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후=안산/박시환 기자] 타 팀의 결과가 열어준 실낱같은 기회의 문, 그러나 그 문을 열고 당당히 들어선 것은 한양대학교 스스로였다. 한양대가 권역 상위권인 명지대학교를 상대로 완벽한 전술적 준비와 투지를 선보이며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한양대학교는 12일 한양대학교ERICA 대운동장에서 펼쳐진 2026 대학축구 U리그 3권역 명지대학교와의 전반기 최종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한양대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라는 부담 속에서도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구축했고, 비로소 올 시즌 추구해 온 전술적 지향점을 피치 위에 구현해내며 '한양대'라는 팀을 완성해냈다.
이날 경기를 앞둔 한양대의 발걸음은 극적이었다. 경기 전날이었던 11일, 순위 경쟁자였던 수원대가 국제사이버대와 비기며 승점 1점 획득에 그쳤고, 명지대 역시 직전 경기에서 수원대에게 발목을 잡혔다. 이로 인해 한양대에는 상위 스플릿 진출을 향한 마지막 마지노선이 허락됐다. 비록 복잡한 경우의 수가 얽혀있던 상황이었지만, 한양대는 선두 명지대를 직접 주저앉히며 그 어떤 조건 없이 자력으로 상위 스플릿행 티켓을 거머줬다.
최정호 감독은 명지대를 제압하기 위해 '선수비 후 빠른 역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발 라인업에 박상후, 전민후, 김서준을 넣으며 왕성한 활동량을 기대했고, 단단한 수비 블록을 형성한 채 의도적으로 상대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다.
결국 전반 35분, 철저한 전술적 준비의 결실이 선제골로 연결됐다. 명지대 수비진이 페널티 박스 안쪽에 포진한 한양대 공격수들에게 시선이 쏠린 틈을 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이어받은 한양대 중원진이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명지대 골키퍼가 몸을 날려 펀칭해냈으나, 이때 박창현의 탁월한 위치 선정이 빛을 발했다. 키퍼가 쳐낸 세컨볼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쇄도하던 박창현이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경기 균형을 깨뜨렸다(1-0).
전반 막판 명지대의 반격도 거셌다. 촘촘한 한양대 수비 간격 사이에서 명지대 공격진은 짧은 원투패스로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며 골문을 위협했으나, 그때마다 수비진의 강한 정신력, 집중력으로 무마시켰고, 몇 차례의 세트피스 공세 속에서도 완벽하게 세컨볼을 사수하며 계획대로 1점 차 리드를 지킨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역시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정호 감독의 독려 속에 한양대는 수비 중심의 기조를 유지하며 명지대의 공세를 유도한 뒤, 다이렉트 롱볼을 활용한 신속한 반대 전환 역습으로 받아쳤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후반에는 여러 차례 상대에게 측면 크로스를 허용하기도 했으나, 한양대는 우월한 공중 장악력으로 박스 안의 위기를 지워냈다. 오히려 최전방에서의 적극적인 라인 브레이킹으로 명지대 수비진의 후방을 끊임없이 뒤흔들었고,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패스 연계를 통해 역습 전개의 매끄러움을 더했다.
이러한 유기적인 역습 전술은 후반 57분 추가골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역습 상황에서 길게 연결된 반대 전환 패스가 측면 미드필더에게 연결됐고 공을 이어받은 박창현이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 페인팅으로 자신을 전담 마킹하던 상대 수비수를 완벽히 속여낸 뒤, 주발이 아닌 약발로 강력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그의 슈팅은 오른쪽 상단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2-0).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단연 박창현이었다. 전반전에는 탁월한 오프더볼 움직임과 집중력으로 선제골을 잡아내더니 후반전에는 역습 상황에서 약발인 왼발로 환상적인 중거리 원더골을 터뜨리며 팀의 모든 골을 혼자 책임졌다. 한양대 공격 전술의 다변화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그의 골들이었다.
박창현이 전방에서 빛났다면, 최후방에는 '약속'을 지킨 수문장 유성준이 있었다. 직전 경희대전에서 뼈아픈 3실점을 허용한 뒤 "발전을 약속하겠다"던 유성준은 이날 한층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골문을 사수했다. 후반 추가시간 명지대의 역습에서 상대 공격수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 시도한 구석으로 향하는 감아차기를 막아내며 팀의 클린시트를 완성했다. 의도적으로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은 전술적 선택에서 수비진과의 정교한 소통으로 명지대의 공격을 무력화한 그의 활약은 지난 패배의 아픔을 완벽히 씻어내는 완벽한 속죄의 무대였다.
U리그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마침내 하나의 완벽한 팀으로 거듭난 한양대는 이제 전국의 강호들이 모이는 태백으로 향한다.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맞이할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의 피치 위에서 한양대가 또 어떤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https://blog.naver.com/hy_sajahoo/2243143013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