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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花의 詩

Between Words and Mercy

작성자리멤버|작성시간25.12.27|조회수17 목록 댓글 0

Between Words and Mercy

그들은 말을 던졌고
그 말은 돌이 되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느냐는
진실보다 먼저 사람을 묶는다.
정의의 문장으로 포장된 말은
순식간에 올무가 되어
말하는 자와 듣는 자
모두를 걸어 잠근다.

 

질문은 이미 답을 품고 있었고
답은
예수를 향한 시험이었다.

 

그러나 그는
말로 맞서지 않았다.
손가락을 굽혀
땅을 썼다.

 

율법이 새겨졌던 돌이 아니라
바람에 지워질 흙 위에.

 

그는 죄의 목록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고발자의 이름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정죄의 언어를 선택하는지를
천천히, 침묵으로
번역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이
돌을 쥔 손들이
하나둘 풀린다.

 

그때 비로소
말씀이 말을 얻는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죄가 없다는 선언이 아니라
죄보다 큰 사랑의 방향이다.
법을 무너뜨린 십자가이다.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그러나,
인간은 다시 죄를 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욕망은 기억보다 빠르고
의지는 은혜보다 느리다.

 

말씀은 
절망이,  명령이 아니라
초대이다.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는 
네 힘으로 완전해지라는 요구가 아니라
은혜 밖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요청이다.

 

구원은
죄 없는 인간을 만드는 사건이 아니라
죄를 품고도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게 하는 길이다.

 

우리는
정죄하지 않는 음성에 의해 살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부름을 받는다.

 

오늘도
흙 위에 쓰인 그 글자는
바람에 지워졌지만
침묵의 선언은
여전히 우리를 살게 한다.

 

정죄의 언어가 아니라
구원의 말로
살게 한다.

 

- 요8:2~11절, Between Words and Mercy(말과 자비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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