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을 뜹니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아이고…”
작은 신음이 먼저 나오지만
그래도 내 두 다리가 나를 받아 줍니다.
이불을 밀치고
바닥을 딛는 그 순간,
나는 오늘도 기적 위에 서 있습니다.
젊은 날에는 몰랐습니다.
걷는 다는 것이,
숟가락을 드는 일이,
혼자 화장실을 다녀오는 일이 이렇게 고마운 축복인 줄..
돈이 많으면 다 가진 줄 알았고 자식이 잘되면 다 이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백억(數百億) 통장보다
오늘 내 발로 동네 한 바퀴 도는 일이 더 값지다는 걸
나이 들어 알았습니다.
작은 집이라도 좋습니다.
비가 새도 괜찮습니다.
그 안에서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내가 눕고 싶을 때 눕고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내 천국입니다.
내 리모컨이 있고,
내 밥그릇이 있고,
내 이름으로 들어오는 작은 연금이 있다면
나는 이미 당당한 사람입니다.
혼자 걷는 길이
처음엔 쓸쓸했지만
이제는 압니다.
바람이 말을 걸고
햇살이 등을 토닥이며
“잘 버텼다”고
속삭여 준다는 것을,
친구가 없어도,
약속이 없어도,
하루를 내 힘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내 다리가 나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고,
내 손이 나를 먹여 살리고 내 심장이 묵묵히 뛰어 준다면,
나는 이미 부러울 것 없는 사람입니다.
행복은 멀리 날아 가는 파랑새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두 다리로 서 있는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걷고 있다면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해 보십시오.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다.”
두 다리로 걷는 오늘, 그것이 세상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속도 만큼 삶이 빠르게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일상 안에 작은 여유와 편안함을 하나씩 더해가는 멋진 삶이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기쁨이 넘쳐나는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