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소외받는 투렛장애·식품 알레르기 학생들특수교육대상자 선정 불가 사례·교육적 지원 부족 등 문제
‘특수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관련 법 개정 초안 발표
- 기자명백민 기자
- 입력 2024.10.04 18:07
- 수정 2024.10.04 18:16
장애인교육 아올다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권 확보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특수교육지원센터 담당자에게 ‘뭐 하러 학교에 왔느냐.’, ‘대안학교를 가셔라.’ ‘홈스쿨을 하셔라.’ 등 냉담한 대응을 받아야 했습니다.”(투렛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 인터뷰)
“‘왜 이걸 해야 되냐’라고 저한테 계속 따지고 물었습니다. 왜 이런 아이가 우리 학교에 와서 너무 난감하다는 거에요.”(식품 알레르기 자녀를 둔 학부모 인터뷰)
이처럼 렛장애와 식품 알레르기, 경계선 학습장애, 중중중복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이 교육 현장에서 소외 받고 있는 현실이다.
장애인교육 아올다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권 확보 방안’ 토론회를 개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특수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등 관련 법 개정안 초안을 발표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권 확보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장애인교육 아올다 이혜영 사무국장. ©에이블뉴스
투렛장애·식품 알레르기·경계선 학습장애·중중중복장애 학생 ‘교육 사각지대’
장애인교육 아올다 이혜영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가진 다양성으로 인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함에도 ‘특수교육법’이나 ‘초·중등교육법’, ‘기초학력보장법’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청소년들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되고 있는 투렛장애와 식품 알레르기, 경계선 학습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과 특수교육대상자이지만 적절한 지원이 부족한 건강장애 및 중중중복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들이 그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특수교육대상 아동·청소년은 전체 학생의 2%에 불과하다. 이는 캐나다 10.8%, 덴마크 13%, 핀란드 17%는 물론 OECD 평균인 6% 보다 매우 낮은 수치다. 이 사무국장은 “이러한 수치는 그만큼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청소년들이 적절한 시기에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혜영 사무국장은 투렛장애와 식품 알레르기, 경계선 학습장애, 중중중복장애를 가진 아동·청소년과 학부모,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결과를 공유했다.
분석 결과 투렛장애 아동·청소년은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어려움과 선정 불가 사례, 학교 폭력 피해 및 소아 우울증, 투렛장애 아동 청소년의 특별한 교육적 지원의 부족을, 건강장애 및 식품 알레르기 아동·청소년은 일반학급에서의 특별한 교육적 지원 부족 등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경계선 학습장애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문제로는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의 어려움과 선정 불가 사례, 교육적 지원 부족, 중증중복장애 아동·청소년의 경우 특별한 교육적 지원 부족, 평생교육 기관 부족, 행동 지원 부족 등이 있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권 확보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법적공익모인 나우 이수연 변호사. ©에이블뉴스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확보 ‘특수교육법’ 등 관련 법 개정 초안 발표
법적공익모인 나우 이수연 변호사는 이처럼 교육에서 소외된 아동·청소년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관련 법인 ‘특수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의 개정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특수교육법 개정 초안으로 제15조(특수교육대상자의 선정) 5조 정서·행동장애에 ‘투렛장애 등을 포함한다’, 9조 건강장애에 ‘식품 알레르기 등을 포함한다’고 해 특수교육대상자의 범위를 명시화하고 확대하도록 했다.
특히 투렛장애의 경우 ‘장애인복지법’의 장애정도판정기준(보건복지부 고시)을 함께 개정해야 실효성이 담보된다는 제언이다. 현재 장애정도판정기준에서 투렛장애는 ‘만 20세 이상부터 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비록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등록 장애인과 특수교육법에 따른 특수교육대상자는 다른 개념이지만, 법체계의 적합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또한 특수교육 관련서비스 조항에 ‘신변처리지원’을 명시와 신변처리를 위한 지원인력 배치 근거, 시·도 특수교육원 설치·운영 근거 마련, 특수교육의 학급 및 각급 학교의 특수학급 설치 기준 변경,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의료적 지원 의무화 등 내용도 포함됐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으로는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학급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항을 명시적으로 두고, 그들의 교육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특별학급 설치·운영 및 예산 지원을 재량이 아닌 의무규정으로 둘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권 확보 방안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한국뚜렛병협회 김수연 회장(왼쪽)과 건강장애 및 식품 알레르기 학부모 방세라 씨(오른쪽). ©에이블뉴스
만 20세부터 등록 가능한 투렛장애 “학령기 투렛장애 아동·청소년은 어쩌나”
한국뚜렛병협회 김수연 회장은 “투렛장애에 관한 장애인 등록 연령을 현행 20세에서 만 6세로 개정하는 장애인복지법 개정 제안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특별학급 설치 및 인력 배치안에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투렛장애의 이해 교육과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시 적절한 선정기준의 마련, 수업결손 보충 프로그램을 통한 출석인정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투렛장애 아동·청소년들은 자신의 교육권에 대한 아무런 법적 조치 없이 상당한 어려움에 노출돼 있다. 이 학생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기를, 당연한 교육권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건강장애 및 식품 알레르기 학부모 방세라 씨는 “건강장애와 관련해 흔히 듣지만 여전히 충격적인 말은 학교와 교육당국의 ‘아픈데 무슨 공부냐.’, ‘건강이나 신경써라.’는 말”이라며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건강장애 학생은 특수교육대상자의 1.7%이지만, 식품 알레르기 학생의 현황은 전국적으로 실시된 조사가 없어 현황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강장애 학생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서는 건강장애에 대한 폭 넓은 해석과 선정·배치·지원에 대한 매뉴얼 마련, 학교 복귀 프로그램의 실효성 있는 운영, 의료적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중증 식품 알레르기 학생을 위해서는 현황 파악과 교육적·의료적 지원 체계 구축, 급식 대책 마련, 알레르기 성분 표시제 개선 및 강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교육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권 확보 방안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가톨릭대학교 특수교육과 김라경 교수(왼쪽)와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정원화 정책실장(오른쪽). ©에이블뉴스
아쉬운 ‘특수교육대상자 의료적 지원’ 특수교육법 개정
가톨릭대학교 특수교육과 김라경 교수는 “내년 2월 28일 시행예정인 특수교육법 ‘교육감은 의료법 제2조에 따른 의료기관과 협의해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된 같은 법 제2조에 따른 의료인으로 하여금 학교 내에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는 개정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의료적 지원이 해당되는 범위가 4개의 유형에 그쳐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중복장애 학생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서는 적정 간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일률적으로 학생과 교사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지원 정도의 요구에 맞춰 교사 수가 결정돼야 하며 관련 법 개정이 매우 필요한 상황임을 전적을 동감하고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정원화 정책실장은 “특수교육의 근본적 취지에 따라 교육의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배치 역시 교육의 목적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에 신변처리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 “관련 서비스는 지금도 교육현장에서 많은 행정부담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결과를 다각도로 예측·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 소관의 법령보다 장애인 개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한다는 맥락에서 보건복지부 소관 법령으로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며 “투렛장애, 식품 알레르기 등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법의 위산에 알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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