습니다. 참고로 리더는 제가 아니었습니다. 전 노래도 잘 못하고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약간 곁다리(?)로 낀 느낌이었어요(웃음). 지금은 함께 했던 팬들이 다들 본업으로 바쁘게 지내느라 모일 시간이 나지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해보고 싶습니다. 제 경우엔 합류하고 싶다면 그 전에 뭔가 다룰 수 있는 악기부터 배워야 할 것 같네요(웃음). 혹 어디에선가 허클의 커버 밴드를 하고 있는 허클의 팬 분들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팬유 모임에서 꼭 한번 모시고 싶습니다.

유병민 : 허클베리핀 멤버들의 대전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표님은 최근에 대전에 언제 오셨나요?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2010년 말쯤에 허클베리핀 공연을 보기 위해 처음 대전을 방문했습니다. 카페 비돌에서 있었던 어쿠스틱 공연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허클베리핀 공연을 가느라 처음 가본 도시가 많은데 대전도 그 중 한 곳이에요. 아마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후로도 대전에서 허클베리핀 공연이 있을 때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모두 내려가고 있습니다. insky2라는 라이브 클럽에 갔던 기억도 있네요.
가장 최근에 방문한 것은 올해 5월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해진 님과 함께 했던 공연으로, 그 때도 비돌에서 진행되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제 대전 하면 비돌이 떠오릅니다. 어쩐지 그리운 공간이 되었어요.

유병민 : 지금까지 대표님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여전히 팬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낯설거든요. 창작자와 관객 사이에 어느 지점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단순한 관객은 아니겠지만, 창작자는 더더욱 아닌 것 같습니다. 창작자와 관객이라는 두 점 사이에 조력자라는 점 하나를 더 찍어 삼각형을 만들고 싶네요. 공연을 하는 밴드와 그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 그리고 공연을 실행시키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는 조력자들. 이들 중 빠지는 요소가 있다면 하나의 공연이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팬유는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 공연을 즐기지만, 미약하게나마 그 공연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조력자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에 좀더 가까운 위치에 점이 찍혀 기울어진 삼각형을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유병민 : 허클베리핀 20주년 축하드리고요. 월간 모두 독자님들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허클팬유 백으뜸 대표 : 팬유를 운영하면서 제일 난감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홍보입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아무한테나 가입하라고 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허클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 분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런 자리나 기회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한 번 더 팬유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허클베리핀 공연을 보기 위해 가장 자주 내려가는 도시 중 하나가 대전입니다. 대전에 대해 또 하나 좋은 기억을 안고 가게 되었네요. 이 지면을 통해 혹시라도 팬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께서는 언제라도 문의해주세요.
팬 협동조합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시끌벅적하게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관심을 갖고 초대해주신 모두(MODU)에게 정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게으른 조합장이지만(웃음) 앞으로도 허클 덕후로서 열심히 팬 활동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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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볼돌이 | 작성시간 18.09.11 이렇게 읽어 보니 뭔가 부끄럽네요 ㅋㅋㅋ 팬유를 알릴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감사해요!
  • 작성자so young | 작성시간 18.09.13 오~ 우리 조합장님, 인터뷰 엄청 잘하시네요^^
  • 작성자submarine | 작성시간 18.09.15 이장님 멋지세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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