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부르시다_p,151

작성자요셉베로니카|작성시간26.06.10|조회수21 목록 댓글 0

5. 성서에 대한 열정 

*철저하고 엄격하며 애정이 넘쳤던 스승 

  제자 박찬용 신부는 1984년 선종완 신부의 8주기 유고집 발간과 유품 전시회에서 스승을 떠올리며 존경을 담아 말했다.
  "당신 스스로는 박학한 지식도 지혜도 모두 성화시키신 은사님, 시험 답안지에 쓰라는 답을 못 쓰고 엉터리 설교 답안을 써내면 '허허, 요즈음 신학생들은 교수한테 정답 대신 설교를 한단 말이야.' 하시면서도 좋은 점수를 주신 까닭에 사제가 지식으로가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살기를 더 원하신 까닭이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여름에 선풍기 하나 없이 대야에 냉수를 떠놓고 발을 담그고 성서 연구를 계속하시던 그분의 모습이 지금도 이 테이블 앞에 선하게 나타납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무릎을 꿇고 연구나 강의 전 기도를 바치시던 모습은 기도 없이 개인 재주만 믿고 무언가 큰일을 저지르려는 저와 같은 젊은 사제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바쁘신 일과 중에도 미사 집전과 고해성사, 성무일도에 많은 시간을 아낌없이 바치신 모습이, 우리 앞에 선하게 보이는 영대와 수단, 기도서가 우리에게 기도에 대한 교훈을 줍니다. 병이 위중한 가운데서도 번역에 몰두하시며 못난 제자들 앞에서 차라리 죽을지언즹 성서 번역은 못 할 일이라고 말씀하실 때 '저렇게 외국어에 능통하신 분이 왜 저런 말씀을 하실까?'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우리말을 사랑하셨습니다. 히브리어와 희랍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실 때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은 사람까지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로 골라 쓰기란 그토록 어려우셨습니다."

  성서를 가르치던 선종완 신부에게서 제자들은 겸손과 청빈, 사랑을 느꼈고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의 철저함과 순수성, 실천하는 모습에 놀랐다. 제자들은 스승에게서 학자의 기풍보다 수도자의 향기를 더 많이 느꼈다. 성서를 가르치는 그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인간 구원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인간 구원을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하신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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