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볼 사상 최고의 이변이자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은 커플은 단연 히로인 부르마와
일개 한때의 악역에 불과했던(원래 설정으로는...) 베지터이다.
아무리 트랭크스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날아오는 초사이어인 소년이 등장해야 한다지만
어떻게 베지터와... (아니, 베지터가 없었다면 셀전의 스토리 구상은 애초에 짜기 힘들었을 것이다.)
드래곤볼 전체적인 스토리를 통 틀어서 보면 셀 편은 이례적으로 시종일관 절망섞인 우울한
분위기에 스토리 전개도 상당히 복잡하다. 그 분위기를 자아내는 캐릭터가 바로 트랭크스다.
만약 트랭크스의 아버지가 야무치였다면...?
새로운 초사이어인을 등장시키는 것도 무리이겠지만 무엇보다 "부르마의 아들" 인데 그 아버지가
야무치라면...아무리 토리야마님이 신필이라지만 그런 "그림"이 나왔을까.
히로인의 공인된 오랜 연인임에도 불과하고 거의 모든 싸움에서 패하고 말았던
야무치의 베지터의 등장 이후 더욱 더 설자리가 줄어들고 말았다.
연약한 여자(육체적으로는...)도 죽기 전에 어떤 녀석인지 보기는 보겠다고 나서는데
야무치는 그렇지 못했다. 이미 한 번 죽은 경험이 있어서 죽음의 공포를 알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물론 자신과 친구들을 몰살 직전까지 몰고간 이와 바베큐 파티도 할 정도로
성격이 원만하다는 장점은 있다. <참고 컷 첨부--;;>

그에 비해 저 베지터라는 남자는 1년동안 극진히 먹여주고 재워준 여자에게도
애초에 싹을 잘라 싸우지 못하게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위협을 서슴치 않고, 라이벌의
3 배 이상의 수련을 하겠다면서 수련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성격이 좋은건 아니지만 남자로서의 근성 하나 반할 만한 것이다.

아무리 미래의 사위가 된다지만 베지터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는 모를 리가 없는데도
그런 남자의 몸 걱정을 먼저 해주고 결국 희망대로 해준다. 브리프 박사님도 소년 시절부터
학교까지 보내주며 딸과 같이 살게 해주었던 야무치가 마음을 잡기는 커녕 바람기까지
고치지 못했기에 역시 마음이 서서히 돌아서던 시점일 것이다...
그리고 끝내....

이미 예고되었지만 진짜 끝끝내...
부르마는 전세계의 드래곤볼 남성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며 아줌마가 되고 만다.
아줌마가 된 이후에는 성격도 변해서 예전의 다소 앙칼진 면도 없어지고 야무치와는 그렇게
다투며 지내더니 베지터에게는 불평은 커녕 명령에 가까운 부탁도 모두 들어준다.
다른 남자들에게는 온갖 신경질을 부리며 기관총까지 퍼부어대었고 잡다한 심부름까지
당연한 듯 태연히 시키던 그 부르마가 베지터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남이 보기에는
충격적일 정도로 차갑고 퉁명스러운 베지터의 언행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응하고
베지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막지 않으면서도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
아들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베지터의 속마음을 아내는 알았던 것일까...그렇기에
베지터도 전투 와중에도 캡슐 코퍼레이션으로 돌아가서 안정을 취했던 것일까...
하지만 야무치도 아주 좋은 남편 ,아버지가 되었음에는 틀림없다. 비록 방랑벽,바람기는 있어도
성격 자체는 다정다감하고 배려심도 깊다. 아버지에 대해 야속한 마음을 품고 있는
트랭크스에게 베지터가 트랭크스가 죽은 후 어떻게 했는지를 알려준 이도,
(크리링의 반응을 생각해보라. 자기도 18호가 흡수당했을 때는 흥분해서 셀에게
덤볐던 전력이 있으면서 아들을 잃은 베지터에게 바보같은 놈이라고 할 뿐이었다.)
마인 부우전에서 베지터가 무고한 관객들을 살육했을 때 부르마를 위로해 주었던 이도,
남편의 죽음에 비통해하는 부르마 곁에 있어준 이도 모두 야무치였다.
그런 야무치였기에 부르마도 1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이 흘러도 야무치를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했으며 헤어진 이후에도 그런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지 않았을까...
꼬마였던 손오공이 저렇게 멋지게 될 줄 몰랐다면서 잘못 골랐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빠지기도 했던 부르마지만 천재인 그녀가 남자만을 잘못 고르는 일은 없었다.
천진무구한 손오공이 경제적 무능을 떠나 어떤 가장이었는지를 생각해보라. 그녀는
그러한 청승맞은 역할은 역시 조연 캐랙터에게 맡겨 버리고 자신은 히로인답게 항상
멋진 남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사는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뭐, 그 모든 행복도
생각해보면 그녀 스스로가 역사를 바꾸겠다는 결단을 내려서 과거의 자신에게
선물한 것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